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4년 9월 1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한덕수 총리는 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습니다. 당시 8개월째 지속되고 있던 의료 대란이 설전의 주제였습니다. 야당 의석에서 "국민들이 죽어 나가지 않느냐"는 질타가 나오자, 한 총리는 "그것은 가짜뉴스"라며 "어디에 죽어 나가냐?"고 언성을 높였습니다.

의료 대란은 해를 넘긴 지금까지도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환자들의 피해도 구체적인 통계로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죽어 나간다는 말이 '가짜뉴스'였을까요?

■ 의료 공백 기간 '암 수술' 한 달 이상 대기 8.9%P 늘어
의료 대란이 시작된 시점은 2024년 2월입니다. 같은 해 주요 암 7종 수술 환자가 진단부터 수술까지 대기한 기간을 분석한 결과 평균 대기 기간이 43.2일로 의료 공백 이전인 2023년에 비해 5.3일 늘었습니다.

주요 암 7종 수술 환자 가운데 대기 기간이 한 달을 넘긴 환자의 비율이 2024년에는 49.6%로, 2023년 37.9%에 비해 8.9%P 늘었습니다. 암 수술 환자가 몰리는 상급종합병원으로 한정하면 10%P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암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수술입니다. 전문가들은 진단 이후 수술까지 한 달 이상 걸릴 경우 사망 위험이 최대 2배 높아진다고 지적합니다. 서울의대 가정의학과 윤영호 교수는 "하위-중위 병원에서 1개월 이상 수술을 기다린 환자는 상위 병원에서 1개월 이내 수술을 받은 환자에 비해 사망률이 위암은 1.96배, 대장암 1.87배, 직장암 2.15배, 췌장암 1.78배, 폐암 2.21배, 유방암 3.8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습니다.

■ '유방암' 수술 지연 비율 가장 높아...위암·두경부암·대장암 순
암종별로는 유방암 환자들 가운데 한 달 이상 대기한 환자들의 비율이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2024년 57.8%로, 전년 대비 9.7%P가 늘었습니다. 유방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수술까지 한 달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는 겁니다. 위암의 경우 한 달 이상 대기 환자의 비율은 43.4%, 두경부암 40.5%, 대장암 39.6%로 대부분 의료 대란 이전보다 늘었습니다.

의료 공백 기간 암 수술 환자들의 피해가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가운데는 수술 지연으로 결국 사망에 이른 환자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통계 이면에는 환자와 그 가족들의 불안과 고통, 슬픔이 숨어 있습니다.

■초과 사망자 3,136명까지...이래도 가짜뉴스?
앞서 2024년 2월부터 7월까지 3,136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습니다. 의료 대란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은 환자들의 피해가 지금 이 순간에도 이어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래도 의료 대란으로 국민들이 죽어 나가는 것은 가짜뉴스라고 호통을 칠 수 있을까요. 6개월 전 그 호통의 당사자였던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제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 권한대행입니다. 여전히 같은 생각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픽 : 조은수)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711 윤석열의 ‘법률 집사’ 이완규, 해소되지 않은 ‘그날’의 의혹 랭크뉴스 2025.04.08
45710 민주 “馬 임명은 안 하더니… 헌재 ‘보수 우위’ 재편 의도” 격앙 랭크뉴스 2025.04.08
45709 [속보]한덕수, 트럼프와 첫 통화…트럼프 취임 78일 만에 랭크뉴스 2025.04.08
45708 韓대행, 트럼프 美대통령과 통화…트럼프 2기 출범 후 첫 대화 랭크뉴스 2025.04.08
45707 [속보]韓 권한대행, 트럼프와 통화…한미 정상간 5개월 만 랭크뉴스 2025.04.08
45706 [속보] 한덕수 대행, 트럼프 美대통령과 첫 통화 랭크뉴스 2025.04.08
45705 북한군, 무장한 채 군사분계선 침범… 경고사격에 북상 랭크뉴스 2025.04.08
45704 [속보] 韓권한대행, 트럼프 美대통령과 첫 통화 랭크뉴스 2025.04.08
45703 "뚱뚱하면 밥도 '비싸게' 먹으란 거냐"…태국 식당 마케팅 논란,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4.08
45702 [단독] HUG 보증금 반환 빨라야 4~5개월… 전세사기 피해자, 새집 계약 날릴판 랭크뉴스 2025.04.08
45701 의협 “내년 의대 증원 0명 확정해야”… 정부에 백기투항 압박 랭크뉴스 2025.04.08
45700 트럼프, '공산품 무관세' EU 제안 일축 "우리에겐 매우 나빠" 랭크뉴스 2025.04.08
45699 박나래 55억 집 털렸다…경찰, 수사 착수 랭크뉴스 2025.04.08
45698 "부자男 사로잡아 결혼하는 법"…강의로 280억 번 여성, 세금에 결국 랭크뉴스 2025.04.08
45697 고용부, 심우정 검찰총장 딸 ‘특혜 채용 의혹’ 조사 랭크뉴스 2025.04.08
45696 김동연 “윤석열, 내게 ‘국힘 접수해달라’ 제안···90% 가까이 혼자 얘기해” 랭크뉴스 2025.04.08
45695 "임금 삭감 없는 정년연장, 청년 일자리만 뺏는다" 한은의 경고 랭크뉴스 2025.04.08
45694 “나만 불행할 수 없어” 초등생 살해 교사, 범행 90분 전 남편과 통화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4.08
45693 노동부, 심우정 검찰총장 딸 '특혜채용' 의혹 조사 나선다 랭크뉴스 2025.04.08
45692 "10억 내기하자" 이준석 학력 위조 논란…경찰, 하버드대 공식 확인 결과 나왔다 랭크뉴스 2025.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