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그런데 이런 한덕수 권한대행의 선택적인 권한 행사는, 그 기준이 극히 자의적입니다.
오늘 같은 날은, 법안 취지엔 공감하지만 명확한 판단이 어렵다면서 거부권을 행사하고, 헌법재판관을 임명해야 할 땐 판단이 쉬웠는지, 헌법정신에 반한다며 버티고..
막상 헌재가 재판관 임명하는 게 맞다고 판단하니까 이제는 아예 일언반구 설명도 없이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건데요.
최고 공직자들의 헌법 무시, 홍의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복귀한 지 9일째.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무회의를 열고 각종 법안을 심의했습니다.
이어 경제안보전략회의도 주재했습니다.
[한덕수/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우리 국민과 기업 정부가 힘을 합쳐서 같이 뛰어야만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대통령 대행으로 권한은 행사하면서도, 헌법이 의무로 정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에 대해선 한 마디도 없었습니다.
지난해 12월 말 국회가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추천했지만, 대통령 권한대행이던 한덕수 총리는 국회의 추천권을 무시했습니다.
[한덕수/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지난해 12월 26일)]
"여야가 합의하여 안을 제출하실 때까지 저는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습니다."
권한대행을 물려받은 최상목 부총리는 며칠을 고민하더니, 세 명 중 두 명만 골라 임명했습니다.
[최상목/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 (지난해 12월 31일)]
"정계선·조한창 후보에 대해서는 오늘 즉시 임명하되, 나머지 한 분은 여야의 합의가 확인되는 대로 임명하겠습니다."
만약 권한대행이 임명해도 되는지, 여야 합의가 필요한지 논란이 있었다고 해도, 헌재는 지난 2월 말 권한대행들이 위헌을 저지르고 있다고 상황을 정리해 줬습니다.
최고법원 중 한 곳인 헌법재판소가 분명히 헌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최상목 부총리도, 헌재가 다시 돌려보낸 한덕수 총리도 그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을 대신한 최고 공직자의 헌법 무시는 결국 여야의 극한 충돌로 이어졌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오는 4일, 8인 체제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하기로 하면서, 하루 전만 해도 뜨거운 쟁점이던 마 후보자 임명 여부는 일단 수면 아래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석 달간의 혼란은 공직자가 헌재 결정조차 무시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부와 국회에 또 다른 숙제를 남겼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위헌 상태를 해소 하지 못한 채 탄핵심판 선고를 맞게 됐다"며 "한덕수·최상목 두 사람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송록필 / 영상편집: 박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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