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탄핵심판 111일 숙고 끝에 결론
극단 대립 대한민국 중대 분기점
尹, 4일 헌재 선고 불출석하기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일정인 ‘4월 4일 오전 11시’와 사건번호 ‘2024헌나8’이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전자게시판에 표시돼 있다. 헌법재판관 8인의 결정으로 윤 대통령 파면 또는 즉각 직무 복귀 여부가 정해진다. 권현구 기자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는 윤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운명뿐만 아니라 우리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을 결정지을 중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헌재는 4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 이어 8년 만에 다시 한국사회의 미래를 좌우할 결정을 내려야 한다. 무엇보다 헌재 선고에 승복해 그간의 극심했던 분열을 종식하고 갈등을 치유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헌법재판관 8명은 4일 오전 11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접수 111일 만에 숙고의 결과물을 내놓는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결정문 주문을 읽으면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의 파면 또는 직무 복귀가 즉시 결정된다. 8차례 변론에 출석해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강변했던 윤 대통령은 선고 당일 불출석한다.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0시29분 비상계엄 선포 후 공수부대 등 군인들이 국회로 투입되는 모습이 생중계되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던 시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계엄 선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했던 1979년 10월 26일 이후 45년 만이었고,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었다. 국회는 12월 14일 윤 대통령을 탄핵소추했다. 현직 대통령이 다시 탄핵심판대에 서는 불행한 역사가 반복된 것이다.

탄핵심판 심리가 진행된 약 4개월간 한국사회는 사실상 내전에 가까운 극단의 대립에 휘말렸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침묵했던 박 전 대통령과 달리 윤 대통령은 전면에 나서서 입장을 강변했고 지지를 호소했다.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고,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체포 직전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다”는 담화를 냈다. 나흘 뒤인 19일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윤 대통령 지지자에 의한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가 벌어졌다.

극단의 갈등 속에 헌법재판관을 향해 사건 심리와 무관한 인신공격도 이어졌다. 재판관의 과거 이력 및 성향 등을 겨냥한 정치권 공세가 계속되면서 헌재에 대한 불신도 확산했다.

윤 대통령 측은 지난 1월 변론준비기일 때부터 탄핵심판을 정권 교체 세력과 유지 세력 사이 승패가 갈리는 ‘진영전쟁’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탄핵심판은 어느 한쪽 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피청구인의 행위를 용납할 수 있는지 가리는 절차다. 헌법재판연구원장을 지낸 이헌환 아주대 로스쿨 교수는 “재판관들이 우리 사회의 미래, 우리 공동체를 위해 어떤 결정이 유리할지를 따져 헌정질서를 조기에 회복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은 단심제다. 결정에 불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헌재 결정이 4개월여 혼란을 종식시키는 마침표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간의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국민 화합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헌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극단으로 치닫기보다 절제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게 곧 민주화 이후 우리가 만든 체제를 존중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327 제주섬 자연과 사람 녹아들어 ‘맨도롱’한 그 맛 [esc] 랭크뉴스 2025.04.05
44326 윤석열 흔적 하나둘 지우는 대통령실‥"관저 퇴거는 다음주" 전망 랭크뉴스 2025.04.05
44325 신생아 학대 대구가톨릭대병원, 공식 사과영상 올려 "책임통감" 랭크뉴스 2025.04.05
44324 차에 치인 거북 구조한 베스트셀러 작가... "거북은 느리지만 끝내 회복한다" 랭크뉴스 2025.04.05
44323 "봄바람 휘날리며" 심장 멎는다…돌연사 막는 4가지 습관 랭크뉴스 2025.04.05
44322 尹, 관저서 나경원 1시간 독대 “고맙다, 수고했다” 랭크뉴스 2025.04.05
44321 "전광훈 못 믿어" vs "그래도 힘 실어야"… 보수단체 단일대오 균열조짐 랭크뉴스 2025.04.05
44320 국민 10명 중 7명 "조기 대선, 尹은 자숙해야" 랭크뉴스 2025.04.05
44319 강호동이 샀던 가로수길 건물, ‘166억원’ 매수자는 MC몽 랭크뉴스 2025.04.05
44318 형사 불소추 특권 사라진 윤석열, 시민단체 “선거법 위반·여론조사 왜곡 수사 촉구” 랭크뉴스 2025.04.05
44317 제주섬 자연과 사람 녹아들어 ‘맨도롱’한 그 맛 이윤화의 길라잡이 맛집 랭크뉴스 2025.04.05
44316 콧줄 꽂고 누워 있기 싫어, 유언장을 쓴다 [.txt] 랭크뉴스 2025.04.05
44315 尹, 관저서 나경원 만나…“어려운 시기에 역할 고맙다” 랭크뉴스 2025.04.05
44314 지칠 때 오세요…산골짜기 망경산사 랭크뉴스 2025.04.05
44313 다시 광화문으로 "파면은 끝 아닌 시작‥내란 세력 처벌해야" 랭크뉴스 2025.04.05
44312 서울경찰 ‘을호비상’ 해제…‘경계강화’로 하향 조정 랭크뉴스 2025.04.05
44311 48명 살해한 러 '체스판 살인마' "추가 11건 자백 준비" 랭크뉴스 2025.04.05
44310 탄핵 뒤 첫 광화문 집회 시민들 “윤 파면 기쁘지만, 끝이 아닌 시작” 한목소리 랭크뉴스 2025.04.05
44309 외신이 지적한 향후 과제는 '통합'… "대통령 떠났지만 더 큰 분열 남았다" 랭크뉴스 2025.04.05
44308 “대통령 파면하는 게 민주주의냐” 김문수, 대선 출마 시사 랭크뉴스 2025.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