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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자체, 현금 지급하며 반납 유도하나
반납률 2%대 저조... "생업 지장·불편"
"대중교통 열악 농촌, 수요응답형 지원을"
지난해 7월 14명의 사상자를 발생한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 이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 교통사고 현장에 차량용 방호울타리가 설치돼 있다. 뉴스1


"차 없으면 당장 장보러 가기도 어려운데 상품권 받자고 운전면허증을 반납하겠나요.”


고령 운전자가 운전면허를 반납하면 혜택(인센티브)을 제공하는 '운전면허 자진반납제'를 시행하는 경북의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가 한숨을 쉬며 한 말이다. 젊었을 때보다 상황 판단력이나 인지능력, 운동신경 등이 전반적으로 감퇴하는 고령 운전자로 인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 각 지자체가 앞다퉈 현금성 지원을 약속하고 있지만 생업과 이동 제한에 따른 불편함 등의 이유로 반납률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운전면허 자진반납제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충분한 보상과 지역 특성에 맞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고령자 대상 '운전면허 자진반납제'는 2018년 부산시에서 처음 도입된 이후 확대·시행 중이다. 지난해 '시청역 참사'와 치매 진단을 받은 70대 운전자가 13명의 사상자를 낸 '양천 깨비시장 사고' 등을 계기로 고령자 운전면허 반납 요구가 커져 혜택을 확대하며 반납을 독려하고 있다.

서울시는 만 70세 이상인 면허 소지자가 면허를 자진 반납 시 교통비 지급액(기존 10만 원)을 올해부터 20만 원으로 올렸다. 치매 진단을 받은 고령 운전자의 면허 반납을 촉진하는 내용의 관련 조례도 시의회를 통과했다. 상대적으로 사고 위험이 높은 고령 운전자 수가 늘자, 선제 대응하려는 취지다.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사고율은 65세 미만보다 13% 높다는 보험개발원의 분석도 있다.

고령 인구가 많은 지방은 더욱 적극적으로 면허 반납을 유도한다. 울산 울주군은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운전면허를 반납하면 40만 원 온누리상품권에 더해 10만 원 교통카드까지 50만 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한다. 전남 순천시(만 70세)와 경북 안동시(만 65세 이상)는 30만 원 상당의 교통카드나 지역상품권을 지원한다. 이 밖에 각 지자체별로 시내버스 무료이용, 병원·건강검진비 지원, 식당·목욕탕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국의 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률은 2%대를 맴돌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 건수는 2020년 2.1%, 2021년 2.1%, 2022년 2.6%, 2023년 2.4%, 2024년 2.2% 등 매우 낮은 수준이다. 농·어촌 지역 반납률은 더 저조하다. 울산 울주군의 경우 반납률은 1.49%에 불과해 지난해 울산시 전체 구·군 평균 반납률(2.16%)보다 낮았다. 생활편의시설이 주거지와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낮은 게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단순한 현금성 지원만으로는 면허 반납을 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대도시와 농·어촌 지역 특성에 알맞게 다각화된 접근이 요구된다. 다른 지역에 비해 대중교통 체계가 잘 정비된 서울은 정부와 '조건부 운전면허제' 도입 등 제도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통 적자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대중교통 '무임승차' 혜택 등 현금성 지원을 무한정 늘리기는 힘들다"며 "실제 운전능력에 따른 운전 범위 제한과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도입 등을 관계기관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농·어촌 지역에서는 고령자 생업과 이동권을 고려한 교통체계 확충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윤호 안전생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수도권에 비해 대중교통 노선이 적은 농·어촌의 경우 '수요응답형 교통체계(DRT)'를 강화해 생활 편의를 높이고 위험요인이 높은 고령 운전자를 면밀하게 선별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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