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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초 사이에 두고 찬반 모두 집결
찬성 측은 화기애애 축제 분위기 역력
반대 측은 광화문서 급하게 이동해와
양측간 시비전도 벌어져···충돌 겨우피해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신홀 인근에서 진보 집회 참가자와 보수 유튜버가 말다툼을 벌이고 있다. 마가연 견습기자

[서울경제]

탄핵심판 선고를 불과 몇 시간 앞둔 4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머무르고 있는 한남동 인근에는 탄핵 찬반 시위대가 출동해 팽팽한 막판 신경전을 벌였다. 양측은 충돌을 피하기 위해
한남초를 사이에 두고 각각 다른 구역에 집결했지만 일부 극성 참가자들이 상대 측을 자극하면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뻔하기도 했다.

4일 오전 8시 11분 서울 한남동 일신홀 앞에는 탄핵 찬성 측 100여명이 삼삼오오 모여 화기애애하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한 남성은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 노래가 나오자 앞으로 나가 직접 통기타를 연주하는가 하면 한 20대 여성은 신나서 춤을 추기도 했다. 집회 입구 중앙상황실에서는 방석·피켓 등과 함께 시민들이 선결제로 보내온 유기농감귤청, 컵라면, 유기농감귤곶감, 스프, 커피 등 각종 간식을 나눠주고 있었다. ‘축 파면’ 문구를 붙인 징을 가져온 최정원(50) 씨는 “징은 축하 케이크와 같은 의미”라며 “탄핵이 선고되면 8·15 광복만큼은 아니어도 혁명과 같은 성취감을 느낄 것 같다”고 강조했다.

훈훈했던 분위기는 8시 25분경 보수 유튜버 ‘부배달’이 등장하면서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부배달이 휴대폰으로 라이브 방송을 하며 확성기를 들고 탄핵 찬성 진영으로 다가오자 집회 참석자들은 분노와 야유를 쏟아냈고 일부 참가자는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한 참가자가 흥분해 부배달 바로 앞으로 가 항의하려고 하자 옆 참가자가 기를 쓰고 말리는 장면도 연출됐다.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뻔하기도 했다. 지나갔던 부배달이 8시 30분경 다시 찬성 측 집회로 접근하자 태극기를 든 70대 남성이 뛰어서 그를 쫓아갔고 60대 남성 세 명은 ‘경찰들이 이런 걸 막아줘야 할 것 아니냐’며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심지어 집회 현장을 찍으며 지나가는 행인에게도 ‘왜 사진 찍고 XX이야’라며 화를 내는 집회 참가자도 있었다. 반대 측 참여자들이 계속해서 집회에 접근하자 큰 키의 한 중년 남성이 직접 나서 보수 유튜버·탄핵 반대 측 인원을 잡아내기도 했다.



한편 탄핵 반대 측 시위대는 오전 8시 30분께부터 볼보빌딩 앞에서부터 도이치모터스까지 모여들기 시작했다. 집회를 주최하는 전광훈 목사 측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은 당초 광화문에서 예정된 집회를 돌연 한남동 측으로 변경했다. 대국본 측은 ‘광화문국민대회’ 현수막 거는 등 급히 장소 변경한 기색이 역력했다.

오전 9시가 되자 탄핵 반대측 인원 볼보빌딩 앞서부터 도이치모터스 한남전시장까지 집회 구역을 가득 채웠다. 인파가 급격히 불어나자 서울교통공사 측은 9시께부터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을 무정차 통과하기로 했다. 오전 10시부터는 시내버스 역시 인근 순천향대병원 정류장을 무정차 통과할 예정이다.

루터교회 인근에 마련된 연단에 선 연사들은 ‘선관위 서버 까야한다’ ‘범죄자들 구속해’라는 내용으로 연신 노래를 불러댔지만 참가자 호응은 저조했다. 하지만 이들은 굴하지 않고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탄핵 기각’ ‘민주당 해체’ ‘공산당이 싫어요’ 구호를 연호했다.

보수 유튜버들이 연단에 올라 4:4 혹은 5:3 기각 전망 쏟아내자 집회 참가자들이 환호하기 시작했다. 인근에선 ‘애국 우파에게 드립커피를 무료로 나눠주겠다’ ‘윤석열 대통령 평전을 1만 3000원에서 1만 원으로 할인해 판매하겠다’ 등 각종 부스가 등장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길가 인도에 마련된 벤치 앞에서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집회 내용 관련해 한 마디씩 던지고 지나가며 때때로 서로 실랑이를 벌였다.

한편 경찰 측은 이날 한남동에 기동대 28개, 약 2000명을 투입했다. 도이치모터스 앞부터 관저까지 이르는 인도는 경찰 약 3m 간격으로 촘촘히 경력을 배치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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