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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수 많아 운용역 육안 검토 불가
ETF 배당금은 펀드 사무관리사가
채권 가격은 지수사가 주는 정보 써
운용사 자체 정보 검증 시스템 부재
ETF 제도 개선책은 감감무소식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1·2위 사업자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실시간 순자산가치(iNAV) 산출 오류를 연거푸 저질렀다. 투자자가 ETF를 제값보다 비싸게 주고 사는 상황이 벌어졌단 의미다. 운용사들이 감당하지도 못할 숫자의 ETF를 쏟아내며 경쟁해 온 부작용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소규모 ETF를 정리하겠다고 했으나, 아직 대책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흐린 날씨 속 여의도 증권가./뉴스1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 대다수가 iNAV를 계산할 때 필요한 배당금, 채권 가격 등의 정보를 펀드 사무관리사나 지수 사업자로부터 받은 그대로 써온 것으로 드러났다. 운용사 자체적으로 해당 정보의 진위를 검증할 시스템은 없는 셈이다.

ETF가 장 중 실시간으로 거래가 되기 때문에 운용사는 투자자의 판단 지표 중 하나로 iNAV를 게시한다. iNAV는 ETF가 담은 상장사나 채권의 현재 주가를 반영해 산출되는 실시간 ‘추정’ 순자산가치다. 이 과정에서 종목에서 발생하는 배당금은 ETF가 보유한 현금으로 잡혀 iNAV에 산입된다. 먼저 예상 배당금을 미리 기입한 후 실제 배당금이 나오면 그 차액만큼 증감하는 형태로 관리된다.

문제는 이 배당금을 펀드 사무관리사가 잘못 입력하면 자산운용사 내부에 자정 장치가 없어 시장에 그대로 표출된다는 점이다. 지난달 28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포함한 11개 운용사의 170개 ETF, 바로 다음 영업일인 31일 삼성자산운용 ETF에서 iNAV 오류가 연달아 발생한 배경이다.

자산운용사 직원이 각 ETF에 담긴 종목을 일일이 확인하고, 그에 따른 배당금을 파악해 펀드 사무관리사가 준 수치와 대조하면 과실을 잡아낼 수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출시한 ETF만 204개에 달한다. ETF의 최소 구성종목이 10개인 점을 고려할 때 2040개 넘는 배당금을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와 같은 육안 스크리닝 방식으로는 사실상 검토가 불가능한 규모이다 보니 미래에셋은 펀드 사무관리사가 준 데이터를 그대로 썼고, iNAV 산출 오류로 이어졌다.

상황은 삼성자산운용도 비슷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ETF는 단기채권이다. 운용사는 채권의 실시간 가격을 지수 사업자로부터 가져온다. Kodex 단기채권 ETF의 경우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공한 수치를 썼다. 최근 에프엔가이드는 가격 산출 프로그램을 소폭 변경했는데, 지난달 말 시스템이 가동되는 과정에서 일부 통화안정채권의 실시간 가격이 오산됐다.

사정을 모르는 삼성 측이 잘못된 가격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iNAV에 오류가 생겼다. 삼성자산운용 운용역이 통안채 가격이 평소와 다른 점을 잡아내면서 iNAV는 58분 만에 수정됐다. 삼성자산운용의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보다 1개 많은 205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역이 ETF 구성종목(PDF)을 모두 까서 검증하지 않는 한 운용사 차원에서 장이 개장되기 전에 NAV의 오류를 파악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뉴스1

주요 ETF 사업자 중 iNAV 산출 오류에서 자유로운 건 운용하는 ETF가 14개뿐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다. 이 운용사는 시장에서 통할 것 같은 테마 상품만 제한적으로 출시했다. 그 덕에 운용역 한 사람이 담당하는 ETF 수가 경쟁사보다 적다.

또 외부 데이터사로부터 받는 배당금 등의 정보를 검증하는 시스템도 구축해 놨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관계자는 “iNAV 오류가 발생하면 이를 인지하고 장 시작 전에 수정한다”며 “배당금 등의 정보는 더블 체크하고 있다”고 했다.

시장에선 운용사들이 감당하기에도 벅찬 규모의 ETF를 출시해 놓은 게 이번 iNAV 산출 오류 사태로 이어졌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 ETF 순자산총액(AUM) 규모는 미국의 75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런데 개수로 보면 4분의 1 수준이다. 그만큼 시장 사이즈 대비 ETF 숫자가 많다는 뜻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ETF 관련 제도 개선 논의에 착수했다. 핵심 논의 과제 가운데 하나가 소규모 ETF 정리였다. 하지만 2025년 4월 현재까지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ETF 제도 개선과 관련해) 해외 사례를 조사하고 업계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어느 정도 진척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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