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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안전지대 아냐…2016년 규모 5.8 강진 발생해
서울 규모 6.5 이상 지진 발생시 수십만명 피해 우려
국내 건축물 17%만 내진 설계…전남 가장 낮아


방콕 공사중 건물 붕괴 현장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미얀마 내륙서 발생한 규모 7.7 강진으로 태국 방콕에서 공사 중인 30층 건물이 무너진 현장에서 29일 구조작업이 펼쳐지고 있다. 2025.3.29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박형빈 기자 =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7.7의 미얀마 강진으로 현재까지 약 3천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온라인 커뮤니티와 관련 뉴스 댓글에는 "설마 우리나라도 미얀마처럼 강진이 발생하는 건 아니겠지?"라는 의견을 적잖이 볼 수 있다.

대규모 인명피해를 동반한 강진이 자주 발생하는 이웃 나라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강진에서 비교적 안전하다는 인식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한반도에 강진이 여러 차례 발생한 적이 있을 정도로 결코 지진에서 안전지대가 아니다.

더구나 우리나라 오래된 건축물의 상당수는 내진 설계가 적용돼 있지 않아 강진 발생 시 대규모 인명 피해 가능성까지 있다.

지진 안전지대 아냐…2016년 규모 5.8 강진 발생
지진의 발생 원인을 설명하는 가장 대표적인 이론은 '판구조론'이다.

지구 표면을 이루는 암석층인 지각은 10여개의 판으로 나뉘어 퍼즐 조각처럼 맞물려 있다.

이 판들은 '연약권'이라 불리는 점성이 있는 층 위를 1년에 수 센티미터씩 움직이는데, 이 과정에서 판끼리 충돌하거나 겹치면서 압력이 축적돼 지진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 필리핀판, 북미판이 만나는 곳을 따라 길게 뻗어있어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국가다.

반면 한반도는 유라시아판 내부에 있어 전 세계 지진의 90%가 발생하는 환태평양 조산대와는 조금 떨어져 있다.

현대 지질학의 판 분류
[위키피디아 캡처]


2000∼2022년 기준으로 일본에서는 연평균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114.5회 발생했지만, 한국은 연평균 0.3회에 그쳤다.

기상청에 따르면 디지털 관측을 시작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나라에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연평균 72.8회, 규모 3.0 이상은 연평균 10.5회 발생했다.

관측 이래 최대 규모의 지진은 2016년 9월 경북 경주시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이다.

이 지진으로 경주와 인근 지역의 건물이 다수 파손되고 20여명의 부상자와 2천건 이상의 시설 피해가 신고됐다. 첨성대 등 문화재 일부가 손상되기도 했다.

그다음으로 큰 지진은 이듬해 11월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이다.

국내 지진 발생 순위
[기상청 홈페이지 캡쳐]


하지만 한반도에 일본이나 동남아 같은 강진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다.

학계에서는 지질학적 구조상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의 강도를 최대 6.5에서 7.0 정도로 본다. 규모 7.0은 2016년 경주 지진보다 위력이 63배 강한 수준으로, 수십만명의 인명 피해를 낸 2010년 아이티 대지진과 같은 규모다.

서울 규모 6.5 이상 지진 발생시 수십만명 피해 우려
역사적으로도 한반도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었다.

국립기상연구소의 '한반도 역사 지진 기록'(2012)에 따르면 한반도에서는 서기 2년부터 1904년까지 진도 8 이상의 지진이 15차례 발생했다.

지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일차적인 피해는 건축물·도로 붕괴, 지하 파이프 손상과 이로 인한 화재를 들 수 있다.

특히 도시에서 발생하는 건축물 붕괴는 대규모 인명피해와 이재민이 발생해 지역경제 침체, 인구 감소 등 사회경제적 2차 피해를 낳게 된다.

국내 지진 발생 현황(1978∼2024)
[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190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강진 당시에는 가스 배관이 파열되며 약 30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총 490개 블록에 걸쳐 2만5천여 동의 건물이 소실됐다.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은 화재가 밀집 시가지로 확산하면서 15만 채 이상의 건물이 손실되고, 3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2015년 국민안전처에서 발간한 '지진 재해로 인한 사회 경제적 피해 예측 모델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수십만명의 인명피해와 수백조 원의 경제손실이 예측됐다. 규모 7.0 지진으로 커지면 수백만 명의 인명피해와 수천조원의 경제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건축물 10개 중 2개만 내진설계…전남 가장 낮아
지진은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고, 현재의 과학 기술로는 정확한 예측도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지진에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6월 기준 집계한 '시도별 건축물 내진설계 현황'에 따르면 전국의 '내진설계 대상 대비 내진확보 건축물 비율'은 17.3%로 나타났다. 건축물 10개 중 2개만이 지진을 대비해 설계됐다는 얘기다.

내진 설계율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남(11.3%)이 가장 낮았으며 경북(12.5%), 부산(12.6%), 경남(13.0%), 강원(13.9%), 전북(14.3%), 충북(15.7%), 대구(15.8%), 충남(15.9%), 광주(19.2%), 제주(19.6%), 대전(20.6%), 서울(20.9%), 인천(21.4%), 울산(22.6%), 세종(25.0%), 경기(26.6%) 순이었다.

이처럼 낮은 내진율은 1988년부터 건축법에 내진 설계를 의무화했으나 그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에는 소급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진설계 건축물
[촬영 안 철 수]


도입 당시 '6층 이상 또는 연면적 10만㎡ 이상 건축물'이었던 내진 설계 기준은 확대돼 현재는 '2층 이상 또는 연면적 200㎡ 이상, 모든 주택'에 적용하게 돼 있다

건축물은 용도와 규모에 따라 중요도와 내진 등급이 나뉘는데 특등급은 연면적 1천㎡ 이상인 위험물 저장 및 처리 시설,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청사, 외국공관, 소방서, 발전소, 방송국, 전신전화국, 국가 또는 지자체의 데이터 센터, 종합병원, 수술시설이나 응급시설 있는 병원 등이 해당한다.

1등급은 연면적 특등급 건축물 중 1천㎡ 미만인 시설과 연면적 5천㎡ 이상인 공연장·집회장·판매시설·운동시설·운수 시설, 노인·아동·사회·근로복지시설, 5층 이상 숙박시설·오피스텔·기숙사·아파트, 학교 등이다. 이 밖의 시설은 2등급에 해당한다.

내진설계는 특정한 지진 규모를 견디도록 목표하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진도 6.0∼6.5의 지진에 버틸 수 있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내진 설비가 취약한 공공시설물에 대해 2011년부터 보강사업을 실시해 2023년 내진율 78.1%를 달성했으며 2035년까지 내진율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민간 건축물은 내진 보강이 의무 사항이 아니라 내진율을 끌어올리는 데에 한계가 있다.

"우리 집은 지진에 안전할까"
[연합뉴스TV 제공]


정부와 지자체가 내진 보강 시 각종 세금 혜택과 공사 비용 일부를 지원해주고 있지만 여전히 비용 부담이 커서 자발적인 참여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병원, 다중이용시설 등 대규모 인명 피해가 예상되는 시설에 대해서도 보조율을 먼저 높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일본은 2018년 기준 전국 건축물 중 87%가 내진설계가 돼있고, 2030년까지 모든 건축물에 내진설계를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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