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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무역국에 대한 상호관세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이번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 제약·바이오업계가 한숨을 돌렸다. 트럼프 행정부가 의료비 부담 완화를 주장해온 만큼, 관세 영향이 비교적 천천히, 약하게 올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반면 이변 없이 26% 관세를 감당해야 할 K뷰티와 K푸드 업체들은 미국 생산시설 유무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관세 피할까, 희망 품은 제약·바이오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공중 보건에 대한 악영향을 피하기 위해 의약품을 이번 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국내 의약품은 현재 미국에 면세로 수출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의약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내 의료비가 상승하고 의약품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의약품에 대한 보편관세 역시 즉각 적용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미국의 대표적인 로비 단체로 꼽히는 미국제약협회(PhRMA)는 트럼프 행정부에 의약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수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관세 여파를 최소화하고 미국 현지 제조시설로 옮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정부도 의약품 관세에는 속도를 낼 필요가 없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주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DMO) 기업이 현지 공장 설립을 서두르지 않은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미국 화이자제약의 팍스로비드 제조 과정. 사진 한국화이자제약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 생산을 촉구하는 필수의약품(해열제, 진통제 등)은 국내 기업의 주력 수출품이 아니라는 점도 한몫한다. 의료비 안정을 위해 복제약(제네릭) 활성화 계획을 내놓은 트럼프 정부로서는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해외 생산을 용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6.38%), SK바이오팜(+4.71%), 셀트리온(+1.18%) 등 주요 제약·바이오업체의 주가는 상승 마감했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의약품 공급 차질 등을 고려할 때 보편 관세가 즉각적으로 반영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美 공장에 희비 갈린 뷰티·식품업체
삼양식품이 진행한 해외 불닭 브랜드 행사 현장. 사진 삼양식품

국내 주요 수출 품목으로 새롭게 떠오른 국내 K뷰티와 K푸드의 경우 미국 생산기지 보유 여부에 따라 표정이 엇갈린다. K뷰티 열풍을 이끈 중소 인디브랜드는 제조사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 중인데 한국콜마,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등 국내 주요 ODM 업체는 현지 공장을 갖추고 있다.

일찌감치 해외 시장을 개척해온 식품업체들도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 중이다. 미국에 20개 공장을 보유한 CJ제일제당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신규 생산설비를 건설하고 있다. 농심은 미국 1·2공장을 통해 10억 개 이상의 라면을 생산 중이고, 풀무원도 미국 메사추세츠주 아이어 공장의 제조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반면 ‘불닭볶음면’ 열풍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식품은 미국 수출 물량을 국내에서 생산 중이다. 팔도 등 다른 업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오뚜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공장 부지를 매입했지만 아직 현지 정부의 인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당장 공장을 짓겠다고 나서도 완공까지 시점을 고려하면 관세 영향을 피해가기 어렵다”며 “업계 공통사안에 대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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