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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내대표 회동서 '윤석열 호칭' 신경전
10조원 정부 추경안에 野 "찔금 추경" 맹공
崔 여야 합의 강조에 추경 논의 공전 가능성
산불 예비비 규모 두고 여야 네 탓 공방 여전
우원식(가운데) 국회의장과 권성동(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1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고영권 기자


정부가 10조 원 규모로 띄운 '필수 추경(추가경정예산)'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댔지만 윤석열 대통령 호칭을 두고 입씨름만 벌이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정부가 구체적 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여야 합의만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여야 서로 기싸움만 주고받는 통에 추경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추경 논의 위해 만났지만 진전은 없어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는 31일 여야 원내회동을 갖고 4월 본회의 일정과 추경에 대해 논의했지만 진전은 없었다. 추경은 지난 2월 첫 국정협의회에서 그 필요성에 공감대를 확인한 뒤, 실무 작업에 들어간 상태였다. 전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조 원 규모의 필수 추경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이를 구체화했다.

하지만 이날 여야는 추경 논의는 한발짝도 떼지 못했다. 대신 윤석열 대통령의 호칭을 놓고 감정 싸움만 벌이느라 에너지를 쏟았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회동에서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면서 국민 불안과 피해가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하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금 이 자리에서 현직 대통령 이름을 '대통령'이라는 석 자를 붙이기에도 인색한 민주당"이라며 "듣기가 거북하다. 범죄 피고인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도 '이재명'이라고 불러도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추경 심사를 위한 의사일정을 놓고도 여야는 팽팽히 맞섰다. 민주당은 당장 내달 1일부터 4일까지 본회의를 계속 열자고 촉구했지만, 국민의힘은 거부하면서 날짜조차 협의를 이루지 못했다. 여당은 야당이 매일 본회의를 촉구하는 배경을 두고 한덕수-최상목 쌍탄핵 처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며 수용 불가 입장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현안 관련 경제관계장관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野 "규모·내용·시기 부족" 與 "예비비 증액"



여야가 추경안에 대한 본격 논의에 나서더라도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야당은 최 부총리가 제시한 10조 추경안은 추락한 경제를 회복하는 데 턱없이 부족하다며 '찔끔 추경'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안도걸 의원은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 추경 규모로 15조~20조 원을 제시했는데, 정부가 제시한 10조 원 추경이 국내외 시장에 어떤 정책 시그널을 줄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고, 임광현 의원도 "규모도 부족하고, 세부 내용도 부실하고, 제출 시기도 없는 추경"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지난 2월 이미 35조 원 규모의 추경을 제안한 뒤, 여야정 협의회를 통해 이를 주장해 왔다.

정부가 여야 합의를 일찌감치 강조한 배경을 두고도 야당에선 '사전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란 지적마저 나왔다. 최 부총리는 당장 "여야 간 이견 사업이나 추경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이 추진된다면 정치 갈등으로 인해 심사가 무기한 연장될 것"이란 경고성 발언까지 내놨는데,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민주당표 추경안에 대해 국민의힘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추경 논의는 공전할 수밖에 없다.

산불 예비비 규모를 두고 여야 공방도 계속됐다. 여당은 지난해 국회에서 '감액 예산' 처리를 비판하면서 예비비 증액을 촉구한 반면, 야당은 이미 편성된 예비비나 재난 관련 예산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정부가 10조 원의 한도를 설정해 놓은 만큼, 야당 입장에서는 예비비를 반영하는 경우 실제로 쓸 수 있는 예산은 줄어들게 된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재난대응 목적 예비비 4,000억 원에다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재해 재난 대책비를 끌어 쓰려 해도 1조 원에 미치지 않는다"고 민주당의 감액 예산을 탓했다. 이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즉시 집행할 수 있는 산불 관련 예비비, 채무부담을 통해 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금액을 더하면 3조5,600억 원을 즉시 집행할 수 있다"며 "예비비를 깎아서 재난 대응 예산이 없다는 해괴한 거짓말을 국민들 앞에 하고 싶느냐"고 반문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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