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사흘 앞둔 1일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경찰이 차벽과 바리케이드로 헌재 인근 100m를 일반인 접근을 불허하는 ’진공 상태’로 만들기 시작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email protected]

오늘(4.2) 아침신문 1면에는 △윤석열 탄핵선고 4월4일(6곳) △미, ‘한국 무역장벽’ 대거 지적(6곳) △상법 개정안 거부권(3곳) 등이 주요하게 보도 됐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4월4일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

② Now and Then :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조용필, 1990)

① 차이의 발견

# 드디어 4월4일 탄핵 선고

- 헌법재판소가 4일(금) 오전 11시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건을 선고합니다.

- 8명의 재판관 중 6명 이상이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면 윤 대통령은 즉시 파면됩니다.

- 이 경우, 대선일은 선고일로부터 60일째인 6월3일(화)이 유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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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고 전망

1) 쟁점 5가지 중 하나라도 ‘중대’하면 ‘파면’

- 윤 대통령 탄핵심판 주요 쟁점은 △비상계엄 선포 △계엄포고령 1호 △군경 동원한 국회 방해 △영장없는 중앙선관위 압수수색 △정치인·법조인 등 체포 지시 등 5가지입니다.

- 윤 대통령이 일부 부인하는 것도 있지만, 사실관계는 모두 확인됐습니다.

- 헌재가 판단할 것은 각 사안이 ‘헌법에 위배되느냐’는 것, 이어 ‘위배 정도가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하느냐’ 하는 것입닌다.

- 굳이 법률지식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5가지 사항 모두 ‘위헌’임은 분명합니다.

- 우리 헌법은 대통령의 계엄 선포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전시·사변 등 국가비상사태’에 한해서입니다.

- 이 가운데 한 가지만 보자면, 국회 쪽은 ‘국가비상사태가 아님에도 사익을 위해 윤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했다’고 하고, 윤 대통령 쪽은 ‘야당의 줄탄핵, 예산 삭감 등’을 ‘국가비상사태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경고성’으로 계엄을 선포했다는 것입니다.

=> 굳이 반박할 필요를 느끼지 못합니다만, 만일 헌재가 이를 ‘중대하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이 예산 삭감을 하면, 대통령은 계엄을 선포할 수 있게 됩니다. ‘경고성’이라는 주장은 더더욱 말이 안 됩니다. 대통령은 이런 국면에서 기자회견, 대국민 성명 발표 등을 통해 국민에게 직접 호소할 수도 있고, 야당과 협상을 벌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계엄으로 경고를 한다’는 게 무슨 말인지, ‘말로 해선 안 되니 폭력을 써야겠다’는 것과 마찬가지가 됩니다. 이를 인정하면, 대한민국은 국가폭력을 용인하는 나라가 됩니다.

- “박 전 대통령 사건 때도 연구관들은 재판관 1~2명은 기각 의견을 쓸 것으로 예상했는데, 막판 평결에서 전원일치 인용 결론이 났다”(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건 당시 헌법연구관 TF로 일한 한 법조인)

경향신문 3면 그래픽

2) ‘5대 3’은 아니다

- 헌재가 윤 대통령을 파면하려면 재판관 8명 중 6명 이상이 ‘인용’ 의견을 내야 합니다. 재판관 3인 이상이 탄핵소추 사유 중 중대한 위헌·위법 행위가 ‘단 하나도 없다’고 판단하면 기각, 탄핵소추안 의결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각하됩니다.

- 그리고 만장일치가 아닐 경우, ‘소수 의견’이 기록됩니다.

- 법조계에선 만장일치 ‘인용’ 결정 전망이 우세합니다.

- 앞서 헌재 결정이 계속 미뤄지면서 최근 ‘재판관 의견이 5(인용) 대 3(기각 또는 각하)으로 갈린 데드락 상태’라는 추정이 널리 퍼졌습니다. 이는 재판관들의 성향, 특히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심판에서 드러난 ‘결과’ 등을 고려한 것입니다.

- 그러나 헌재는 그동안 재판관 1명이 공석인 상황에서 5대3으로 의견이 갈릴 때는 재판관 9명 완전체가 될 때까지 선고를 미뤄왔습니다. 나머지 1명의 의견에 따라 6대3으로 선고 결과가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경우, 헌재 결정의 정당성을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만일 ‘5대3 데드락설’이 사실이라면, 마은혁 재판관 임명에 따라 ‘윤 대통령 파면’ 여부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리고 마은혁 재판관 임명을 한덕수·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막았습니다. 이를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었겠습니까.

- “내부적으로 이견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다만 헌재가 선고 일정을 잡았다는 의미는 5대3 구도는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재판관 8명 체제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가능한 경우의 수는 재판관 6명 이상이 파면 쪽에 섰거나, 재판관 4대4로 의견이 갈렸을 때”(헌법연구관을 지낸 헌법학자)

-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재판관 의견 분포를 볼 때, 윤 대통령 탄핵 기각 또는 각하 쪽에 재판관 4명이 모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 지난해 10월 헌법재판관 3명이 퇴임해 ‘6명 체제’였을 당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 심리 과정에서의 가처분신청 사건에서 헌재는 ‘6명으로도 심리가 가능하다’고 잠정 결정하면서도 “탄핵결정을 위하여는 6명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한다. 만약 6명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앞으로 임명돼야 할) 나머지 3명의 재판관 의견에 따라 사건 향배가 달라질 수 있는 경우에는 현재 공석인 재판관이 임명되기를 기다려 결정하면 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는 공석인 재판관에 따라 의견이 갈리는 상황에는 최종 결정을 내려선 안 된다는 판례로 해석됩니다.

- 아울러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불임명을 ‘위헌’이라고 한 헌재가 마은혁 재판관 임명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을 무시한 채 결정을 내리기도 힘듭니다.

“헌재가 스스로 마 후보자의 불임명이 위헌이라고 했는데 (그에 따른 결과 변동을) 무시하고 5 대 3 상황에서 선고를 한다는 것은 자신들의 결정을 스스로 부정하는 모양새가 된다”(헌법연구관 출신인 이황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연합뉴스 그래픽

2. 여야 반응

- 야당은 ‘8대0’ 만장일치 ‘인용’을, 여당은 ‘5(인용)대 3(기각 또는 각하)’을 주장합니다. 이것만으로도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의 정도를 알 수 있습니다.

1) 야당, 기대

- “헌법재판소가 내란 수괴 윤석열 파면을 통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국체와 국헌을 수호하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믿는다”(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

- “봄 같지 않은 봄날이 이어지다가 마침내 봄비 같은 소식이 내렸다. 전원일치 파면 결정이 민주공화국 시민으로서의 당연한 도리”(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

- “만장일치를 확신한다”(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 민주당은 ‘줄탄핵’ 절차는 일단 멈추고, 헌재 선고 때까지 국회 비상대기하며, 매일 저녁 광화문 집회에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2) 여당, 당혹

- 의견이 갈려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임기(4월18일) 이후까지 선고를 못할 경우를 고려하던 국민의힘은 갑작스런(?) 헌재의 선고일자 발표에 당혹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 “당연히 기각·각하될 것”(윤상현 의원), “4월4일은 4 대 4로 (기각)”(박대출 의원) 등 친윤계를 중심으로 겉으로는 애써 자신감을 드러내려 하고 있습니다만, 내부 분위기는 다른 것으로 보입니다.

- “어떤 식으로든 합의가 됐다는 건 누군가 양보를 했다는 것인데, (진보 성향인)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선고일을 정했다는 건 인용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을 가능성이 더 큰 것 아니겠느냐”(수도권의 한 의원)

- 이와 동시에 지도부는 “승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당연히 기각을 희망하지만, 어떤 결론이 나올지 알지 못한다. 우리 당은 당연히 수용할 거고, 민주당도 수용해야 한다”(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국민의힘은 헌재 판결에 승복할 것”(권성동 원내대표)

- 이는 일종의 ‘플랜 B’를 염두에 두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인용’ 결정이 난다면, 국민의힘도 조기 대선에 맞서야지, 일부 아스팔트 극우들처럼 ‘윤 대통령 사수 투쟁’에 나서 같이 몰락하는 길을 택할 수는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3. 윤 대통령, 끝내 ‘승복’ 언급 안해

- 대통령실 “차분하게 헌재의 결정을 기다릴 것”

- 윤 대통령과 법률 대리인단은 아무런 반응을 내지 않았습니다.

- 대통령실은 이날 정진석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 비서관 회의를 열고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무역장벽 보고서’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관계부처와 함께 보고서에서 제기된 사항과 업계 영향을 살피고 대응 방안을 강구해나갈 예정”

- 업무가 정지된 대통령을 보좌하는 대통령실이 이런 현안을 관계부처와 논의하는 것 자체가 위법성 시비가 일 수 있는 대목입니다.

- 선고기일 발표날인 이날, 굳이 이런 회의 내용을 외부에 밝힌다는 것은 일종의 ‘홍보 전략’입니다. (전국민이 아닌) 지지층을 상대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복귀 가능성’을 부풀리는 것입니다.

- 매우 부적절한 태도입니다.

- 그보다 탄핵소추 피청구인인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하는 것 정도 수준이라도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승복하겠다. 국민들도 그 결과에 따라달라”는 정도의 입장을 밝혔어야 합니다. 하긴, 그 정도 입장이라도 낼 인물이었다면, 위헌적인 계엄을 시도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4. 4월4일 이후 대한민국

1) 6월3일 대선

- 헌재가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리면, 60일 이내에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합니다.

- 대선일은 6월3일(화)이 유력합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선거일을 공고합니다.

- 대개 대선일은 수요일에 치러지나, 탄핵으로 인한 조기 대선은 이 규정을 적용받지 않습니다.

- 60일 안에 경선과 대선을 다 치러야 합니다.

- 후보자 등록 마감일(5월11일) 다음날부터 선거일까지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5월12일~6월2일)은 23일입니다.

- 서울시장, 경기지사, 대구시장 등 광역단체장은 경선에서는 직을 유지한 채 임할 수 있지만, 만일 후보로 선출되면 30일 전인 5월4일 이전에 현직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 따라서 그 전에 각당 경선이 마무리 되어야 합니다. 이를 역산하면, 각당의 경선은 4월 안에 다 끝나야 합니다.

2) 기각시, 파국

-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 그럴 경우, 벌어질 일에 대해 썼다가 지웠습니다. 일어나지 않을 일을 굳이 길게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 다만, 윤 대통령은 헌재의 ‘인용’ 이후, 언제 ‘한남동 관저’에서 나올지 의구심이 듭니다. 또 앞으로 대선 국면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미치려고 적극 나서지는 않을지 의문이 듭니다. 그것은 국민의힘에는 재앙이 될 것입니다. 어차피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에 대한 애정은 전혀 없는 사람입니다.

- 일전에 한 저녁 자리에 갔더니, 보수층 일각(?)에서 ‘탄핵이 인용되면, 임기가 중단돼 ‘5년 단임 규정’을 적용받지 않아 대선 출마가 가능하다’는 식의 해석을 통해 윤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돈다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너무나 황당무계한 이야기입니다만, 지금까지 보아온 윤 대통령의 사고구조를 생각하면,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5. 사설

한겨레 = 헌재 4일 탄핵 선고, 헌법에 따라 '윤석열 파면'하라

경향 = 헌재 4일 윤석열 선고, '8 대 0' 파면으로 이 혼란 끝내라

한국 = 마침내 尹 파면 여부 선고… 헌재, 모두가 수긍할 결정문을

동아 = 尹 탄핵 심판 4일 선고… 불확실성의 짙은 안개 걷히길

중앙 = 4월 4일, 분열과 갈등의 끝이어야 한다

조선 = 尹·李에게 마지막으로 "승복" 선언을 요청한다

- 한겨레와 경향은 ‘파면 선고’를 분명하게 촉구했습니다.

- 한국과 동아는 뚜렷하게 어느 한쪽을 천명하진 않았지만, 대체로 ‘인용’ 쪽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사실 계엄의 밤 국민 모두는 TV를 통해 국회에 군용 헬기가 투입되고 무장한 군인들이 유리창을 깨고 진입하는 장면을 똑똑히 지켜봤다” - 동아 사설)

- 중앙은 이보다 조금 더 입장을 모호하게 했습니다.(“그만큼 섣불리 결론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 조선은 이재명 대표에게도 ‘승복’을 요청한다는 것을 제목으로 명시했습니다.

- 각 언론사의 기조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이번 탄핵선고가 혼란의 끝이기를 바라는 시각은 다 똑같습니다.



② Now and Then

4월4일(금) 오전 11시에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를 합니다. 많은 국민들은 ‘인용’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제 모든 게 정리가 되고, 국민들도 제대로 된 일상을 누릴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노래는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1990)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LF8wz5bU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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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권태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