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렇게 국회가 선출한 마은혁 재판관 임명이 지체되는 가운데 온 나라가 흔들리지만, 정작 한덕수 대행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직무에 복귀하고도 일주일이나 보냈으니, 신중하게 검토할 상당한 시간은 이미 지난 것 같은데요.
최고의 모범을 보여야 할 최고 공직자가, 헌법과 헌재의 결정을 맨 앞에서 거스르며 모르쇠로 일관하는 겁니다.
강연섭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경기도 이천 SK 하이닉스를 방문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대형산불이 잡히면서 일상적인 직무대행 업무로 돌아왔지만, 최대 현안인 마은혁 후보자 임명에 대해선 입장 표명조차 없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지난 24일)]
"<마은혁 재판관 임명 여부에 대해선..> 이제 곧.. 이제 곧 또 뵙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면담 요청을 거부한 데 대해선 "통상전쟁 대응과 산불 이재민 대책을 국정 최우선에 놓고 있어 현안부터 대응한 뒤 면담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국회는 작년 12월 26일, 국회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을 추천했지만, 셋 중 마은혁 후보자만 여전히 후보자 신분입니다.
한 총리는 처음에는 권한대행이기 때문에 임명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작년 12월 26일)]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입니다."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폈지만, 헌법재판소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헌재는 "여야가 재판관 추천 절차를 이미 협의했다"며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건 위헌"이라고 했습니다.
헌재 결정이 나온 지 한 달 넘게 지났는데도 최상목 부총리에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 결정을 무시하고 있는 겁니다.
정부는 내일 국무위원 간담회와 국무회의를 잇따라 열 예정인데, 한 총리 측 관계자는 "마은혁 후보자 임명 여부는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야 합의가 없는 상황이 그대로"라고
주장했습니다.
헌재가 지금 상태는 여전히 위헌이라는 점을 거듭 확인했음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겁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해서 정치권과 국민들에게 "헌재 결정을 존중하라"고 말한 사람은 바로 헌재 결정을 무시하고 있는 한덕수 총리 자신입니다.
MBC뉴스 강연섭입니다.
영상취재 : 송록필 / 영상편집 : 윤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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