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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25%에 대미 수출 직격탄…"'한미 FTA 덕' 상대적 유리한 위치" 분석도
정부, 협상 통해 관세율 낮추고 비관세 무역장벽 해결 과제
전문가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등 민감 사안엔 신중히 접근해야"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 손에 든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오예진 임성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이 부과받은 상호관세율은 25%로, 미국의 주요 교역국인 중국(34%), 베트남(46%), 대만(32%), 일본(24%), 인도(26%)와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다소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25%라는 관세율 자체는 기존 자유무역 질서에서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내수 침체와 투자 부진 등으로 한국 경제가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진 가운데, 사실상 유일한 성장 엔진이었던 수출마저 위축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최대 시장이자 한국의 1∼2위 교역국인 미국에서 한국산 제품 가격이 25% 인상되면서 현지 경쟁 기업 대비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뿐 아니라 중국, 유럽연합(EU), 아세안 등 다른 주요 시장에서도 '관세 폭탄'의 연쇄 반응이 이어져 수출 동력 전반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정부 관계자는 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25% 상호관세는 높은 수준으로, 앞으로 관세에 영향을 받는 국내 기업에 대해 조치와 대미 협상이 정부 대응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한판 승부가 아닌 만큼, 미국에 준비없이 당장 달려가기보다는 협상 전략 등의 준비를 치밀하게 잘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실제로 상호관세가 발표되기 전인 1분기(1∼3월)부터 이미 한국 수출은 뒷걸음질 쳤다.

올 1분기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 줄어든 1천599억2천만달러로 집계됐다. 분기 수출액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2023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 둔화가 두드러졌다.

한국의 자동차 수출은 올 1분기 173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1월 101억달러, 2월 96억달러, 3월 131억달러로 각각 작년 같은 기간보다 8.1%, -3.0%, 11.9%의 증감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13일(현지시간)부터 트럼프 2기의 25% 관세가 부과된 철강의 경우 1분기 수출이 작년보다 6%가량 줄었다.

미국 25% 관세 부과, 수출 영향은?
(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일 발표하는 상호관세와 3일부터 부과하는 수입산 자동차 25% 관세를 앞둔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2025.4.1 [email protected]


이런 가운데 트럼프 2기의 이번 상호관세 부과는 한국 수출을 더욱 쪼그라들게 할 전망이다.

당장 미국 시장에서의 한국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대미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통화에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는 전 세계적인 신보호무역주의 흐름을 촉발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상대국들의 보복 조치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성, 교역 둔화, 물가 상승 압력 등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복잡하게 연결된 글로벌 공급망 속에 중국 등에 대한 수출 제재와 관세 폭탄 역시 한국 경제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악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중국, 캐나다, 베트남 등 한국 기업이 생산 기지를 둔 국가들의 대미 수출까지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의 우회 수출 경로를 차단하는 게 이번 관세 조치의 목적"이라며 "한국이 베트남 등에 생산 기지를 많이 건설해 놨기 때문에 한국도 당연히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관세 발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이번 상호관세는 기존의 양자 간 관세율에 추가로 부과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기존 관세율이 0%였던 한국은 중국, 베트남, 일본, 대만 등 경쟁국들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에 제조 기반 기반이 없는 수입품의 경우 한국산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상호관세율이 생각보다 높게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주요 경쟁국들도 마찬가지로 상당히 높은 관세를 함께 맞았다"며 "미국 제조 품목에서는 확실히 불리하지만, 미국에 제조 기반이 없는 수입품들끼리의 경쟁 구도에서는 한국이 불리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 상무부 장관과 인사나누는 안덕근 장관
(서울=연합뉴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월라드호텔에서 열린 '대한항공-보잉·GE에어로스페이스 간 협력강화를 위한 서명식'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3.22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이처럼 상호관세의 여파가 산업별로 엇갈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제는 한미 양국이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 시점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향후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율 및 자동차·철강 등 품목별 관세율을 낮추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최근 발표한 비관세 조치 등의 '무역장벽 리스트'가 양국 협상 테이블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

통상 업계 안팎에서는 미국이 제기한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제한 완화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요청 등에 대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치적 리더십이 부재한 탄핵 정국 속에서 대규모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렵고, 사회적 갈등을 불러올 수 있는 민감한 사안에 대응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 통상 전문가는 통화에서 "지금 정치적 리더십이 취약한 상태에서 우리가 사회적인 비용을 치를만한 체력이 안 된다고 본다"며 "알래스카산 LNG 수입 역시 변동 가격제를 제시하는 등 정부가 협상 전략을 잘 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미 통상 대응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전 안덕근 장관 주재로 긴급 민관 합동 대책 회의를 열고 트럼프 2기 상호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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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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