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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아산·구로 등 민주당 당선
'윤심' 정승윤 부산교육감서 고배
PK 등 보수 텃밭에서도 '尹 심판론'
조국혁신당 담양군수 승리 '대이변'
체면 구긴 민주당, 호남 지각변동 예고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후보가 2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유력시 되자 꽃다발을 들고 지지자들과 기뻐하고 있다. 부산=뉴스1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대리전 양상으로 치러진 4·2 재보궐 선거에서 탄핵 반대를 외친 국민의힘 보수 진영 후보들이 대거 철퇴를 맞았다.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부산·경남(PK) 민심의 풍향계가 될 거제시장과 부산교육감 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과 진보진영 후보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다만 민주당은 유일한 호남 선거였던 담양군수를 조국혁신당 후보에게 내주며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불과 2주전 이재명 대표가 유일하게 지원 유세에 나설 만큼 각별히 신경을 썼던 곳이지만 텃밭 수성에 실패하며 호남 민심에 비상등이 켜졌다. 조기대선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까지 호남을 고리로 야권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부산교육감 선거는 '진보' 김석준 후보가 '보수' 정승윤 후보에게 압승을 거뒀다. 검사 출신의 정 후보는 윤석열정부에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일하면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 등을 '종결' 처리 해 논란을 빚은 대표적 친윤 인사다. 정 후보는 선거 내내 강경 보수 인사들을 불러 모아 '반탄 후보' 마케팅을 내세웠지만, 부산 민심은 '윤석열 심판'으로 화답했다.

한국사 일타강사 전한길 씨가 3월 27일 오후 4시부터 경남 거제시 고현매립지에서 펼쳐진 국민의힘 박환기 거제시장 후보 집중유세에 연사로 등판해 박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거제=뉴시스


경남 거제에서도 민주당 소속 변광용 후보가 박환기 국민의힘 후보를 큰 차이로 승리했다. 박 후보 역시 노골적으로 탄핵 반대를 외쳤던 인물로, 김기현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전한길씨 등 대표적 탄핵 반대 인사들이 지지 유세에 나섰지만 오히려 역풍만 불렀다는 평가다. 부산과 거제 모두 지난 2022년 대선, 지난해 총선 당시 국민의힘 손을 들어줬던 보수 우세 지역이지만, 탄핵 정국을 거치며 등을 돌린 것이다.

충남 아산시장 선거에서도 민주당 오세현 후보가 국민의힘 전만권 후보에게 크게 우위를 지켰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지원 사격에 나섰지만, 탄핵 민심을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국민의힘 출신 구청장의 사퇴로 발생한 서울 구로구청장 선거에선 민주당과 자유통일당 후보가 맞붙었는데, 민주당 장인홍 후보가 압승을 거뒀다. 정치권에선 헌법재판소가 재보선을 하루 앞두고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날짜를 지정한 것이 '윤석열 심판론'을 활성화하는 데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텃밭' 대구·경북(TK)인 김천시장 선거에서만 승리했다.

PK 공략에 성공한 민주당은 정작 '텃밭'인 호남에서 펼쳐진 담양군수 선거에서 조국혁신당에게 일격을 당하며 무너졌다. 3선 군의원 출신인 정철원 조국혁신당 후보는 초반부터 크게 앞서 나가며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이재종 민주당 후보의 추격을 한번도 허용하지 않았다. 토박이 일꾼을 앞세운 인물론과 함께 지난 총선에서 호남 바람을 일으킨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에 빗대 이번엔 '대민군조'(대통령은 민주당, 군수는 조국혁신당) 전략을 차용한 것도 민심 공략에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로써 조국혁신당은 지난해 10·16 영광 곡성 재보선 패배의 설욕을 되갚아주며 제1호 자치단체장까지 배출했다.

호남 맹주 자리를 위협 당할 처지에 놓인 민주당과 이 대표에겐 비상등이 켜졌다.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2심 선고를 앞둔 지난달 22일 직접 찾아 이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며 유일하게 공을 들였다. 정치권에선 이번 패배가 이 대표를 향한 호남 민심의 바로미터로 볼수 있다는 평가다. 큰 선거 때마다 전략적 투표를 해온 호남이 조기대선을 앞두고 '반이재명' 민심을 대변해 사전 경고장을 날린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재보선 승리가 호남의 민주당 일극체제의 균열을 내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마저 나왔다. 당장 조국혁신당이 호남 권력의 교두보를 마련한 만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의 역학관계 역시 상당히 요동칠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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