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윤석열, 대리인단 통해 지지자 향한 입장문 배포
윤 측 “법리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정치적인 결정”
참모들, ‘전원일치’ 인용에 당황 “현실 맞나”
윤 부부, 사저로 옮길 듯…시기 불투명
석방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달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에 도착해 경호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은 4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이 내려진 뒤 지지자들을 향해 “감사하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헌재 결정에 대한 존중이나 수용 등 승복하겠다는 내용은 없었다. 위헌적인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반성, 사회적 갈등 수위가 최고조로 치달은 상황에 대한 대국민 사과도 없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파면 결정이 내려진 지 3시간 가까이 지난 뒤 대리인단을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그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며 “많이 부족한 저를 지지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사랑하는 대한민국과 국민 여러분을 위해 늘 기도하겠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한남동 관저에서 TV 생중계를 통해 자신의 파면 결정이 내려지는 모습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심판 과정에서도 계엄령을 ‘계몽령’이었다고 정당화해온 윤 전 대통령은, 계엄령은 명백한 위헌 행위라는 이날 헌재의 판단에도 사과와 반성 메시지는 내지 않았다. 대신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법리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여론전을 이어간 것이다.

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 걸려있던 봉황기(오른쪽)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대통령실 관계자들에 의해 내려지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실은 이날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정문에 태극기와 나란히 걸려있던 봉황기가 오전 11시41분께 내려졌다. 파면 결정이 내려진 지 약 19분 만이다. 봉황 두 마리가 마주 보고 가운데 무궁화 문양이 들어간 봉황기는 대통령직의 상징으로, 봉황기가 하기됐다는 사실은 윤 전 대통령의 권한도 종료됐다는 의미다. 2022년 5월10일 청와대에서 내려지고 대통령실에 게양된 봉황기가 1060일 만에 자취를 감춘 것이다.

대통령실 청사는 종일 고요했다. 사무실에서 TV로 헌재 선고를 지켜봤다는 참모들은 망연자실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 관계자는 “8대 0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눈앞이 캄캄해졌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게 지금 현실 맞나”라고 되물었다. 점심시간이면 북적대던 직원 구내식당도 평소보다 눈에 띄게 한산했다. 대통령실 외부에서는 이날 이른 오전부터 경찰이 청사로 향하는 차량 내부를 검색하며 출입증을 확인하는 등 혹시 모를 소요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윤 전 대통령이 지난달 8일 석방된 후 엄격하게 대외 메시지 관리를 해온 대통령실은 선고기일이 지정된 지난 1일부터 조금씩 언론 소통을 늘리기 시작했지만 이날 선고로 다시 경직된 분위기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직무에 복귀하면 업무보고를 받고 대국민 담화를 할 예정이었다. 참모진도 그 가능성에 대비해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한남동 관저를 나와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사저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저에도 경호 시설을 마련해야 해서 이날 중 거처를 옮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파면된 전직 대통령이어도 대통령경호처의 경호 업무는 지원된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나온 지 이틀 만에 청와대를 떠났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071 "통상 대책 마련할 초당적 TF부터 구성해야" 최우선 과제는 경제[윤석열 파면] 랭크뉴스 2025.04.05
44070 탄핵선고 끝났지만…5일 도심에선 찬반집회 랭크뉴스 2025.04.05
44069 헌재는 왜 선고 늦췄을까…“문형배 말에 답이 있다” 랭크뉴스 2025.04.05
44068 식목일 ‘요란한 봄비’…밤에 대부분 그쳐 랭크뉴스 2025.04.05
44067 마포 식당서 불…용산 주한미국대사관 불 랭크뉴스 2025.04.05
44066 '공복' 한덕수의 마지막 과제... 안정적 대선 관리, 트럼프 공세 대응 랭크뉴스 2025.04.05
44065 식목일 전국에 ‘요란한 봄비’…밤에 대부분 그쳐 랭크뉴스 2025.04.05
44064 존재감 없던 맹장 끝 충수 10㎝가 생명을 위협하는 시간 랭크뉴스 2025.04.05
44063 국힘 잠룡들 “보수 재건” 당내 경선서 혈투 전망 랭크뉴스 2025.04.05
44062 [尹파면] 전면에 나선 유튜버들…조기 대선에도 영향력 발휘하나 랭크뉴스 2025.04.05
44061 미 국무부 “헌재 결정 존중”…유엔 사무총장 “한국 국가제도 신뢰” 랭크뉴스 2025.04.05
44060 [샷!] "우리 모두 폭싹 속았수다!" 랭크뉴스 2025.04.05
44059 세월로 버무린 한 숟갈…입맛 꽃피는 경기 한상…경기도 노포를 찾아서 랭크뉴스 2025.04.05
44058 "시끄러워질까 걱정"...尹살던 아크로비스타, 유튜버·지지자들 속속 집결 랭크뉴스 2025.04.05
44057 산불 때 부산 피난길 올랐던 '은퇴 경주마' 2주만에 집 돌아간다 랭크뉴스 2025.04.05
44056 불에 강한 나무 어디에도 없는데…산불 뒤 욕받이 된 소나무 랭크뉴스 2025.04.05
44055 서울시, 초고층 고집 접을까… 현대차와 3개동 GBC 협의 랭크뉴스 2025.04.05
44054 장미 대선 6월 3일 화요일 유력… 60일 ‘대권 전쟁’ 시작 랭크뉴스 2025.04.05
44053 우는 두 살배기 딸에 "왜 태어났냐" 막말하며 때린 20대 아빠 랭크뉴스 2025.04.05
44052 “모두와 더불어 화평함을 따라… 화해·통합의 길로 나아가자” 랭크뉴스 2025.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