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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더중플 - 임종을 맞이하는 순간 말기 암병동 간호사였던 김민경 작가는 숱한 죽음을 지켜봤습니다. 예견된 이별이 있는가 하면, 어떤 죽음은 갑작스럽게 찾아옵니다. 우리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지, 혹은 사랑하는 이와 어떻게 작별해야 하는지 잘 모릅니다. 사랑하는 이와 죽음으로 이별한 뒤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삶과 죽음, 메멘토 모먼트'(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270)에서 그 답을 모색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https://www.joongang.co.kr/plus)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임종 직전까지 들을 수 있을까 처음부터 그의 의식은 명료하지 않았다. 몸은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산소마스크에 의존해 힘겹게 숨을 내쉬고 있었지만 당장 임종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 널뛰는 맥박과 빠른 호흡수 때문에 모니터 알람 소리가 빈번히 울려댔다. 그럴 때면 그의 가족들은 긴장하기 시작했고 때로는 화들짝 놀라며 간호사를 찾았다. 곧 죽음이 닥쳐오리란 것을 알면서도, 그 죽음을 눈앞에서 지켜봐야 하는 현실은 힘겨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랜 기간 간호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의 아내를 포함한 가족들이 그를 얼마나 아끼는지 느껴졌다. 그의 아내는 젖은 물수건으로 남편의 펄펄 끓는 등을 정성스럽게 닦아내었다.

“아이, 이렇게나 뜨거워서 어째. 후후-.”
그녀는 남편의 등에 바람을 불어넣었다.

아내는 매일 정성스럽게 남편을 돌보았지만, 환자의 상태는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어갔다. 숨 쉬는 간격이 짧아지고 과호흡과 무호흡이 반복되기 시작했다. 맥박수도 40회에서 200회까지 쉴 새 없이 오르내리고 있었다.

이러한 변화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표정에는 점점 더 깊은 슬픔과 두려움이 서려갔다. 수치의 의미까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겠지만, 쉬지 않고 울리는 알람 소리와 함께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으리라. 나는 조심스레 설명했다.

“아직 들으실 순 있으니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하시겠어요.”

가족들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내가 가장 먼저 그의 얼굴 가까이로 향했다.

“여보, 이제껏 정말 고마웠어요.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어요. 우리 걱정하지 말고 이제 마음 편히 가세요.”

아내의 눈에서는 눈물이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다.
그때였다.
허공을 향해 있던 환자의 초점 없는 눈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서 더중앙플러스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사랑해” 그 말을 진짜 들었다…임종 직전 차오른 남편 눈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9806
김지윤 기자
죽어가는 순간, 당신이 듣고 싶은 말은 선한 눈빛의 그녀는 말기 암환자였지만 의연했다.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는 게 몸에 배어 있었기에 고통과 불안을 속으로 홀로 삼키며 내색하지 않고 평정을 유지했다.

그러던 어느 날. 혈압 수치가 정상 미만으로 뚝 떨어져 있었다. 생의 마지막으로 향하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듯 보였다. 담당 의사에게 상황을 알리고 집중 처치실로 옮겼다. 혈압을 높이기 위해 생리식염수를 빠르게 주입했으나 변동이 없었다.

의사가 그녀의 남편을 치료실 밖으로 불러냈다.
하루이틀을 넘기기 힘들 거라는 말을 그에게 전했다. 혈압이 계속 떨어진다면 더는 손 쓸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내가 침상 가까이 다가가자 그녀의 곁을 지키던 남편이 머뭇거리면서 말을 꺼냈다.

▶이 한마디로 그녀는 해방됐다, 말기암 아내에 전한 마지막 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1548
더 이상 해 줄 게 없을 때 신입 간호사 시절, 내가 처음 임종 간호를 했던 환자는 세 자녀를 둔 50대 후반의 여성이었다. 이미 우리 병동에 입원했을 때는 의식이 없는 상태였고, 얼굴을 덮는 큰 산소마스크에 의존해 힘겹게 숨을 이어가고 있었다. 암이 뇌를 비롯한 전신에 전이되어 더 이상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고, 담당 교수님도 “당장 오늘이라도 임종하실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 좋겠다”고 자녀들에게 말했다.

세 자녀는 언제나 엄마 곁을 떠나지 않았다. 마치 평소처럼 엄마에게 말을 건네며 손톱을 깎아주고,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주었다. 의식이 없는 상태였지만, 그들에겐 지금 이 순간이 엄마와 함께하는 마지막 시간이었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저 곁에 있는 것, 그것만이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전부였다.

▶“시트 돌돌 말아 턱 밑에 고정” 간호사가 배운 임종 예의였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4787
치료를 포기하고 싶어한다면 그날도 어김없이 항생제를 투약하려고 침상 옆에서 준비하고 있었다. 팔을 보니 먼저 꽂혀 있던 정맥주사 부위가 약간 불그스름한 것이 눈에 띄었다. 이럴 경우엔 보통 주사를 교체해야 한다. 그러나 그녀의 혈관은 주사를 새로 삽입하기 부담스러울 만큼 얇아진 상태였다. 어쨌든 지금의 주사기가 꽂힌 혈관엔 더는 투약할 수 없어 일단 정맥주사를 제거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요.”

그녀의 말이 병실 가득 무겁게 가라앉았다.

▶“유방암, 곧 손도 못 쓸 겁니다” 말기암 환자 웃게한 뜻밖의 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3163
삶과 죽음, 메멘토 모먼트 ▶온몸 곪은 채 손발 묶였다…식도암 30대, 난 살아있는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7481

▶“동생 임종 더 빨리 안돼요?” 형은 마지막 미소도 외면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9088

▶아빠 피 토해도 “공기 좋죠?”…그 가족의 놀라운 병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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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도 안 먹힌 그는 달랐다…‘죽음의 시간’ 두 환자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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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콜이야? 한숨을 후회했다…왈가닥 그녀가 떠나간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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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피부, 회색 돌변했다…32살 그녀 덮친 잔인한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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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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