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한 인화성 물질로 불도 질러
경기 시흥경찰서 전경.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편의점에서 근무 중인 전처를 찾아가 살해하고, 매장에 불까지 지른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살인 및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A씨를 형사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1시 11분쯤 시흥시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던 전처 30대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미리 준비해 온 인화성 물질을 매장에 뿌리고 불을 붙여 방화한 혐의를 받는다. 흉기에 찔린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시간 뒤쯤 결국 숨졌다. 불은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오전 1시 19분쯤 진화됐다.
범행 후 달아난 A씨는 사건 발생 1시간여 뒤인 오전 2시 13분쯤 시흥시내에 주차된 차 안에 있다 경찰에 검거됐다. 검거 당시 그는 자해해 목 부위 등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이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와 B씨는 지난해 말 이혼한 사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최근 들어 B씨에게 접근해 협박했으며, 이로 인해 B씨가 피해를 호소하며 경찰에 신고한 전력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해하던 B씨는 지난달 24일 A씨로부터 협박을 받은 지역의 관할서인 인천 남동경찰서에 안전조치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B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했으며, ‘안전조치 대상자’로 112에 등록했다.
A씨가 흉기를 들고 나타나자, B씨는 경찰로부터 받은 스마트워치를 눌러 신고했으나, 몸을 피하지는 못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 역시 ‘코드 제로’(CODE 0·매뉴얼 중 위급사항 최고 단계)를 발령하고, 3분30여초 만에 현장으로 출동 했으나, 범죄 피해를 막을 수는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스마트워치를 지급했으나 범죄 피해를 막기엔 한계가 있었다”며 “A씨가 자해로 인해 치료 중이기에 회복 후 체포영장을 통해 신병을 확보한 뒤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