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최장 탄핵심판, 억측과 음모론 난무
편향·공정성 시비 없도록 명쾌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2월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헌법재판소가 어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4일 오전 11시로 지정했다. 윤 대통령이 파면될지, 직무에 복귀할지 여부가 마침내 판가름 난다. 종국적 심판 기관인 헌재의 결정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승복해야 할 헌법적 의무가 있다. 선고일이 정해진 만큼 윤 대통령이나 여야 모두 국민 앞에 그 결과에 대한 승복을 약속해야만 한다. 이는 12·3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국가적 위기 극복의 첫걸음이자 헌법 수호 의무를 진 대통령과 정치권의 마땅한 책무다.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는 예상보다 크게 늦어져 역대 최장이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123일,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로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지 111일 만이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론 종결 후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11일 만에 선고가 이뤄졌다. 윤 대통령의 경우 한 달을 훌쩍 넘겼다. 헌재의 장고가 이어지자 "만장일치 결론이 어렵다" “인용과 기각이 5대 3으로 나뉘어 헌재가 ‘데드록’에 걸렸다”는 등 결과에 대한 억측이 난무했다. 헌법재판관과 정치권의 내통설까지 나온 마당이다. 헌재 주변에선 “공정성 시비가 없도록 법리와 증거를 세심히 따지고 결정문 자구 하나하나까지 살피느라 평의가 길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헌재는 이미 최종 결론인 평결을 내렸다는 말도 들린다. 상식을 가진 국민이라면 누가 봐도 명쾌하다고 할 만한 결정문을 내놓길 바란다. 국민의 양식에 반하거나 시비의 여지가 없어야 함은 물론이다. 탄핵심판 결과가 재판관 성향에 따라 좌우됐느니 하는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다면 1987년 이후 힘겹게 지켜온 헌정질서는 한순간에 무너질 우려가 있다. 또 다른 국론 분열과 갈등의 시작이어서는 안 된다.

가뜩이나 탄핵 찬반 진영은 선고일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며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음모론도 판친다. 파면이 결정되면 윤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를 요새화해 끝까지 버틸 것이라느니, 기각되면 소요사태가 날 것이라는 등이다.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헌재 결정에 불복할 경우 국가 위기는 심화할 수밖에 없다. 국제 신인도나 경쟁력도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 등 내우외환에 처한 이 나라가 소모적 진영 갈등으로 국력을 소진해도 될 만큼 여유롭지 않다. 무엇보다 결과를 둘러싼 폭력 사태는 용납될 수 없다. 치안당국은 경비·경호 대비에 한 치 빈틈도 없도록 하고, 무질서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특히 윤 대통령은 그 결과가 뭐든 국가의 미래를 위해 국민통합에 나서야 한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616 홍준표 “용산은 불통·주술의 상징... 대통령 되면 청와대로” 랭크뉴스 2025.04.08
45615 반려견 죽인 아버지, 딸이 흉기로 찔러… 징역 3년 랭크뉴스 2025.04.08
45614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재판관 지명할 수 있나···법조계 “위헌적 월권행위” 랭크뉴스 2025.04.08
45613 “의제강간 19세로 상향” 국민 청원…국회 논의된다 랭크뉴스 2025.04.08
45612 우원식, 한덕수에 “헌법재판관 인사청문 요청 안 받겠다” 랭크뉴스 2025.04.08
45611 美부통령 “중국 촌놈들” 비하 발언… 中관영지 “충격적이고 무례” 반발 랭크뉴스 2025.04.08
45610 [포커스] 김상욱 "한덕수, 이완규 지명은 월권‥철회해야" 랭크뉴스 2025.04.08
45609 '성남도개공 조례 청탁 혐의' 김만배 1심 실형→2심 무죄(종합) 랭크뉴스 2025.04.08
45608 입법조사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권한대행 임명 어려워" 랭크뉴스 2025.04.08
45607 “이준석, 하버드대 졸업 맞다”…경찰, 대학 통해 공식확인 랭크뉴스 2025.04.08
45606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재판관 지명할 수 있나’···법조계 “월권, 헌법 파괴” 랭크뉴스 2025.04.08
45605 롯데웰푸드, 희망퇴직 단행… 근속 10년 이상 대상 랭크뉴스 2025.04.08
45604 [단독] 메리츠, 홈플러스 대출금리 8% 아닌 14%... 타 채권자들은 금리 조정폭 주목 랭크뉴스 2025.04.08
45603 ‘성남도개공 조례 통과 청탁’ 김만배 1심 뒤집고 2심서 무죄 랭크뉴스 2025.04.08
45602 '尹 동기' 이완규·'30년 재판' 함상훈…신임 재판관 후보자 랭크뉴스 2025.04.08
45601 윤석열 당선무효 시 국힘 ‘400억 반환’ 파산 가능성 랭크뉴스 2025.04.08
45600 홍준표 "김문수는 탈레반, 나는 유연…대통령 되면 청와대로"(종합) 랭크뉴스 2025.04.08
45599 우원식 개헌 공감했던 이재명, 입장 선회…최고위서 무슨 일이 랭크뉴스 2025.04.08
45598 [영상] '인간 태운 늑대 로봇 질주'…日 차세대 이동수단 '콜레오' 화제 랭크뉴스 2025.04.08
45597 원/달러 환율 금융위기 후 최고 수준…증시는 소폭 반등 랭크뉴스 2025.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