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일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한 의대생이 강의실을 나서고 있다. 이날 강의실에서 진행된 의학과 1학년 전공 수업에는 정원 60명 가운데 단 8명(13%)만 수업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올해 입학한 의대생 셋 중 한 명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2년 이상 지난 ‘늦깎이 신입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추진한 의대 정원 확대와 대학 졸업자들까지 가세한 의대 쏠림 현상이 맞물린 결과다.



을지대·영남대·인제대 등, 신입생 절반 ‘삼수 이상’
신재민 기자
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39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학대 제외)에 입학한 신입생(4641명) 중 고3 수험생(2025년 2월 고교 졸업자)은 1887명(40.6%)이었다. 2024년 2년 고교를 졸업한 재수생은 1325명(28.5%)으로 집계됐다.

2023년 2월 또는 이전에 고교를 졸업하고 올해에 의대에 입학한 인원은 총 1429명으로, 전체 신입생의 30.8%였다. 삼수 이상에 해당하는 이들의 수는 올해 의대 정원 증원 규모(1509명)에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입학한 삼수 이상 지원자(876명)에 비해 553명 늘었다. '사수 이상'에 해당하는 신입생(653명)도 지난해(364명)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학교별로 보면 신입생 중 삼수 이상 지원자의 비율이 33.3%를 넘는 의대가 18곳에 달했다. 특히 올해 정원을 늘린 지역 소재 의대들에 이같은 신입생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을지대(50%)·영남대(46.6%)·인제대(46.2%) 등은 삼수 이상이 신입생의 절반 정도였고, 제주대(36.1%)·건양대(32.1%) 등은 사수 이상 신입생이 30%가 넘었다.



실제로 올해 의대 신입생 중엔 이미 대학을 졸업하거나, 취업 중 입학한 이들이 어느해보다 많다. 30대 초반인 A씨는 대학 졸업 후 최근까지 직장을 다니다 비수도권 의대에 25학번 신입생에 입학했다. 그는 “사정상 하루라도 빨리 졸업해야 하는데, 홀로 수업을 들었다가 동기·선배들에게 찍힐까봐 눈치를 보고 있다”며 “의대 증원 소식에 대학 졸업 후 몇 년 만에 밤잠, 주말 반납해 공부했는데,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게 맞는 일인가 싶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수도권의 한 의대에 입학한 B씨도 “선배와 동료 사이에서 ‘배신자’가 돼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과 의사로서의 시작이 더 늦어지는 것 중 무엇이 더 손해일까 계산하게 된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전국 대부분 의과대학으로 의대생들이 복귀한 가운데 1일 서울 시내 한 의대 강의실에서 교수가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대다수 의대에서 의대생이 1학기 등록을 완료한 상황이나, 수업 정상화 여부는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전히 상당수 대학에선 학생회를 중심으로 등록 후 휴학, 수업 거부 등의 움직임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고려해 서울대 등 상당수 의대가 개강 초 1~2주간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거나 출석 체크를 하지 않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일부 대학 단체 대화방에선 학생들이 수업 거부를 인증하는 게시물을 올리며 집단 행동을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교육부 측은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는 경우에 한해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인 3058명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재민 기자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532 윤석열, 파면 5일째 관저 생활…11일에야 나올 듯 랭크뉴스 2025.04.08
45531 또 실화로 발생한 하동 산불, 24시간 만에 주불 잡았다 랭크뉴스 2025.04.08
45530 [단독] 조기대선 재외선거관 18명 금주 출국…총 예산 3867억 랭크뉴스 2025.04.08
45529 인플루언서 SNS→언론 속보→증시 급등…"관세 90일 유예" 가짜뉴스 소동의 전말 랭크뉴스 2025.04.08
45528 이재명 "한덕수, 대통령이 될 줄 아나"... 尹 측근 이완규 재판관 지명에 반발 랭크뉴스 2025.04.08
45527 [속보] 의협 “정부·국회, 의료정상화 논의할 장 마련해달라” 랭크뉴스 2025.04.08
45526 이재명 '쪼개기 후원' 등 기소된 이화영 측 "검찰, 수사권 남용" 주장 랭크뉴스 2025.04.08
45525 미-중 치킨게임…중국, 트럼프 50% 추가 관세 위협에 “끝까지 싸울 것” 랭크뉴스 2025.04.08
45524 헌재에 내란연루 의혹 이완규 ‘알박기’…윤석열 유훈통치 그림자 랭크뉴스 2025.04.08
45523 삼성 갤럭시, 이번엔 확 얇아진다…다음달 '슬림폰' 엣지 출격 랭크뉴스 2025.04.08
45522 민주 “韓대행 ‘이완규·함상훈 지명’ 권한쟁의·가처분” 랭크뉴스 2025.04.08
45521 보아, '전현무와 취중 라방'에 사과…"실망 드려 죄송" 랭크뉴스 2025.04.08
45520 경찰 치고 달아난 40대 주머니에서 발견된 ‘수상한 가루’ 랭크뉴스 2025.04.08
45519 승계 논란 의식한 한화에어로… 3형제 출자로 선회 랭크뉴스 2025.04.08
45518 [속보]대통령 선거일, 6월 3일 확정 랭크뉴스 2025.04.08
45517 [속보]홍준표 “김문수는 ‘탈레반’, 난 유연해”···“용산은 불통과 주술의 상징” 랭크뉴스 2025.04.08
45516 이재명 "한덕수, 자기가 대통령 된 줄 착각…재판관 지명은 오버" 랭크뉴스 2025.04.08
45515 조갑제 “국힘, ‘부정선거 음모론’ 악령에 접수된 사교 집단” 랭크뉴스 2025.04.08
45514 한덕수 뽑은 국민 아무도 없다…헌법재판관 지명 ‘월권’ 파문 랭크뉴스 2025.04.08
45513 한동훈, 10일 국회에서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 랭크뉴스 2025.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