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락 업체 홋카홋카테이가 지난 1일 만우절을 맞아 이벤트로 엑스(X) 계정에 "오늘부터 쌀밥 판매를 중단합니다"는 글을 올렸다. X 캡처

일본 도시락 업체가 만우절을 맞아 "쌀밥 판매를 중단한다"는 게시글을 올린 지 하루도 안 돼 사과했다. 쌀값 폭등 사태로 일본 국민들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 상황에서 '쌀밥'을 만우절 장난 거리로 삼을 때냐는 비난 여론이 빗발치면서다.
일본 도시락 체인업체 홋카홋카테이는 2일 엑스(X) 계정에 자사 도시락을 구매한 손님이 올린 사진과 함께 '맛있게 드셔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적은 게시물을 잇달아 올렸다. 전날 만우절 이벤트로 들끓은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홋카홋카테이는 만우절인 전날 0시 1분에 맞춰 X에 "오늘부터 일본 전역 점포에서 쌀밥 판매를 중단합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캐릭터가 두 손을 모아 사과하는 이미지도 첨부했다. 다만 '만우절'에 해시태그를 달아 만우절 장난이라는 점을 알렸다.

그러나 일본 누리꾼들은 "이런 시기에 이런 장난을 치냐"며 비난했다. X에는 "누구 머리에서 나온 거냐", "경영진 센스가 너무 없다", "말도 안 되는 장난은 하지 마라" 등 홋카홋카테이를 비판하는 글이 잇따랐다.

여론이 성난 건 쌀값 대란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이례적인 쌀값 폭등이 10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이상 고온 현상에 따른 고품질 쌀 생산량 감소와 일본 정부의 미온적 대응이 합쳐져 한때 쌀을 살 수 없거나 사더라도 구매 개수를 제한하는 매장이 많았다. 일본 정부는 처음으로 유통 문제 해소를 위해 정부 비축미 방출을 시작했지만, 쌀값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기준 5㎏짜리 쌀 평균 가격은 4,172엔(약 4만8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쌀값의 두 배가 넘었다.

홋카홋카테이는 결국 만우절이 가기 전인 지난 1일 늦은 오후 X에 "자사 도시락을 구매하는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한국일보

도쿄= 류호 특파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