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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폭망했다] ② | 슈퍼래빗게임즈 김영웅·업루트컴퍼니 강승구
게임 스타트업, 50억 투자받았지만 실패...세번째 창업으로 매출 20억
상업성보다 창작에 집중한게 패착... 가상자산 투자사 재창업해 성공

창업에 있어 실패는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인이 성공하기까지 겪는 실패 경험은 약 2.8회. 3번은 실패해야 성공도 따라온다는 것이다. 국내에선 재창업이 여전히 어려운 숙제다.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탓이다. 조선비즈는 실패를 딛고 일어선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실패’의 가치를 조명한다. 창업가들은 실패하며 무엇을 배웠고 어떻게 재기에 성공했을까. [편집자 주]

넥슨, 크래프톤 등 굴지의 게임 회사에서 기획자로 일해 온 김영웅 씨가 창업에 뛰어든 건 2012년 등장해 국민 모바일 게임으로 등극한 ‘애니팡’ 영향이 컸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하나를 만들려면 어림잡아 300여 명이 4~5년을 꼬박 매달려야 하지만, 캐주얼 퍼즐 게임인 애니팡 정도라면 저예산으로도 개발해 볼만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만난 김영웅 슈퍼래빗게임즈 대표. 그는 첫 창업 실패 후 지난 경험을 기반으로 재창업, 세번째 창업까지 연달아 성공시켰다. /현정민 기자

데이터로 소비자 평가 분석… “뼈아픈 경험, 경영 철학으로”
2013년 김 씨는 팀원 4명을 모아 자본금 100만 원으로 게임 제작 스타트업 ‘비컨스튜디오’를 설립해 창업에 뛰어들었다. 첫 게임 ‘마피아 리벤지’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한 게임 퍼블리셔(유통사)로부터 10억 원을 투자받은 것을 시작으로 약 40억 원의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아이템 결제로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적자를 이어가야 했다. 급기야 240만 달러(한화 약 35억 원) 규모로 계약을 체결한 중국 대형 퍼블리셔가 계약을 파기, 잔금 120만 달러(약 17억 원)를 치르지 않아 경영 사정은 급격히 악화했다. 결국 김 씨는 2020년 7년 만에 회사 문을 닫아야 했다. 그는 “돌이켜 보면 (수익으로 연결되는) 좋은 게임을 만들지 못한 게 실패 요인이었다”고 했다.

김 씨는 첫 번째 실패 후 빚은 갚았지만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져 즐기지도 않던 와인을 찾게 됐다. 그는 “하루는 비싼 와인을 샀는데 맛이 지독하게 없더라”며 “돈은 많이 드는데 제 기능은 못 하는 게 꼭 나 같았다”고 회상했다.

김영웅 대표가 '라이크잇스튜디오' 재창업 후 만든 게임 '고양이 섬의 비밀'. 퀘스트를 통해 고양이 왕국을 만드는 해당 게임은 누적 다운로드 650만회, 매출 63억원을 달성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캡처

재창업에 뛰어든 것은 폐업한 지 불과 두 달 만이었다. 한 게임 제작사가 자회사 설립을 제안해서다. 2020년 ‘라이크잇게임즈’를 설립한 김 씨는 ‘데이터 중심 개발’과 ‘제작 독립권 확보’를 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그는 “투자자의 입김이 게임의 질을 되레 낮춘 경우가 많았다”며 “전문가인 우리가 게임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실패로부터 배운 이런 가치관은 곧 그의 경영 철학으로 자리 잡았다.

김 씨는 게임 정식 출시 전 4번의 테스트를 진행했다, 각 단계에서 소비자 평가와 잔존율 등 정략적 데이터를 분석해 추가 개발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작업 과정을 세분화했다.

투자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니 출시까지 제작 기간을 줄여 비용도 낮출 수 있었다. 누적 다운로드 650만 회, 매출 63억 원을 달성한 게임 ‘고양이 섬의 비밀’을 선보이기까지 걸린 기간은 약 5개월 반. 전작 ‘마피아 리벤지’(3년 반)의 7분의 1 수준이었다.

김 씨는 “목표까지의 과정을 잘게 쪼개니 리스크를 확실히 제거할 수 있었다”며 “현재도 이런 제작 방식을 철저히 고수한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2023년 ‘슈퍼래빗게임즈’를 설립하며 세 번째 창업에 뛰어든 상태다. 설립 1년 만에 매출 20억 원을 달성했다. 올 3분기 신작 게임 출시를 앞두고 있어 앞으로의 매출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고 했다. 그는 “창업가라면 잘 된 소수에 속하지 못한 데 좌절하기보다 본인의 패착을 분석해 이를 개선하기 위한 본인만의 원칙을 세우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공연제작사→가상자산 투자 설루션으로… “소비자만 따라갔다”
강승구 업루트컴퍼니 부대표. /현정민 기자

소비자를 외면하는 아이템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걸 경험한 또 다른 연쇄 창업자가 있다. 가상자산 적립식 투자 설루션 ‘비트세이빙’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업루트컴퍼니’의 공동창업자 겸 부대표 강승구 씨가 주인공이다.

강 씨는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2016년 초 연극·뮤지컬을 만드는 공연제작사 ‘아웃스포큰’을 창업했었다. ‘노골적으로 말하다’라는 뜻의 기업명처럼 하고자 이야기를 과감히 표현하는 극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한다. 그는 퇴직금과 신용대출을 총동원해 연극 ‘재생불량소년’을 제작했다. 재생불량성 빈혈을 겪는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이 연극은 강 씨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어 특히나 애정이 남달랐다고 한다.

그러나 관객들이 외면하면서 사업을 이어가기 어려웠다. 관객들은 “사회적 메시지가 너무 짙다”며 혹평을 쏟아냈다. 상업성보다 창작자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는 데만 치중한 게 패착이었다. “제작자는 관객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실패를 통해 몸소 깨달았어요.”

2020년 초 사업을 접고 수억 원의 빚만 남은 강 씨는 일단 외국계 유통사에 취업해 재기를 구상했다. 그는 “패배감에 매몰되지 말고, 일단 무슨 일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다음 아이템은 철저하게 소비자의 목소리에서 착안했다.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 투자 시장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수익에 대한 수요도 커지는 점을 확인했고, 이를 인공지능(AI) 기반의 예측 설루션으로 완성시킨 것이다.

지난해 업루트컴퍼니가 달성한 운용자산(AUM) 규모는 500억 원, 사용자 수는 1만 명으로 초기 성과도 만족스런 상태다.

강 씨는 “사업을 정리할 당시에는 지금까지 해온 것이 아깝다고 느꼈지만 재창업 과정에서 모든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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