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 급락, 2500 붕괴
힘 빠진 코스피 국내 주식시장 전 종목에 대해 공매도가 재개된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공매도 재개, 미국발 상호관세 우려 속에 전장보다 76.86포인트(3.00%) 내린 2481.12에 거래를 마쳤다. 이준헌 기자 [email protected]
외인 투자자 1조6000억 순매도
삼성전자, 다시 6만원 아래로
원·달러 환율도 1472.9원 마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공매도가 5년 만에 전면 재개된 31일 코스피 지수가 3% 급락하며 2500선이 붕괴됐다. 공매도 재개와 임박한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미국 경기 침체 우려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1470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6.86포인트(3%) 내린 2481.12로 마쳤다. 하루 만에 3% 급락한 것이다. 지난 28일 2600선을 내준 데 이어 2500선마저 붕괴됐다. 2월4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2480대까지 밀려났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91포인트(3.01%) 내린 672.85로 마감했다.
이날 지수를 끌어내린 건 외국인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6000억원가량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215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특히 공매도 재개 첫날 코스피·코스닥 합쳐 공매도 거래대금은 1조7284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외국인 거래대금이 1조5434억원으로 90%를 차지했다.
전 종목이 내림세를 보인 가운데 반도체주와 2차전지주의 하락폭이 컸다. 삼성전자(-3.99%), SK하이닉스(-4.32%) 등 반도체주는 약 4% 하락했다. 지난 20일 5개월 만에 ‘6만전자’를 회복한 삼성전자는 다시 ‘5만전자’가 됐다. 포스코퓨처엠(-6.38%), 엘앤에프(-7.57%), LG에너지솔루션(-6.04%) 등 2차전지주도 공매도 영향으로 급락했다.
이날 금융시장이 하루 만에 유독 롤러코스터를 탄 원인은 공매도에 더해 미국발 영향도 큰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2일(현지시간) 발표할 상호관세 부과 대상국에 한국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지난 28일 공개된 미국의 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가 시장 예상보다 높아 미국에서 고물가·저성장을 의미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돼 뉴욕증시에서 투매 양상이 나타났다.
아시아 증시도 흔들렸다. 일본 닛케이 평균 지수는 전날보다 4.05%, 대만 가권 지수는 4.2% 하락했다.
외환시장도 덩달아 출렁였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주간 종가 기준)은 전 거래일보다 6.4원 오른 1472.9원을 기록했다. 주간 종가 기준으로 2009년 3월13일(1483.5원)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12월30일의 1472.5원을 3개월 만에 넘어서며 비상계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장기화도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44% 내렸는데 원화 가치는 오히려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