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루프·암 발생 연관성 밝혀져
피임·과다월경 등 치료용으로 쓰여
3년 미만 사용 땐 암 위험 5.4배 급증
사전 위험인자 검토·정기 검진 권고


피임과 자궁질환 치료에 흔히 사용되는 ‘자궁 내 장치’가 유방암 발생과 관련 있다는 국내외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방암 가족력이나 고위험 인자 등이 있는 여성의 경우 의료진 상담을 통해 사용 결정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게티이미지뱅크

흔히 '루프'로 불리는 자궁 내 장치(LNG-IUS)는 30·40대 가임기 여성층에서 피임과 과다월경, 이상자궁출혈,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등 질환 치료 목적으로 많이 사용된다. 자궁 안에 설치하는 T자형 기구로, 일정 기간 소량의 합성 황체 호르몬인 '레보노르게스트렐'을 지속 방출한다. 이 호르몬은 자궁 내막의 증식을 억제하고 자궁 경부 점액을 끈적하게 만들어 정자의 이동을 어렵게 해 피임 효과를 나타낸다.

여러 피임법이 있지만 자궁 내 장치는 장기간 효과가 지속하고 별도의 복용이나 주입이 필요 없다는 장점 때문에 선호된다. 특히 자궁을 보존하고 싶어하는 여성이나 수술을 피하고자 하는 경우 대체 치료법으로 활용된다.

국내 공식 통계는 제한적이나 건강보험 급여 기준으로 자궁 내 장치 사용자는 연간 수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 세계적으로는 북유럽과 미국 등에서 높은 사용률을 보인다. 최근엔 피임 보다 질환 치료 목적으로 사용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그런데 이런 자궁 내 장치의 사용이 유방암 발생 위험 증가와 관련 있을 수 있다는 해외 연구가 근래 잇따랐다. 국내에서도 둘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산부인과 육진성·노지현 교수팀은 2014~2017년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이상자궁출혈 진단을 받은 30~49세 여성 6만1010명을 대상으로 LNG-IUS 사용과 유방암 발생 위험을 비교·분석했다. 해당 연구 논문은 미국 산부인과학회 공식 학술지(Obstetrics & Gynec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분석 결과 LNG-IUS 사용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은 10만 명당 223건으로, 비사용자(10만명당 154건) 보다 높았고 유방암 위험이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덴마크 연구팀이 180만명의 여성 코호트(동일 집단) 연구에서 LNG-IUS 사용으로 유방암 위험이 21% 높아진다고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을 통해 보고한 것과 일정 부분 일치한다. 앞서 핀란드 연구팀도 유방암과의 연관성을 보고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특히 LNG-IUS의 사용 기간별 위험 변화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점이 눈에 띈다. LNG-IUS 사용 초기 3년 미만일 땐 유방암 위험이 5.4배로 급격히 증가했으나 5년 이상 사용 시 위험은 1.77배로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레보노르게스트렐 호르몬은 유방 조직 내 프로게스테론 수용체를 자극해 암과 연관된 상피세포 증식을 유도할 수 있다. 특히 사용 초기에는 방출량이 많고 혈중 농도도 상대적으로 높아 유방통 같은 증상을 유발하며 이에 따른 유방 검진 빈도 증가로 인한 조기 진단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5년 이상 지속 사용할 경우 약물 방출량이 점차 감소하고 유방 조직도 이에 적응하면서 세포 증식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 육진성 교수는 “그럼에도 장기 사용군에서도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기 때문에 단순 검진 효과를 넘어선 생물학적 연관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LNG-IUS의 초기 사용 시기에 유방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사용 결정에 보다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노지현 교수는 31일 “LNG-IUS는 피임 효과와 자궁질환 치료 등에 많은 이점을 가진 장치다. 다만 유방암 가족력, 고위험 인자 등이 있는 여성의 경우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보다 정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LNG-IUS 사용을 고려 중인 경우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개인의 유방암 위험인자(가족력, 연령, 체중, 다른 호르몬 복용 여부 등)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미 사용 중인 여성이라면 유방통 같은 증상이 있거나 사용 초기라면 정기 유방 검진을 받는 것이 권고된다. 특히 사용 첫 3년 동안은 유방 검진 주기의 단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유방암 고위험군이라면 비호르몬 피임법이나 다른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764 지진에 무너진 방콕 건물은 '순살' 빌딩? "기준 미달 철근 발견" 랭크뉴스 2025.04.02
47763 “마은혁 공산주의자!” 국힘 박충권 외침에 여야 고성 오간 본회의장 랭크뉴스 2025.04.02
47762 네이버 “라인야후 지분 매각 입장 변화 없어” 랭크뉴스 2025.04.02
47761 [단독] ‘관세 직격탄’ 철강·자동차 구하기…댈러스·멕시코시티에 거점 무역관 설치 랭크뉴스 2025.04.02
47760 본회의 멈춰 세운 ‘공산주의자’ 발언…“국회 모독” vs “마은혁 반대” 랭크뉴스 2025.04.02
47759 [단독] 키움·대신證도 공매도 전산화 참여…“투자자 불안 불식” 랭크뉴스 2025.04.02
47758 “정치검찰의 무리한 정치 보복” 문 전 대통령 소환 통보에…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4.02
47757 신빙성 떨어진 ‘5 대 3 기각’…헌재가 ‘8인 선고 문제없다’ 판단한 이유는 랭크뉴스 2025.04.02
47756 외국 무역선서 코카인 추정 마약 대량 적발 랭크뉴스 2025.04.02
47755 尹탄핵심판 전 소득세 또 띄운 이재명, “월급쟁이가 봉인가” 랭크뉴스 2025.04.02
47754 "5만원이 곧 30만원 된다"…'부자아빠', 비트코인 대신 강력 추천한 '이것' 랭크뉴스 2025.04.02
47753 권성동 "이복현, 사표 냈으면 짐 싸라… 대통령 운운은 오만" 랭크뉴스 2025.04.02
47752 계엄·포고령·체포 지시…하나라도 중대 위법·위헌 판단 땐 윤 파면 랭크뉴스 2025.04.02
47751 문소리 "'폭싹 속았수다' 찍고서 '만날 봄인 듯' 살 수 있어" 랭크뉴스 2025.04.02
47750 한반도 뒤흔들 트럼프의 군축전략, 셈법은?[글로벌 현장] 랭크뉴스 2025.04.02
47749 MZ들 옷 어디서 살까… 패션 플랫폼 잘나가는 이유 있었네 랭크뉴스 2025.04.02
47748 보령머드 ‘장인’의 5천원 뚝배기…“다이소 납품, 남는 건 인건비뿐” 랭크뉴스 2025.04.02
47747 수원 ‘오피스텔 추락사’ 모녀, 4개월 전 생활고 긴급복지 상담 랭크뉴스 2025.04.02
47746 전 서울대 총장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용서”…윤석열을? 랭크뉴스 2025.04.02
47745 “4일 20명 예약 취소됐어요”… 尹 선고일, 헌재 인근 상점 줄줄이 휴점 랭크뉴스 2025.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