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 게양돼 있던 대통령기(봉황기)가 4일 오전 11시43분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직후 내려지고 있다. 김지훈 기자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태극기와 함께 게양됐던 대통령기(봉황기)가 4일 오전 11시43분 하기(下旗)됐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를 인용한 지 약 20분 만이었다. 차기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집무를 이어갈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제왕적 대통령의 상징인 청와대를 버리고 국민과 소통하겠다”며 시작된 ‘용산시대’는 이렇게 2년 11개월 만에 사실상 막을 내렸다.

대통령실 구성원들은 이날 TV 생중계를 통해 헌재의 결정 선고를 지켜봤다. 22분간 진행된 선고 끝에 윤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되자 대통령실은 침묵에 휩싸였고, 곳곳에서는 안타까움의 탄식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헌재 선고 직후인 점심시간 건물 내부를 오가다 마주친 직원들은 서로 “이렇게 됐네요” 하는 말 정도나 주고받았다. 적잖은 이들은 곧 새로운 일터를 구해야 한다. 대통령실 참모진은 언론에 아무런 말을 내놓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헌재가 윤 전 대통령의 직무복귀를 결정할 경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개최, 대국민 담화 등 여러 조치가 즉시 가능하도록 시설과 동선을 미리 점검해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본연의 업무를 계속하며 그저 차분히 선고를 기다리겠다고 밝혔으나, 윤 전 대통령이 지난달 석방되고 헌재의 선고는 늦어지면서 기각·각하 결정 기대감이 점점 커지는 모습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더불어민주당 측 반응이 오히려 날카로워지고 정치권에서는 매일같이 ‘4대 4’나 ‘5대 3’이라는 추측이 쏟아지던 차였다.

윤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은 오후 1시51분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그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는 윤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언론에 공개했다. 윤 전 대통령은 “많이 부족한 저를 지지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사랑하는 대한민국과 국민 여러분을 위해 늘 기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를 넘겨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이상 고위 참모진 전원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사의를 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참모진은 지난해 12월 4일 비상계엄 해제 직후 윤 전 대통령에게, 지난 1월에는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일괄 사의를 밝혔었다. 당시 국정 안정이 우선이라는 이유로 모두 반려됐었다. 윤 전 대통령의 ‘국민변호인단’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겠다고 예고한 ‘직무복귀 환영집회’를 취소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876 [속보] EU, 尹파면에 "韓헌법 존중…전략적 파트너십 재확인" 랭크뉴스 2025.04.04
43875 “아이유 ‘탄핵 집회 선결제’는 혜안” 여연갤 성명문…팬덤 사칭 논란도 랭크뉴스 2025.04.04
43874 [단독] “대선 꼭 승리”…윤석열 파면 직후 국힘 지도부 관저서 만나 랭크뉴스 2025.04.04
43873 “의원 끌어내라” 지시와 정치인 체포 관여 사실로 판단 랭크뉴스 2025.04.04
43872 “국민 기본권 광범위하게 침해” 5가지 탄핵사유 모두 인정 랭크뉴스 2025.04.04
43871 ‘이재명 테마주’ 타고 뛴 동신건설… 오너가는 지분 매도로 차익 랭크뉴스 2025.04.04
43870 '헌법 유린' 만장일치로 심판‥'봉황기' 내려졌다 랭크뉴스 2025.04.04
43869 8년 전과 달랐다…선고일 사상자 '0명' [尹대통령 파면] 랭크뉴스 2025.04.04
43868 헌재 "일방의 책임 아냐, 정치의 문제"…국회·야당도 꾸짖었다 [尹대통령 파면] 랭크뉴스 2025.04.04
43867 경쟁률 4800:1, 방청객들이 꼽은 문형배의 한 마디는?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5.04.04
43866 탄핵의 날, 정치와 일상이 나란히 놓인 광화문에서 (인턴기자가 현장에서 본 풍경) 랭크뉴스 2025.04.04
43865 "준비 잘해 대선 꼭 승리해야"…탄핵 뒤 與지도부에 당부전한 尹 랭크뉴스 2025.04.04
43864 尹과 '끝장 본' 해병대들, 관저 앞서 '승리의 군가' 랭크뉴스 2025.04.04
43863 막 오른 장미대선…‘어대명’ 굳히기냐 막판 뒤집기냐[尹대통령 파면] 랭크뉴스 2025.04.04
43862 경찰, 尹 전 대통령 서초사저 인근 집회에 제한통고 랭크뉴스 2025.04.04
43861 [속보] 尹, 국힘 지도부에 "대선 꼭 승리해달라…나라 잘 되길 바라" 랭크뉴스 2025.04.04
43860 국민의힘 지도부 윤석열 대통령 위로 방문‥윤석열 "대선 승리하길 바라" 랭크뉴스 2025.04.04
43859 윤갑근은 ‘한숨’ 쉬고, 김계리는 ‘미소’ 지었다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4.04
43858 한 총리, 대통령실 참모진 사의 반려‥"현 상황 엄중" 랭크뉴스 2025.04.04
43857 차기 대권 60일 레이스 시작…선관위 “21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등록” 랭크뉴스 2025.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