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현 소나무당 대표)가 지난해 11월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등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현 소나무당 대표)의 항소심이 시작됐다. 검찰은 1심 재판부가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이정근 녹음파일’이 적법한 증거라며 돈봉투 살포 의혹도 유죄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지난달 법원에서 구속취소가 인용된 윤석열 대통령을 언급하며 자신도 불구속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윤성식)는 2일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송 대표의 항소심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지 약 3개월 만이다.
송 대표는 크게 3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송 대표가 2020년 1월부터 약 2년간 자신의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000만원을 받았다고 봤다. 검찰은 이 중 4000만원이 2021년 7~8월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국가산업단지 소각장 증설 인허가에 대한 청탁 명목의 금액이라고 보고 뇌물 혐의도 적용했다. 또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에 당선되기 위해 국회의원 20명에게 제공할 6000만원 상당의 돈봉투를 윤관석 당시 민주당 의원에게 건네고, 지역본부장들에게도 650만원을 제공한 혐의도 있다.
1심은 ‘먹사연 후원금’ 부분만 유죄로 판단했다. 박 전 회장으로부터 받은 4000만원은 후원금 성격을 지닌다는 취지로 무죄로 판단됐다. 돈봉투 살포 혐의는 사건의 단초가 된 ‘이정근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아 무죄가 선고됐다. 앞서 검찰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자신의 알선수재 혐의 수사를 받던 중 제출한 녹음파일에서 돈봉투 의혹을 파악해 송 대표 등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이날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이 자의적으로 녹음파일을 검찰에 제출했으므로 유죄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은 수사는 물론 재판 과정에서도 본인 의사로 임의제출한 사실을 인정했다”며 “검찰의 강압 근거는 찾기 어렵다”고 했다. 또 “검찰이 (제출) 범위와 대상을 구체적으로 확인해 특정했다”며 이 전 부총장 본인 사건을 넘어 돈봉투 사건에도 증거로 쓰일 수 있다고 했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을 항소심에서도 증인신문하겠다고 밝혔다.
1심 선고 당시 법정구속된 송 대표는 녹색 수의를 입고 나와 검찰 주장을 직접 반박했다. 송 대표는 “(검찰은) 갑자기 아무 관련 없는 사건의 핸드폰 3개과 녹음파일 3만개를 임의제출 명목으로 뒤져서 사건을 시작했다”며 “정치적 목적이 있는 기소”라고 말했다. 먹사연 관련 증거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영장이 제시되지 않은 위법수집증거”라는 취지로 무죄 주장을 펼쳤다.
이날 재판부는 송 대표가 지난달 5일 청구한 보석에 대한 심문도 함께 진행했다. 송 대표는 윤 대통령 석방을 언급하며 “중대 범죄를 저지른 반란 수괴를 풀어줬다. 나도 화 나서 감옥생활을 못 하겠다”고 말했다. 또 송 대표 측 변호인은 “송 대표 건강 상태가 매우 안 좋고, 도주의 우려도 없다”며 보석 인용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