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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27일 부천W진병원에서 피해자 박씨가 복통을 호소하며 문을 두드리자 보호사와 간호조무사가 들어와 약을 먹인 뒤 침대에 묶는 모습. 시시티브이 영상 갈무리

입원환자가 17일 만에 격리·강박 끝에 사망한 부천 더블유(W)진병원에 대한 경찰 수사가 재개됐다.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과는 부천원미경찰서가 수사하고 있던 박아무개(33)씨 사망 사건을 31일 상급기관인 도경 형사기동대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5월10일 다이어트 약인 디에타민(펜터민) 중독 치료를 위해 이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해 격리·강박을 당하다 17일 만에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사인은 ‘급성 가성 장폐색’으로 추정됐다.

유족은 ㄱ씨가 입원 중 부당하게 격리와 강박을 당했고, 이 과정에서 적절한 의료 조처를 받지 못해 숨졌다며 양재웅 병원장 등 병원 관계자 6명을 유기치사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ㄱ씨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고, 사망 과정에서 의료 과실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대한의사협회에 감정을 의뢰했지만, 의협에서 회신하지 않자 올해 1월 수사를 중지했다. 유족 쪽은 의협의 감정 및 회신 일정이 불투명하더라도 수사를 계속해 달라며 지난 2월 이의 신청을 내고, 국가인권위에도 제소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달 19일 부천 더블유진병원 사망사건 진정 조사·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검찰총장에게 이 병원의 부당한 격리·강박 시행과 진료기록부 허위작성 지시 내지 방조 행위와 관련해 양재웅 병원장을 비롯한 주치의·당직의·간호사·간호조무사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이달 21일 수사 개시를 결정하고, 사회적 이목이 쏠린 의료 분쟁인 점 등을 고려해 경기남부청에서 사건을 맡기로 했다.

한편, 한국정신장애인연합 소속 100여명은 이날 오후 경기남부경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신속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진료기록부 허위작성 지시 내지 방조행위에 가담한 의료진에 대해 명명백백히 수사해 범죄혐의를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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