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與 "민주당 의회독재에 국민들 계엄 이유 돌아봐"
세 달 전엔 사과, 지금은 "野, 진짜 내란 세력"
광장과 거리 두는 與 지도부 용기 무색해질라
지난해 12월 4일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계엄군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많은 국민은 민주당의 막가파식 의회 독재와 입법 내란을 보면서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던 이유를 다시 돌아보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31일 비상대책회의 모두발언 내용이다. 무도했던 지난해 12월 3일 밤 계엄령의 책임을 야당에 돌리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합리화하는 말로 들린다. 하지만 권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말 여당 비상사령탑에 오르며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불안과 걱정을 끼친 점을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인 인물이다. 그런 권 비대위원장이 이날 적반하장으로 민주당을 "진짜 내란 세력"으로 규정했다. 당도 이재명 대표와 방송인 김어준씨, 민주당 초선 70명을 이날 경찰에 '내란' 등 혐의를 달아 고발했다.

사과한 지 고작 세 달이다. 아직 법원이 혐의를 확정하진 않았지만, 국민의힘은 '헌정사상 최초 내란수괴(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라는 오명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런데도 권 비대위원장은 극우세력이 주로 쓰는 '계몽령' 표현만 안 썼다 뿐이지, 그 논리를 그대로 차용했다. 계엄 악재에도 오히려 지지율 상승을 이끈 강성 지지층의 결집을 의식한 모양새다.

물론 권 비대위원장 언급처럼, 계엄으로 거대 야당의 횡포와 '국정 발목잡기'의 실체를 깨달았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번 정부 출범 후 민주당이 발의한 탄핵안이 30건이고, 이 중 헌재 판결이 나온 9건은 모두 기각됐다. 그럼에도 야당 지도부는 한덕수 국무총리 재탄핵을 언급하고 초선들 사이에선 '국무위원 줄탄핵을 통한 국무회의 마비'라는 위험한 발상까지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들 뇌리엔 계엄의 기억이 선명하다. 계엄군 헬기가 국회에 내려앉고, 총을 찬 계엄군이 국회 창문을 깨며 진입했다. 상황은 신속히 종료됐다지만, 국민들은 민주주의의 위기를 두 눈으로 목도했다. 검찰도 윤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했다. 계엄 후 여론조사에서 '탄핵 찬성' 의견이 단 한 번도 과반 아래로 떨어진 적 없는 이유이자(한국갤럽), 여당 투톱이 늦게라도 "느닷없는 사건으로 혼란과 충격을 드렸다"며 사과했던 이유일 것이다.

지난해 12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계엄군이 창문을 깨고 진입하고 있다. 뉴시스


여당이 '내란 정당' 프레임을 야당에 넘기고 싶을 수 있다. 그러나 계엄의 방아쇠를 당긴 사람은 윤 대통령이다. 자신들도 "잘못됐다"고 인정한 계엄 해제 표결 순간에 국민의힘 의원 다수가 본회의장에 자리하지 않았다는 역사도 변하지 않는다. 상대에 '내란' 딱지를 붙이기 전 스스로의 과오를 충분히 돌아봤는지 의문이다. 적잖은 여당 의원들이 "민심 괴리를 피하려 '아스팔트 광장'과 거리를 두는 당 지도부의 용기가 대단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같은 찬사가 무색해지지 않길 바란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422 최장 기간 숙고한 헌재… 법 위반 중대성 여부가 尹 파면 가른다 랭크뉴스 2025.04.02
47421 인용되면 줄수사‥기각되면 모든 권한 회복 랭크뉴스 2025.04.01
47420 [단독]올해 신입 의대생 30%는 삼수 이상…"졸업 급한데 찍힐까 눈치" 랭크뉴스 2025.04.01
47419 개도국 넘어 미국 노린다…‘함정+공급망’ 전략 필요 랭크뉴스 2025.04.01
47418 탄핵 인용·기각·각하 경우의 수는? 랭크뉴스 2025.04.01
47417 경찰, 4일 최고 비상령 ‘갑호비상’ 발동…헌재·대통령 관저 주변 학교 임시휴업 랭크뉴스 2025.04.01
47416 도심행진하던 탄핵 찬반 충돌할 뻔…200m 떨어져 철야농성(종합) 랭크뉴스 2025.04.01
47415 美합참의장 후보 "北은 즉각적 안보도전…한미일 안보협력 지지" 랭크뉴스 2025.04.01
47414 "한국이 우리 문화 베꼈다" 中 유명 마술사 망언에…서경덕 "열등감 폭발이냐" 랭크뉴스 2025.04.01
47413 '탄핵 선고' 4일 헌재 일대 차량 통제·광화문 대형 집회... 교통 혼잡 예상 랭크뉴스 2025.04.01
47412 與 "기각" 강조하며 "승복" 주장…"5대3 데드락 풀렸나" 불안감도 랭크뉴스 2025.04.01
47411 [속보] 美합참의장 후보 "北 장거리 미사일·핵 즉각적 안보 도전 야기" 랭크뉴스 2025.04.01
47410 숙의는 끝났다…쟁점 중 하나라도 ‘중대한 위헌’ 인정 땐 파면 랭크뉴스 2025.04.01
47409 등산 갈 때마다 봤던 '이 나무' 알고보니 비만치료제?…"식욕 억제 효능" 랭크뉴스 2025.04.01
47408 동서·브이티 등 7개 종목, 2일 하루 동안 공매도 금지 랭크뉴스 2025.04.01
47407 선고 직전 시계를 본다‥노무현·박근혜 때는 20분 만에 랭크뉴스 2025.04.01
47406 산불에 할머니 업고 뛴 외국인, 법무부 “장기거주 자격 검토” 랭크뉴스 2025.04.01
47405 계엄군, 케이블타이로 민간인 묶으려 했다…‘윤석열 거짓말’ 증거 랭크뉴스 2025.04.01
47404 윤석열 탄핵 인용되면 조기대선 언제?…‘6월3일’ 유력 랭크뉴스 2025.04.01
47403 주한미군 “한국 계엄령 안 따라”···개인 SNS 글에 “거짓” 일일이 지적 랭크뉴스 2025.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