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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의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는 4일 오전 11시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기일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지정한 1일 헌법재판소의 본관 5층 건물은 출입을 철저히 통제한 채 모든 창문에 커튼까지 내렸다. 경찰들만 헌재 앞 100m 인근을 ‘진공 상태’로 만들기 위해 농성 중인 지지자들에 철수 협조를 구하며 바삐 움직였다. 헌재는 이날 오전 10시40분쯤 윤 대통령 선고기일을 4일 오전 11시로 지정한 뒤 보안을 강화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 기일을 앞두고 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김형두 헌법재판관(가운데)이 직원들과 헌재 경내를 보안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재현 공보관은 “선고일은 이날 오전 재판관 평의에서 협의돼 정해졌다”며 “선고까지 평의 진행 여부, 평결 단계 등은 비공개”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경찰관 2~3명의 상시 동행 경호를 받던 헌법재판관들의 신변 보호 수준은 한층 강화된다. 선고 전까지 결론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재판관을 포함한 직원들은 지금까지처럼 도시락 및 직원 전용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며 선고기일까지 최대한 보안을 유지해야 한다.

헌재는 전날인 지난달 31일에도 “4월 10일 일반 사건을 선고한다”면서도 윤 대통령 선고일은 지정하지 않았다. 이튿날 오전 평의를 열어 4일 선고를 사흘 앞서 공표한 것을 놓고 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재탄핵’ 추진을 공식화하자 선고일 지정을 서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김대환 서울시립대 로스쿨 교수는 “여야가 선고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고, 선고가 재판관 2인의 퇴임을 넘긴다면 헌재를 파괴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어 이 역시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론 종결부터 선고까지 38일 걸려…朴 3.5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공지된 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차도를 따라 경찰 차벽이 세워져 있다. 양수민 기자

당초 윤 대통령 선고일로 ‘3월 14일’ ‘3월 21일’ 금요일이 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건 선고가 변론 종결로부터 각각 14일·11일 후 금요일에 이뤄진 전례 등이 근거였다. 그러나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지난 2월 25일 최종 변론 이후 38일간이란 역대 최장 평의를 하면서 각종 기록을 양산했다. 평의만 박근혜 전 대통령 때의 3.5배다. 소추일부터 따지면 총 심리 기간은 111일로, 노무현 63일·박근혜 91일보다 각각 48일, 20일 더 걸렸다. 윤 대통령 심판은 11차 변론동안 16명의 증인을 신문했다. 17차 변론에 증인 26명을 신문한 박 전 대통령보다 변론 횟수는 적었지만 이후 평의가 길어졌다.

8인 재판관들의 장고(長考)가 역대 최장 기록을 연일 경신하면서 그 배경을 둘러싸고 각종 추측도 난무했다. 특히 지난달 21일 선고까지 무산돼‘ 4월 선고가 가시권에 들어온 뒤론 “재판관간 이견이 커서 결론을 쉽게 못 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선고 당시 재판관의 기각·인용·각하 의견이 5(4대1):1:2로 네 갈래로 갈린 것도 이같은 추측에 힘이 붙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최근에는 이같은 배경 속에 ‘재판관 5대 3 교착설’까지 부상했다. 8명 재판관 중 기각이나 각하 의견이 3명이면 헌재는 인용 정족수 6명 미달로 기각 결정을 해야 하는데, 5명의 재판관이 이런 결과를 피하려다 보니 선고가 지연되고 있다는 추측으로 재판관 평의 내용이 보안을 유지한 상황에서 구체적 근거는 없었다. 일각에서는 헌재가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4월 18일까지도 선고를 못한 채 헌재가 6인 체제가 되면서 마비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법조계 “최장기 숙의 이견 있어 보여…만장일치는 안될 듯”
1일 서울 종로구 헌재에 관계자가 지나가고 있다. 뉴스1

헌재가 이날 4일 선고를 발표하면서 교착설은 사실상 낭설로 나타났다. 법조계에선 재판관들이 최장기 숙의를 한 만큼 ‘만장일치’ 의견을 낼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차진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분명히 재판관들 사이에 협의가 필요한데 협의가 안 된 부분들이 있어 보인다. 형법상 내란죄 인정 여부 등 사실관계를 어디까지 확정할 것인지가 쟁점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결론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만장일치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헌재가 지난주 이전에 이미 결론을 내놓고 결정문 문구를 정교화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재판관들이 오후 5시쯤 일찍 퇴근하는 날이 있었다는 점, 평의가 30분 혹은 1시간 이내로 짧게 진행하거나 일반 사건을 선고한 지난달 27일엔 평의를 하지 않고 건너뛴 점 등이 근거다.

다만 재판관들 사이에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는 추론에 그칠 수밖에 없다. 평의는 헌법재판소법 34조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되며, 내용 공개는 위법이다. 평의가 열리는 회의실 안에는 재판관 외에 누구도 들어가지 못한다. 평의 과정에서 있었던 의견 충돌은 수십 년 뒤 재판관의 회고록에서 드러나기도 한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국민적 파장이 불가피한 만큼, 후폭풍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선택 고려대 로스쿨 명예교수는 “지금은 예측이 의미가 없다. 헌재의 결정 후 지지자들 사이에 불상사가 없게끔 대비하고 정치인들은 국민 통합을 위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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