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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윤 대통령은 전에도 말을 바꿨다
②그는 계엄이 정당했다는 입장을 거두지 않았다
③쿠데타는 한 번에 그친 사례가 드물다

편집자주

36.5℃는 한국일보 중견 기자들이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사람의 온기로 써 내려가는 세상 이야기입니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겠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윤석열 대통령은 “2차 계엄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니 믿고 복귀시켜 달라는 뜻이다. 하지만 믿기 어렵다. 다음 세 가지 이유 때문이다.

①윤 대통령은 전에도 말을 바꿨다.
절박할 때와 아닐 때 말이 달라졌다. 비상계엄 해제 사흘 뒤인 작년 12월 7일, 국회 1차 탄핵소추 표결을 앞두고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저의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여당은 표결 불참으로 탄핵을 막아줬지만 이후 윤 대통령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당 지도부가 제시한 2, 3월 하야 방안을 걷어찼다. 전후 사정을 잘 아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저서에서 "대통령은 처음부터 조기 퇴진할 생각이 없었거나, 아니면 며칠 만에 생각을 바꾼 것"이라고 평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절박하다. 하지만 복귀 후에도 같은 마음일까.

1차 계엄도 그 전에는 잡아뗐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작년 9월 장관 후보자였을 때 "계엄을 하면 어떤 국민이 용납하겠냐"며 성을 냈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도 "저희 머릿속에는 계엄이 없다"고 펄쩍 뛰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은 적어도 작년 3월부터 계엄을 논의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지난해 12월 4일 새벽 국회 본청에 진입한 군 병력이 국민의힘 당대표실 쪽에서 본회의장으로 진입하려 하자, 국회 직원들이 소화기를 뿌리며 진입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②그는 계엄이 정당했다는 입장을 거두지 않았다.
헌재 최후 진술에서도 "비상계엄은 범죄가 아니고 국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합법적 권한 행사"라고 했다. 계엄 발동 이유로는 '거대 야당의 반국가적 패악'과 '국민 계몽'을 꼽았다. 대통령 복귀 이후 야당이 갑자기 고분고분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계몽되지 않은' 시민들의 대통령 퇴진 시위도 이어질 것이다. 그러면 윤 대통령 기준 계엄 발동의 요건은 갖춰지는 셈이다. 유권자는 그의 인내심이 한계를 넘지 않기만을 초조하게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③군을 동원해 집권 세력의 권력을 강화하거나 빼앗는 친위 쿠데타 또는 쿠데타는 한 번에 그친 사례가 드물다.
극도의 정국 불안을 초래하고 집권 세력의 민주적 정통성을 떨어뜨려 또 다른 쿠데타를 부르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어바나-샴페인 일리노이 대학 클라인센터 집계에 따르면 1945년부터 2024년까지 쿠데타(모의, 시도 포함)가 있었던 나라 140곳 중 쿠데타가 한 번만 벌어진 곳은 15%(21곳)에 불과했다. 잦은 쿠데타의 결말은 참혹하다. 볼리비아, 수단, 아이티,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쿠데타가 잦았던 나라의 명단만 봐도 알 수 있다.

2차 계엄은 없다는 권력자의 선의에 기대기에 인간은 변덕스럽고 위험 부담은 너무 크다. 추가 계엄의 여지는 시스템으로 틀어막아야 한다. 그래서 공직자 탄핵이란 제도가 있는 것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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