지난 17일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의 모습. 뉴시스
자영업자들은 4일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파면 결정에 실낱같은 기대감을 보였다. 12·3 비상계엄 이후 약 4개월 동안 이어진 정국 혼란의 불확실성이 해소돼 우선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경기가 개선세로 당장 돌아서진 않을 것으로 봤다.
이날 서울 중구의 한 꽃 가게 점원은 “아주 지긋지긋했는데 이제 계속 싸우지는 않을 테니 좀 나아지지 않겠냐”며 “특히 꽃은 좋은 일이 많아야 잘 팔리는데 분위기가 좀 더 좋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5년 동안 김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경기가 좋지 않아서인지 오는 손님도 많이 줄었다”면서도 “당장 대통령이 바뀐다고 해서 갑자기 경기가 좋아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의 선고로 탄핵정국은 해소됐으나, 조기 대선까지 정치 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매주 주말 광화문 광장, 국회가 있는 여의도 등에서 산발적으로 정치 집회·시위가 이어질 수 있는 데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사람들이 지갑을 잘 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화문에서 주점을 운영 중인 B씨는 “세상이 혼란스럽고 경기가 어렵다 보니 평일 저녁 손님이 빠졌다. 특히 이번 주는 평소보다 유난히 손님이 적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강남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 중인 C씨는 “오피스상권이라 사실 시위와는 상관이 없지만, 계엄 이후 나라 분위기가 가라앉은 영향은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며 “대선이 빨리 끝나야 좀 나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4일 오전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리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분노하며 오열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자영업자들은 경기 침체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 건수는 각각 1만2633건, 1만477건에 달한다. 통상 지급 건수는 1월에 가장 많지만, 2월에도 1만건이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월 지급액도 1434억원으로 지난해 2월(1150억원)보다 늘었다. 국세청 폐업신고 사업자(개인·법인)도 2023년 98만6487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본부장은 “불확실성이 바로 해소되면 좋지만 대선 등을 앞두고 추가로 갈등이 확산할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며 “정치 자체가 큰 타격을 준다기보다 내수 침체, 관세, 환율 등 여러 요소에 플러스알파로 작용하다 보니 자영업자들의 형편이 나아지려면 전체적으로 상황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