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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방문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중국 출장 길에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 등 핵심 사업 수장들이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가 전장 사업을 강화하는 가운데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을 쥔 중국 기업들과 관계를 적극적으로 다지는 행보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일주일간 이어진 이 회장의 중국 출장에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장(부회장), 최주선 삼성SDI 사장,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함께 했다. 삼성 관계자는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경영진이 이 회장과 함께 중국 내 잠재 고객사들과 미팅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2일 베이징 샤오미 공장에, 24일 선전 BYD 공장 등을 방문했는데 비공개로 진행된 중국 기업 최고경영진 회동도 상당히 많았다고 한다.



반·배·디 모두 中에 대형 생산기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22일 레이 쥔 샤오미 회장을 샤오미 전기차 공장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중국 샤오미 웨이보 캡처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는 삼성그룹의 핵심 사업들로, 1990년대부터 중국 현지에 대규모 생산 기지를 갖췄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2014년부터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천진과 동관에서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을 각각 1999년과 2004년부터 생산하고 있다. 삼성SDI 경우 천진에서 2008년부터 전기차 및 소형IT 기기 등에 쓰이는 소형 배터리를, 시안에서는 2015년부터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장치(ESS)에 쓰이는 각형 배터리를 생산해 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중국산 부품·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삼성이 거액을 투자한 중국 내 생산 시설의 향후 운영 방안에 대해 고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 기업과 협력으로 성장 돌파구

이들 사업을 책임진 수장들이 이 회장의 중국 출장에 총 출동한 만큼 삼성이 향후 중국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기는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만, 중국 내수용으로 삼성이 공급하는 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가 모두 들어가는 전기차·전장 시장에 삼성은 주목하고 있다. 중국이 워낙 거대한 시장인 만큼 삼성전자와 계열사 실적을 한꺼번에 끌어올릴 수도 있다. 지난해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48.3% 증가하며 급성장하는 상황도 매력적인 요소다. 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해마다 괄목할 만큼 성장하고 있으며 유럽 시장에도 이미 크게 침투해 있다”라며 “한국에는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완성차 기업엔 위기이지만, 삼성 같은 전장 부품사들은 기회일 수 있단 의미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중국의 기술력이 빠르게 추격하고는 있지만 OLED에서는 한국의 기술력이 우위인 만큼 삼성은 OLED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장분야에서 OLED 디스플레이를 통해 차량용 클러스터, 센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고해상도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공급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차량용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32.5%로, 처음 1위에 올랐다.

중국 정부가 최근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을 펼쳐 내수 부양에 나선 점도 삼성엔 반가운 소식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중의 유동성을 확대하기 위해서 지난해보다 2배가량 늘어난 보조금 3000억 위안(약 60조원)을 배정했다. 새 전기차ㆍ스마트폰 구매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어 올해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기대된다.



회장이 직접 뛰자 분주해진 경영진

이 회장은 올해 2월부터 진행된 삼성그룹 임원 교육에서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후 직접 경영진을 이끌고 중국을 찾아 공급사로서 뛰는 모습을 보이면서 업계에서는 향후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지 기대하고 있다.

전영현 부회장이 이번 중국 출장에 함께한 점도 주목된다. 중국 반도체의 기술 자립 수준이 높아지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가 위협을 받는 가운데, 판로 개척을 위해 수장이 나섰기 때문이다. 전 부회장은 지난해 5월에도 방한한 리창 중국 총리를 이 회장과 함께 만났다. 지난 19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전 부회장은 중국 반도체에 관해 “중국에서 로우엔드(low-end, 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시장에 들어올 수 있지만, 우리가 선단 노드를 빨리 개발하면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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