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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8대0 파면을 위한 끝장 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오늘은 ‘제주 4·3사건’ 77주년입니다. 시민들에게 총칼을 겨누던 권력은 결코 그 힘을 이어갈 수 없음을 다시 되새기는 오늘입니다. 그러니 불법계엄을 일으켜 시민들에게 총을 겨눈 윤석열을 이대로 두어서 되겠습니까?” (김지애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활동가)

제주에 선포된 계엄으로 수많은 시민이 희생됐던 ‘4·3사건’이 77주년을 맞은 3일, 시민들은 우리나라 역사에 또 한번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기록된 지난해 12월3일 밤을 떠올리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전 ‘마지막 광장’에 나왔다. 정영이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이날을 두고 “아프고 아파 기억만으로도 가슴이 미어지는 4·3 77주년에, 계엄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파멸의 길로 몰고 가는지를 새롭게 인식하는 파면 선고 전야”라고 말했다.

비상행동은 전날 헌법재판소 주변인 서울 종로구 안국역 6번 출구에서 24시간 이어진 철야 집중 행동을 마무리한 후, 이날 저녁 7시부터 철야 농성을 시작하며 ‘윤석열 8 대 0 파면 촉구 끝장대회’ 집회를 열었다. 이날 저녁 6시께, 분홍빛 노을을 뒤로 한 안국역 집회 현장엔 전봇대·울타리 등에 ‘부끄러운 역사는 다시 없다. 파면하라!’ 등 시민들의 염원이 써진 리본이 묶여 있었다. 바닥에는 분필로 적은 “윤석열 없고 차별금지법, 생활동반자법 있는 나라”, “일하다 죽지 않는 삶을 위해” 등의 글씨가 적혔다.

3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6번 출구 주변에 시민들이 분필로 쓴 저마다의 소원이 담겨 있다. 고나린 기자

퇴근하자마자 광장에 달려왔다는 이아무개(29)씨는 “외국에서 공부하고 싶었지만 비상계엄 선포 이후 비자 발급이 불투명해지고 환율이 오르는 걸 보며, 사실 그동안 대의보단 저를 위해 집회에 나왔었다. 그러나 4개월간 집회를 통해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시민들이 함께 사회에 살아가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됐다”며 “회사가 서울 용산구에 있어 내일은 재택근무를 한다. 윤석열이 파면되는 것을 집에서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경기 수원에서 온 김용진(55)씨는 “추운 날, 비 맞고 눈 맞으며 시민들이 함께 고생했던 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윤석열이 망가뜨린 우리나라를 다시 바로 세우고, 내란에 동조한 국민의힘도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내일 회사 연차를 냈다. 철야 농성에 참여하고 광장에서 선고 생중계까지 볼 거다. 파면이 선고되면 가장 먼저 가족들에게 연락해 기쁨을 나눌 것”이라고 했다.

4개월간 광장에서 시민들이 외치던 구호도 계속해서 변화했다. 탄핵소추안 의결이 있던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윤석열을 탄핵하라”, 한남동 윤 대통령 관저 앞에서 “윤석열을 체포하라”, 윤 대통령 석방 이후 광화문에서 “헌재는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는 구호를 외쳐왔던 시민들은, 이날 안국역에서 “헌재는 윤석열을 8 대 0으로 파면하라”, “헌재는 만장일치로 파면하라”고 외쳤다.

3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6번 출구 주변에서 오리 인형 탈을 쓴 시민이 ‘8-0 윤석열 파면’이 써진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고나린 기자

비상행동은 집회를 마치고 이날 밤 9시30분부터 안국역 6번 출구 주변에서 파면 전야 집회를 열고, 새벽 1시부터는 철야농성을 이어간다. 탄핵심판 선고가 있는 4일에는 아침 10시 결의대회를 연 뒤 11시부터 광장에서 시민들과 선고 중계를 지켜볼 예정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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