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 폭력만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A씨는 아버지를 잃었다.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소식에 시위대는 차벽을 허물고 헌재 근처로 몰렸다. 일부는 쇠파이프 등을 휘둘렀고 경찰 버스를 탈취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 소음관리차 위 음향장치가 사람을 덮쳤고, 압사 사고도 벌어졌다. 이날 박 전 대통령 지지자였던 A씨 아버지를 비롯해 총 4명이 숨졌다. A씨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전날인 3일 중앙일보에 “8년 전 일을 반면교사 삼아 유혈사태만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결정되자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폭력사태로 총 4명이 숨졌다. 사진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헌재 모습. 장진영 기자
실제로 윤 대통령 선고를 앞두고 헌재 등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온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생업 놓고 무기 챙기자”는 글도 올라왔다. 이에 대해 A씨는 “폭력 사태를 추호도 생각해선 안 된다. 설사 발생하더라도 흥분하지 말고 가담하지 말아야 한다”며 “각 진영에서 열사나 투사라고 칭하지만, 가족들에겐 허무한 죽음일 뿐이다. 가족들을 생각해달라”라고 말했다. 앞서 법원은 박 전 대통령 파면 당일 숨진 4명 중 음향장치에 깔려 사망한 1명에 대해서만 “국가의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A씨는 “경찰이 폭력을 선동하는 사람을 즉시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짐이 보일 때부터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회 참여자들이 폭력 선동에 휘말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8년 전 박 전 대통령 파면 당시 일부 지지자와 극우 유튜버는 “헌재 쪽으로 돌진하자”고 선동했지만, 현행범 체포되지 않았다. 사태가 끝나고 나서야 검거돼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경찰도 “폭력 등 불법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현장에서 신속 검거하는 등 엄정 대응하겠다”고 예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대한민국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오후 대전의 한 교차로에 ‘윤석열 파면’, 이재명 체포’가 담긴 현수막이 위 아래로 걸려있다.김성태 객원기자
3주가량 인터뷰를 거절했던 A씨는 “언론 보도를 보면서 갈수록 탄핵 찬성·반대 세력 간 갈등이 심해진다고 느껴 목소리를 내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A씨는 “8년 전 갈등이 쌓여서 폭력이 돼 아버지를 비롯한 사상자를 낳은 것”이라며 “이제는 국가 기관이든 전문가든 자기편이 아니면 아무것도 듣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으로서 내는 목소리가 조금이라도 가서 닿길 바란다. 또다시 유혈 사태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A씨는 또 “헌재 판결에 불만이 있어도 존중해달라”며 “만일 불복한다면 국민들은 이제껏 외친 여러분들의 주장들을 들어주지도, 관심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집회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한 권리지만, 폭력은 권리가 아니다. 상대 진영을 비방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A씨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모두 국민 통합 메시지를 내야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한 모습. 뉴스1
A씨는 탄핵 정국 동안 정치인 태도에 실망했다고 한다. 국민 통합보다는 갈등과 분열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A씨는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모두 헌재 결정 승복과 함께 국민 통합의 메시지를 내야 한다”며 “체제 전쟁을 부추기는 정치인이 있는데 이제는 국민 통합으로 혼란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어 “당시 헌재 일대에 응급차가 부족했고 시위대에 가로막혀 이송이 늦기도 했다”며 “또다시 이런 과오가 반복되면 안 된다. 시위대 모두가 무사 귀가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안전과 관련해 적극적인 조치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567 헌재가 부른 ‘유일한 증인’…조성현 발언 어떻게 판단할까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5.04.04
43566 미 주가 폭락, 5년 만에 최악 하루…트럼프 “호황 누릴 것” 랭크뉴스 2025.04.04
43565 불법 계엄 마침표... 민주주의와 법치 회복의 날 돼야 랭크뉴스 2025.04.04
43564 72년 혈맹서 '최악 침해국' 된 한국…美 FTA국 최고 세율 [view] 랭크뉴스 2025.04.04
43563 트럼프, 자동차 관세 발효되자마자 "반도체 관세 아주 곧 시작" 랭크뉴스 2025.04.04
43562 여야 희망사항을 예측처럼 주장했다…지라시만 남은 세 달 랭크뉴스 2025.04.04
43561 美, 한국 상호관세율 25% 확정… 트럼프 발표대로 행정명령 수정 랭크뉴스 2025.04.04
43560 선고 당일 긴장감 최고조…전국 경찰 ‘갑호비상’ 발령 랭크뉴스 2025.04.04
43559 헌재, 오전 11시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9시30분 마지막 평의 랭크뉴스 2025.04.04
43558 "직원 6명 관뒀는데…" 헌재 앞 상인들 '좌표찍기'까지 당한다 랭크뉴스 2025.04.04
43557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 파면' 전국서 손글씨 '주문' 릴레이 랭크뉴스 2025.04.04
43556 상호 관세 폭탄에 미국 증시도 역대급 폭락 랭크뉴스 2025.04.04
43555 [금융포커스] 은행원 옥순·광수 나온다… 국민·하나·우리 뭉쳐 ‘나는 솔로’ 기획 랭크뉴스 2025.04.04
43554 “호수 위 달그림자” “계엄령은 계몽령” 헌재 달군 말말말 랭크뉴스 2025.04.04
43553 뉴욕증시, 美상호관세 충격 ‘패닉 셀’…나스닥 6% 폭락 랭크뉴스 2025.04.04
43552 저가 커피 브랜드도 인상했는데… 가격 역주행하는 이 커피는? 랭크뉴스 2025.04.04
43551 ‘돈벌이’ 나선 정치 유튜버들…3달간 후원금 살펴보니 랭크뉴스 2025.04.04
43550 [르포] 트라우마가 된 ‘그날’… “가만 있어도 땅 흔들리는 느낌” 랭크뉴스 2025.04.04
43549 [尹탄핵심판 LIVE] '운명의 날'…오늘 오전 11시 윤석열 탄핵 선고 랭크뉴스 2025.04.04
43548 김빛내리, 세계 최초로 mRNA 백신 핵심물질 찾았다 [팩플] 랭크뉴스 2025.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