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 인근의 벚꽃나무에 벚꽃이 피어있다. 기상청 제공
지난 주말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벚꽃이 개화하면서 지역마다 벚꽃 개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기상청이 제공하는 봄꽃개화현황을 보면 지난 27일에는 경주 보문관광단지, 28일에는 부산 남천동, 29일엔 하동 쌍계사와 진해 여좌천에 있는 군락지에서 벚나무가 꽃을 피웠다.
기상청은 서울 종로구 서울기상관측소에 있는 계절 관측표준목을 기준으로 서울 봄꽃 현황을 발표한다고 31일 설명했다. 기상관측소 마당에는 계절 관측과 기록을 위한 진달래, 매화, 벚나무, 단풍나무 등이 심어져 있다. 관측목 눈의 총수 중 20% 정도가 발아한 날을 발아일로, 나무 중 한 가지에서 세 송이 이상 꽃이 활짝 피었을 때를 개화일로 본다. 나무의 꽃이 80% 이상 활짝 피면 만발 시기로 기록한다.
이날 방문한 서울관측소 벚나무에는 나무 전체에 꽃봉오리가 매달려 있지만 꽃은 한 송이도 피어있지 않았다. 올해 서울 벚꽃은 평년과 비슷한 4월 초·중순쯤 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서울 벚꽃은 3월25일 피어나 관측 사상 가장 이른 개화 시기를 보였다. 지난해 개화일은 4월1일로 평년보다 일주일 빨랐다.
봄꽃 개화 예측은 산림청에서, 관측은 기상청에서 담당한다. 산림청은 지난 2월24일 ‘봄철 꽃나무 개화 예측지도’를 발표하며 3월26일 제주 한라수목원을 시작으로 4월19일 지리산 세석대피소까지 전국에 벚꽃이 필 것으로 내다봤다. 겨울 평균기온이 전년보다 2.5도 낮아 개화가 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예측지도 작성에 참여한 김동학 산림청 국립수목원 산림생물보전연구과 연구사는 “갑자기 추워졌다 갑자기 더워지는 등 기상 상황이 너무나 들쭉날쭉해 개화 시기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며 “봄꽃 지도를 발표할 때는 2월까지의 기온으로 개화 시기를 전망하기 때문에 3월 날씨가 변덕을 부리면 꽃 피는 시기를 종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올 3월에는 따뜻한 서풍과 차가운 북서풍이 번갈아 불며 전국 기온이 포근한 날씨와 영하권을 오가는 등 큰폭으로 움직였다.
오락가락하는 날씨 속에서 봄꽃들도 제멋대로 피고 있다. 서울을 기준으로 매화는 지난 23일 발아해 평년보다 13일가량 늦게 꽃눈을 터뜨렸지만 바로 다음 날인 23일 꽃을 피워 개화 시기는 평년보다 3일 이르게 기록됐다. 개나리는 평년보다 이틀 늦은 20일 발아해 평년보다 3일 이른 25일 개화했다. 벚나무는 지난 27일 평년대비 3일 늦게 발아한 상태다.
31일 서울 종로구 서울기상관측소 계절 관측표준목인 왕벚나무에 꽃봉오리가 맺혀 있다. 오경민 기자
31일 서울 종로구 서울기상관측소 마당에 계절 관측표준목인 왕벚나무가 서 있다. 오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