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사교육 해방 국민투표’ 펴낸 이형빈 교수·송경원 비서관
`사교육 해방 국민투표\' 책을 낸 이형빈 교수(오른쪽)와 송경원 국회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비서관이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email protected]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려면, ‘죄수의 딜레마’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초등 의대반’이나, ‘7세 고시’ 등 우리는 지금 너무 선을 넘고 있어요. 그러니 ‘초등 저학년엔 입시 사교육을 하지 말자’ 등 사회적 합의와 약속을 만들자는 거죠. 그걸 국민투표를 통해 정해보자는 겁니다.”

최근 4년 연속 사교육비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불고 있는데, 이런 ‘사교육 열풍’을 억누르자며 도발적인 제안이 나왔다. 이형빈 가톨릭관동대 교직과 교수와 송경원 국회 교육위원회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비서관은 ‘사교육 해방 국민투표’를 같이 펴내 이렇게 주장했다. 이들은 3월19일 인터뷰에서 “유아·초등학생만이라도 사교육에서 해방시키자”며 “국민투표를 통해서라도 사교육 시장에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밝힌 ‘죄수의 딜레마’란 서로 협력하면 이익이 크지만, 이기심에 따라 선택하면 결국 모두가 손해를 보는 상황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이 교수는 “입시 경쟁에서 승자가 되고자 하는 욕망과 뒤처지지 않으려는 불안 심리가 특정 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보편화하며 사교육 과열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해가 갈수록 어린아이들마저 학원가로 내몰리는 상황이다. 초등학교 1~2학년 사교육 참여율은 2023~2024년 각각 87.7%, 88.9%에서 87.9%, 90.4%로 올랐다. 그만큼 비용도 늘었다. 지난해 초등 1학년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7만7천원으로 전년보다 12.2%로 늘었고, ‘영어유치원’으로 알려진 반일제 영어학원의 월평균 비용(154만5천원)은 고3 수험생(46만2천원)보다 훨씬 많다.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9조2천억원으로, 2023년(27조1천억원) 대비 7.7% 증가했다. 2022~2023년 증가 폭(4.5%)과 비교하면 껑충 뛴 수치다.

정부 대책은 속수무책이다. 송 비서관은 “현 정부가 2023년에 10년 만에 전담 부서를 부활시키고 9년 만에 종합대책도 내놨지만, 증가세가 둔화되기는커녕 더 가팔라졌다는 건 정부 정책이 실효성이 없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교육부는 늘봄학교 성과가 있었다지만, 돌봄은 해결했을지 몰라도 그만큼 아낀 비용이 입시 사교육으로 흘러들어가는 풍선 효과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도 “저출생 사회에서 한 아이에게 모든 걸 쏟아붓는 심리가 유아·초등 사교육의 기저에 있고, 이런 불안과 경쟁 압박이 다시 저출생을 낳는 악순환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을 멈추기 위해 이들은 ‘유아·초등 사교육 해방’ 국민투표를 제안했다. 모두 함께 브레이크를 거는 사회적 합의를 만들자는 취지다. 이 교수는 “해외에선 연금제도 같은 중요한 문제에 국민투표가 일상적으로 이뤄진다”며 “헌법 제72조에 따라 외교·국방·통일·기타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 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등 시절 선행학습 없이도 잘 자란 부모 세대가 앞장서, 과도한 사교육이 필요 없는 여건을 만들어보자”고 덧붙였다.

국민이 함께 사교육 과열에 투표로 제동을 걸 수 있을까? 그렇다면 당신의 표는 어디로?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048 미 연준 의장 “관세 영향 예상보다 크다”…미국 주가 이틀 연속 폭락 랭크뉴스 2025.04.05
44047 부부 합산 국민연금 月 500만원의 비결…3가지 '황금 열쇠' 랭크뉴스 2025.04.05
44046 강남3구 토허구역 재지정에…하남·용인 등은 ‘풍선효과’[집슐랭] 랭크뉴스 2025.04.05
44045 [尹파면] 탄핵정국이 키운 극단행동 불씨…쉽게 꺼질지는 미지수 랭크뉴스 2025.04.05
44044 이틀 간 7300조원 증발한 美증시…트럼프는 “약자만이 실패” 강행 시사[데일리국제금융시장] 랭크뉴스 2025.04.05
44043 북한, 윤석열 파면 첫 보도···외신 인용해 “혼란의 종말 아닐 것” 랭크뉴스 2025.04.05
44042 "집 좀 사세요" 금괴·별장까지 얹어주는 中 부동산업계[세계한잔] 랭크뉴스 2025.04.05
44041 "대통령 이제 감옥 가나요?" 교실서 쏟아진 질문···탄핵심판 학교 중계 현장 랭크뉴스 2025.04.05
44040 헌재 “野는 타협하고 尹은 협치했어야”… 숨죽인 22분 반전은 없었다 랭크뉴스 2025.04.05
44039 하룻밤 묵을 태평여관, 보안서에서 들이닥친 사연 [김성칠의 해방일기(14)] 랭크뉴스 2025.04.05
44038 '관세發 R의 공포' 美증시 5년만에 최악의 하루…다우 5.5%↓(종합) 랭크뉴스 2025.04.05
44037 개미 울린 '18만 닉스'…공매도 비율도 21% [이런국장 저런주식] 랭크뉴스 2025.04.05
44036 "화장실 급해요" 휴게소에서 내려줬더니 사라져…도망간 이유 들어보니 '황당' 랭크뉴스 2025.04.05
44035 9개월, 누구보다 빨리 떴지만…31개월, 누구보다 빨리 졌다 [尹 파면] 랭크뉴스 2025.04.05
44034 애플이 삼성전자보다 트럼프 관세 충격 크다? "300만 원 아이폰 미국서 나올 수도" 랭크뉴스 2025.04.05
44033 [속보]파푸아뉴기니 뉴브리튼섬 인근서 규모 7.2 지진…美 쓰나미 경보 랭크뉴스 2025.04.05
44032 광화문 앞 샴페인 터트리며 환호, 한남동선 성조기 떨구며 좌절 랭크뉴스 2025.04.05
44031 고공행진 은 가격, "수십년간 조작됐다"고? [공준호의 탈월급 생존법] 랭크뉴스 2025.04.05
44030 정부 부처, 줄줄이 尹 계정 '언팔'…포털 정보도 신속 수정[Pick코노미] 랭크뉴스 2025.04.05
44029 끝내, 시민이 이겼다…다시, 민주주의로 랭크뉴스 2025.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