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법사위서 김용호 차장 불러 발언
“마 후보 임명 요구 왜 안하나” 추궁
“차벽 치니 살 만하지 않나” 위로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지난달 31일 전체회의를 열고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은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자동으로 연장하는 내용 등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상정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부부젤라를 헌법재판소 앞에서 불던데, 도대체 어떻게 지내셨어요.”(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영예스러운 헌법재판관 자리까지 올라간 분이 대통령이 하고 싶은 겁니까.”(박희승 민주당 의원)

지난달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김용호 헌재 사무차장을 불러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한 관계기관 의견을 듣는 자리에서 나온 발언들이다.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당시 재판관 임기를 연장하는 법안과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를 자동 임명된 것으로 간주하는 법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헌재를 상대로 ‘굿캅-배드캅’(온건파-강경파)을 오가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일보가 2일 입수한 회의록을 보면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김 차장에게 “왜 헌재에서는 대통령 권한대행한테 ‘(마 후보자를) 빨리 임명해 주시오’라고 말을 안 하느냐”고 추궁했다. 그러자 김 차장은 “재판으로써 저희가 의사표시를 했다”고 답했다. 이는 헌재가 지난 2월 27일 최상목 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국회 추천 몫인 마 후보자를 미임명한 데 대한 권한쟁의심판 사건에서 위헌 결정을 내린 점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또 “재판관 임기 만료 후에도 직무를 계속 수행하게 하는 것이 헌재에서 원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런 말씀도 못 하면 차장님이 아니다”고 날을 세웠다. 이 의원이 발의한 ‘재판관 임기연장’ 법안의 필요성을 강변한 것이다. 김 차장은 “행정적으로 (재판관을) 충원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과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는 건 조금 다른 차원”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같은 당 박균택 의원은 헌재 앞 시위와 관련해 “이런 무법지대가 없었다”며 “헌재나 재판관들을 모독해도 그냥 내버려두고, 그래가지고 헌재의 권위가 서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헌재 결정을 따르지 않는 최상목·한덕수 권한대행에게 경고도 좀 하시라”고 덧붙였다.

박희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선고 지연을 두고 “헌재가 헌법질서 수호를 못하고 비실비실하면서 국민 신뢰를 자꾸 잃어간다. 늦어지면 민란이 일어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 사리사욕을 앞세운다면 그 자체가 탄핵사유 아닌가”라고 몰아세웠다.

한쪽에서는 헌재를 어르기도 했다. 서영교 의원은 “저희가 (헌재 앞 기자회견 뒤) 돌아오면서 경찰에 신고를 했다. 차벽이라도 쳐주라고 했다”며 “(신고 후에) 좀 살 만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김 차장은 “예”라고 답했다. 서 의원은 “(시위대가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에게) 손가락질 욕을 하고 그 자식과 가족을 욕하더라. 말은 안 하지만 얼마나 위축이 됐겠느냐”며 “여러분 너무나 고생 많으셨고, 위축이 돼서도 안 된다”고 위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정략적인 시점에 정략적인 법안”(주진우 의원), “꼼수를 써서 악용하려는 것”(장동혁 의원)이라며 반발했으나 의석수에서 밀렸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퇴장한 상태에서 두 법안을 의결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061 미 국무부 “헌재 결정 존중”…유엔 사무총장 “한국 국가제도 신뢰” 랭크뉴스 2025.04.05
44060 [샷!] "우리 모두 폭싹 속았수다!" 랭크뉴스 2025.04.05
44059 세월로 버무린 한 숟갈…입맛 꽃피는 경기 한상…경기도 노포를 찾아서 랭크뉴스 2025.04.05
44058 "시끄러워질까 걱정"...尹살던 아크로비스타, 유튜버·지지자들 속속 집결 랭크뉴스 2025.04.05
44057 산불 때 부산 피난길 올랐던 '은퇴 경주마' 2주만에 집 돌아간다 랭크뉴스 2025.04.05
44056 불에 강한 나무 어디에도 없는데…산불 뒤 욕받이 된 소나무 랭크뉴스 2025.04.05
44055 서울시, 초고층 고집 접을까… 현대차와 3개동 GBC 협의 랭크뉴스 2025.04.05
44054 장미 대선 6월 3일 화요일 유력… 60일 ‘대권 전쟁’ 시작 랭크뉴스 2025.04.05
44053 우는 두 살배기 딸에 "왜 태어났냐" 막말하며 때린 20대 아빠 랭크뉴스 2025.04.05
44052 “모두와 더불어 화평함을 따라… 화해·통합의 길로 나아가자” 랭크뉴스 2025.04.05
44051 [단독]민주당 '한덕수 못 믿겠다'…대선일 공고 강제법 추진 랭크뉴스 2025.04.05
44050 서학개미 美 주간거래 간절한데... “뉴욕거래소 기다려? 말어?” 고민하는 증권가 랭크뉴스 2025.04.05
44049 尹 파면에도 주말 탄핵 찬반집회 계속 랭크뉴스 2025.04.05
44048 미 연준 의장 “관세 영향 예상보다 크다”…미국 주가 이틀 연속 폭락 랭크뉴스 2025.04.05
44047 부부 합산 국민연금 月 500만원의 비결…3가지 '황금 열쇠' 랭크뉴스 2025.04.05
44046 강남3구 토허구역 재지정에…하남·용인 등은 ‘풍선효과’[집슐랭] 랭크뉴스 2025.04.05
44045 [尹파면] 탄핵정국이 키운 극단행동 불씨…쉽게 꺼질지는 미지수 랭크뉴스 2025.04.05
44044 이틀 간 7300조원 증발한 美증시…트럼프는 “약자만이 실패” 강행 시사[데일리국제금융시장] 랭크뉴스 2025.04.05
44043 북한, 윤석열 파면 첫 보도···외신 인용해 “혼란의 종말 아닐 것” 랭크뉴스 2025.04.05
44042 "집 좀 사세요" 금괴·별장까지 얹어주는 中 부동산업계[세계한잔] 랭크뉴스 2025.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