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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300억달러를 기록한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이 안개 속에 갇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각) 한국에 상호관세 25%(기본관세 10% + 상호관세 15%)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일반기계, 컴퓨터, 석유제품 등 주요 상품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그래픽=손민균

트럼프는 앞서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에는 중복관세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아직 관세율을 발표하지 않은 구리, 의약품, 목재, 반도체, 광물 등도 상호관세 적용 제외 품목으로 선언했다.

아직 정확한 관세율을 밝히지 않은 반도체와 의약품을 제외하곤,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대부분의 상품엔 25%의 관세가 적용될 전망이다. 기본관세(10%)는 오는 5일부터, 국별 상호관세(+15%)는 오는 9일부터 발효된다.

트럼프가 발표한 관세율 25%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로 대표되는 자유무역 질서에선 이례적인 관세율이다. 관세는 현지 수입 물가를 상향하는 요인이 된다. 관세율 25%는 한국에서 1만원짜리 상품을 수출하면 현지에서 통관을 할 때 2500원을 관세로 내야 한다는 의미이다.

특히 자동차 산업 경쟁 국가인 일본과 유럽연합(EU)의 상호관세율은 24%와 20%로 한국보다 낮은 상황이다. 한국에서 생산한 자동차가 일본이나 EU산 자동차보다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대미 수출 1위 자동차, 최악은 넘겼지만 타격은 커
2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연합

대미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는 중복관세를 피하면서 최악은 면했지만, 우려는 여전하다. 미국은 3일 0시(현지 시각)부터 완성차와 주요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 앞서 미국은 2016년부터 한국 차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해 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진행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대미 투자 발표에서 “현대차는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지만, 이는 미국에서 생산된 차량에만 국한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은 총 184만대(도매 기준)로 이 중 한국에서 생산한 물량이 102만 대, 멕시코에서 생산한 물량이 15만 대에 달한다.

미국 수출 물량이 40만 대를 초과하는 한국GM도 위기다. 그동안 GM은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 중 노동력을 값싸게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생산공장을 꾸려왔는데, 이러한 생산 전략을 전면 개편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미 25% 관세가 예고됐던 철강업계는 그나마 상호관세가 중복으로 부과되지 않아 최악은 면했다는 분위기다. 미국의 자국 내 철강 공급이 철강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데다, 일부 품목은 미국에서 생산을 전혀 하고 있지 않아 아직은 수출길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정부와 협력해 시장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품목별로 수출 전략을 다각화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모든 나라에 25% 관세가 부과되면서, 기존의 쿼터제가 폐지됐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정부는 트럼프 집권 1기 때 철강 관세(25%)를 피하기 위해 협상을 통해 무관세 쿼터(263만톤)와 일부 쿼터 제외 면세 품목을 따냈다. 그렇지만 당시 연간 대미 철강 수출량은 직전해(330만톤) 대비 24.2% 줄며 250만톤을 기록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으로의 철강 수출 감소가 우려되지만, 쿼터제가 폐지돼 수출 물량 제한이 없어진 점은 긍정적”이라며 “당장 수출 감소가 우려되지만, 단기적으로 미국 내 철강 가격 상승으로 수출 가격이 상승한다는 점도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관세율 ‘미정’ 반도체… “수출국 적어 큰 영향 없을 듯”
이날 발표된 상호관세에서 대미 수출 3위 품목인 반도체는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외국산 반도체에 대해 품목별 관세를 최소 25% 이상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확정적인 수치를 내놓진 않은 상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가 미국으로선 큰 실익이 없어 제외될 가능성을 제기한다. 인공지능(AI) 산업 발전 등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상황에서 굳이 반도체에 대한 고관세 부과로 기술 도약을 제약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미국으로 반도체를 수출하는 나라가 대만과 한국, 미국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는 말레이시아뿐”이라며 “현재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도 거의 없어 관세를 부과하면 오히려 미국 기업이 손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반도체 공장이 완공될 때까지 관세 부과를 미룰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전후를 비교했을 때 관세로 인한 수출 물량 증감에 큰 변동이 없었다. 장한익 IBK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도 “앞서 FTA 체결로 인해 대미 반도체 수출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면서 “반도체에 대해 업종별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수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정부는 한국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위급 및 실무급 대미 협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단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따른 업종별 구체적인 영향 분석과 함께 긴급 지원 대책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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