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10일 광주광역시 광주제일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10개 시도교육청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와 관련해 학교 재량으로 계기 교육을 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에 상당수 학교는 탄핵심판 선고를 티브이(TV) 생중계로 시청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경남·광주·부산·서울·세종·전남·전북·울산·인천·충남교육청은 4일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계기 수업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각 학교에 보냈다. 모두 진보 성향 교육감이 있는 교육청이다. 계기 수업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 교육과정과 별개로 실시할 수 있다. 또 학교장 재량으로 판단해 교과협의회 등을 거쳐 시청 여부를 결정한다.
이들 교육청이 보낸 공문에는 “탄핵심판을 민주적 의사 결정 과정과 헌법 기관의 기능을 이해하는 민주시민교육의 과정으로 활용하되 교사는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다만 교육청별로 온도 차는 있었다. 광주·전남·세종·충남교육청 등은 시청을 적극 권고했으나, 전북교육청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계기 수업으로 활용할지를 학교장 재량으로 결정하라”고만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공문을 보내는 것이 시청을 강요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했다가, 이날 오후 “헌법재판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학습의 기회가 되도록 학교에서는 교육활동에 자율적으로 활용하길 바란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반면 보수·중도 성향 교육감이 있는 교육청은 공문을 보내지 않았다.
교원단체 반응은 엇갈렸다. 교육청의 공문이 학교와 교사 부담을 덜어줬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압박으로 작용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학생들이 민주주의를 깊게 이해하고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역사적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적극 환영한다”고 했다. 반면 초등교사노조는 “현장 교사에게는 시청 자체가 특정 정치적 견해로 오인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학부모 민원 가능성이 부담”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시도교육청에 탄핵 선고 생중계 시청과 관련해 교육의 중립성,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하지 않도록 관리할 것을 요청했다. 또 ‘학교 수업을 변경할 경우 학내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유의사항을 학교에 안내하도록 했다. 이에 전교조는 “생중계 시청을 방해하고, 정당한 민주시민교육을 위축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