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미, 국방 외교 채널 통해 문의
군 "지역 평화 안정에서의 한미동맹 역할 논의"
콜비, 지난해 방한 때도 '대만 유사시 지원' 문의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워싱턴=EPA 연합뉴스


미국 국방부가 최근 한국 정부에 '인도·태평양 권역에서 미중 충돌이 발생할 경우 한국 군의 역할과 기여 의지'를 문의해 온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최근 '미 임시 국가 전략 지침'이 공개되며 주한미군 기능 조정 가능성이 나온 가운데, 대만해협에서 전쟁 등 유사 상황이 발생하면 한국이 기여할 부분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묻는 질의까지 미국이 보내온 것이다. 일단 우리 군은 이와 관련해 "지역 평화 안정에 한미동맹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을 뿐"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헤그세스, 방한은 취소했지만 한국 대중억제 의지 물어

미군의 동아시아작전 구상도와 미 인도태평양 육군 전구의 다영역 준비태세를 엿볼 수 있는 '패스웨이즈 작전' 구도. 그래픽=김문중 기자


이날 복수의 한미 외교·국방 소식통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장관이 이끄는 미 국방부 측은 최근 우리 정부에 인태 지역에서 미중 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 함정 유지·보수·정비(MRO)를 포함한 외교안보 정책 지원 범위를 구체적으로 문의했다. 문의 시점은 헤그세스 장관이 지난달 첫 인도·태평양 지역 순방에 나선 시점 전후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어떤 질의가 왔는지를 묻는 한국일보 문의에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인태지역 한미동맹 안보협력 프레임워크를 발표함에 따라 지역 평화 안정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역을 특정해서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헤그세스 장관이 북핵 위협보다 인태지역에서의 미중 충돌 시 한국의 기여문제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달 헤그세스 장관의 인태 순방 목적과도 맞물린다. 그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필리핀을 방문해 길버트 테오도로 국방장관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적으로 억지가 필요하지만, 특히 이 지역에서 중국의 위협에 대한 억지는 더욱 중요하다"며 "우리는 필리핀, 일본, 호주, 한국 등과 전쟁을 예방하는 필요한 억제력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주한미군 기능 조정 요구 가능성… 정부, 인터전략 담당 과 신설



최근에는 미국이 주한미군은 중국 견제와 본토 방어를 최우선으로 하고, 북한 등의 위협을 억제하는 역할은 대부분 동맹국에 맡길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와 우려를 더했다. 앞서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헤그세스 장관이 지난달 중순께 미 국방부 내에 '임시 국가 전략 지침'으로 알려진 9쪽 분량의 문건을 배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정부도 이미 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해 인태 지역에서의 대중억제 필요성을 강조하는 미국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외교부와 국방부에 인태전략 담당 과를 신설하고 역내 해상안보 관련 정책을 추진해 기여도를 높이는 전략을 취해왔다.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지역 내 미국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외교안보 정책을 추진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주한미군 역할 조정 없이 역내 질서 안정을 도모하면서 북핵 위협에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는 계산도 더해졌다.

중국을 직접 자극할 수 있는 논의도 피해 왔다. 2022년 미국의 군사안보 연구소는 비공식적으로 한국국방연구원(KIDA)에 대만 유사시 '워게임'(전쟁 시나리오) 연구를 제안하기도 했지만 불발됐다. 이 역시 중국과의 관계를 우려해서 한국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트럼프 행정부의 주한미군 기능 조정 계획은 전임 바이든 정부보다 노골적으로 대중억제에 집중할 가능성이 커졌다. 아직 확정된 계획은 아니지만,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 지명자가 주장해온 '거부전략'의 일부기도 하다. 콜비 지명자는 지난해 5월 방한 당시에도 한 비공개 1.5트랙(반민반관) 세미나에서 미중 충돌 시 전력 등 한국의 산업 지원 가능성 등을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영준 국방대 국가안전보장문제연구소 소장은 "주한미군의 대중억제 기능이 강화되면 대북 군사위협 억제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며 "대북 대비태세를 유지하려면 결국 미국이 주한미군의 한반도 안보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인태지역에서 한국이 대중억제까지는 아니더라도 안보질서 유지가 이뤄질 수 있도록 미국의 재래식 군사력 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범철 전 국방차관은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 기능 조정을 더욱 강력하고 노골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비를 해야 한다"며 "결국 한반도 방위에 대한 미국의 공약이 어떻게 보완될 것인지를 따져야 하며, 핵공유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확장억제 차원에서 한미가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2893 “윤석열 석방 화나서 감옥살이 못하겠다” ‘돈봉투 무죄’ 송영길 항소심 시작 랭크뉴스 2025.04.02
42892 서울 강동구서 소규모 땅꺼짐 발생…인명피해 없어 랭크뉴스 2025.04.02
42891 [단독] 미국 “민감국가 출신에겐 연구 자금 지원 불가” 랭크뉴스 2025.04.02
42890 [단독] 아무 일 없었다더니‥계엄군, MBC 취재진 공격하고 무고한 시민도 연행 랭크뉴스 2025.04.02
42889 "드라마 주인공과 비교해서"… 친할머니 살해 손주 중형 랭크뉴스 2025.04.02
42888 대구 대학병원 간호사 신생아 조롱 논란…“해당 간호사 사의” 랭크뉴스 2025.04.02
42887 장제원 빈소 조문 행렬…정진석 "대통령 '가슴아프다' 말해"(종합) 랭크뉴스 2025.04.02
42886 승복의 ‘ㅅ’도 언급 않는 윤석열, ‘계산된 침묵’ 의심 랭크뉴스 2025.04.02
42885 헌재 집결한 與, 광화문으로 물러난 野... '탄핵 셈법'에 대응 갈렸다 랭크뉴스 2025.04.02
42884 물 한 모금 안 먹고 25시간 트럼프 비판…최장 연설기록도 깼다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5.04.02
42883 '메이드 인 차이나' 지우고 국산 둔갑…'제이에스티나'의 만행,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4.02
42882 선고 D-2에도 심야 집회 "만장일치 파면" vs "탄핵 기각" 랭크뉴스 2025.04.02
42881 '비트코인 사랑' 트럼프, 정말 이래도 되나…장·차남 채굴사업 뛰어든다 랭크뉴스 2025.04.02
42880 이재명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 랭크뉴스 2025.04.02
42879 美 상호관세 3일 발효… 80년 동맹체제 ‘흔들’ 랭크뉴스 2025.04.02
42878 아이유, ‘좌이유’ 비난에 “속상하지만 감당해야 할 부분” 랭크뉴스 2025.04.02
42877 [단독] 난폭해지는 집회… 3월 한 달간 119 구급 출동 100건 육박 랭크뉴스 2025.04.02
42876 버스기사의 ‘50초 멈춤’…시각장애인과 안내견에게 일어난 일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5.04.02
42875 인스타·페북으로 1조 벌었는데…메타, 韓에 낸 법인세 54억 원 랭크뉴스 2025.04.02
42874 계엄·포고령·국회장악…하나라도 중대 위헌이면 윤석열 파면 랭크뉴스 2025.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