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5개월간 금지됐던 국내 주식시장 공매도가 재개된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공매도 재개, 상호관세 우려 속에 전장보다 76.86p(3.00%) 내린 2,481.12에 거래를 마감했다.2025.03.31 사진=한국경제신문 최혁 기자
코스피가 31일, 미국발 상호관세 우려와 경기침체 가능성, 공매도 재개에 대한 경계심까지 악재가 겹치며 3% 급락해 2480선으로 밀려났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76.86포인트(3.0%) 하락한 2481.12로 마감해 지난달 4일 이후 두 달 만에 2480대로 밀려났다.
지수는 전장 대비 44.54포인트(1.74%) 내린 2513.44로 출발한 뒤 하락세가 강해졌고 한때 2479.4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5753억원 순매도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7899억원, 6672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9954억원 순매도했다.
이날 외국인의 코스피 현·선물 순매도 규모는 약 2조5700억원으로 지난달 28일(3조2158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한 월간 기준으로 외국인은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8개월째 코스피를 순매도했다. 이는 2007년 6월~2008년 4월(11개월 연속) 이후 최장 기록이다.
이웅찬 iM증권 애널리스트는 “3월 말에는 트럼프 상계관세 부과, 공매도 재개와 같은 부정적인 이벤트가 있어 주의해야 하는 때”라며 “나스닥 기술주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재차 급락해 저점을 갱신 중이며, 일본, 대만, 홍콩 증시도 큰 폭의 약세를 보인 것을 생각하면 글로벌 리스크 영향이 더 컸다고 추측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1분기에는 미국만 약세였다면, 2분기에는 미국 외 지역도 관세라는 악재를 소화해야 하고 미국은 리세션 공포를 가격에 한 번 반영하고 가야 한다”며 “코스피지수는 2500 아래에서 다시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2분기에는 확인해야 할 것들이 아직 많다”고 우려했다.
이날 삼성전자(-3.99%), SK하이닉스(-4.32%) 등 반도체주와 현대차(-3.8%), 기아(-3.15%), 현대모비스(-2.62%) 등 자동차주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 수출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대차거래잔고 비중이 커 공매도 타깃 가능성이 제기된 포스코퓨처엠(-6.38%), 엘앤에프(-7.57%), LG에너지솔루션(-6.04%) 등 이차전지주와 삼성바이오로직스(-3.34%), 셀트리온(-4.57%), 유한양행(-4.21%) 등 바이오주의 낙폭도 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48%), 현대로템(3.24%), LIG넥스원(2.06%) 등 방산주와 HD현대중공업(-0.36%), 한화오션(0.15%) 등 조선주는 비교적 선방했다.
삼양식품(1.9%), SPC삼립(2.57%), 한국가스공사(1.13%) 등 경기방어주로 분류되는 식료품주와 유틸리티주도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업종별로 보면 기계·장비(-3.88%), 의료·정밀(-3.9%), 화학(-4.19%) 등 전 업종에 파란불이 켜졌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0.91포인트(3.01%) 내린 672.85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 대비 10.34포인트(1.49%) 내린 683.42로 출발한 뒤 하락세가 점차 강해졌다.
지난주 말(28일)까지만 해도 연초 이후 2.3%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코스닥은 이날 급락으로 마이너스 수익률(-0.79%)로 전환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은 2천150억원 순매도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636억원, 1477억원 순매수했다.
에코프로비엠(-7.05%), 에코프로(-12.59%) 등 이차전지주의 하락세가 거셌다.
HLB(-3.67%), 레인보우로보틱스(-1.31%), 클래시스(-3.26%), 코오롱티슈진(-7.26%) 등 시총 상위 종목 대다수가 하락했다.
알테오젠(0.99%), 리가켐바이오(0.85%), 에스엠(0.28%) 정도가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8조555억원, 4조9724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오후 3시 30분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장보다 6.4원 오른 1,472.9원을 기록, 주간 거래 종가 기준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