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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앞두고 에세이 <사월에 부는 바람> 출간
4월로 넘어간 윤석열 탄핵 선고에
“헌재, 늦게라도 정의 실현할 것이라 믿어”
제주 4.3 등을 다룬 에세이 <사월에 부는 바람>을 낸 현기영 작가가 지난 28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윤석열의 계엄은 우리를 경악하게 했다. 그리고 우리를 깨닫게 했다…민중이 방심하면 단단하다고 여긴 민주주의에 균열이 생기고, 그 균열에 윤석열과 같은 독버섯이 생긴다는 것을.”

제주 4·3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소설 <순이삼촌>을 쓴 작가 현기영씨(84)는 이달 발간한 에세이 <사월에 부는 바람>(한길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씨는 지난 28일 서울 경향신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계엄령은 독재를 하고 싶어 목말라 하는 자의 비열한 수단”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12월 갑작스레 마주한 ‘계엄령’이라는 말에는 전두환 정권에 의해 보안사로 끌려가 고문당했던 기억이 떠올랐다고 했다.

현씨는 특히 윤석열 탄핵으로 안정을 찾을 듯 했던 정국이 아스팔트 난동세력의 준동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을 두고 “개탄스럽다”고 했다. “극우가 적나라하게 자신을 드러내면서 ‘시빌 워’라고 불릴만한 전투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들이 갑자기 나타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승만 정권 이전부터 계속돼 온 기득권 세력, 정치적 이익 때문에 모인 이들이 그간은 도덕적 흠결로 인해 자신을 억누르고 있다가, 이제 ‘우리도 옳다’며 얼굴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몇 년간 한국 사회에 불어온 이승만 전 대통령 우상화 현상 등이 잠복해 있던 극우가 모습을 드러낸 시초라는 것이다.

그는 “일부 극우 세력은 어떤 정치적 신념보다는 극단적인 재미와 오염된 사상에 의해 활동하고 있다. 보수진영이 이들 세력에 이끌림 당하고 있는데, 이후의 과오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난동세력에 점령당한 국민의힘 등 여권이 윤석열 내란을 옹호하고, 탄핵기각을 외치는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다만 한강 등 작가 400여명이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는 성명을 낸 문학계에서는 희망을 발견했다. 그는 “한강이 노벨상을 받게 된 요인 중 하나가 민주화의 문제, 사회 정의를 주제로 한 소설을 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광주와 제주를 다룬 두 작품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가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좋았다. 계엄령이 문학계에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2030 여성 등 젊은이들이 내란에 맞서기 위해 광장으로 나선 모습에도 놀랐다. 그는 “기성세대로서, 80년대 민주화 운동을 겪은 사람으로서 현시대 젊은이들이 사회 현상에 대한 인식보다는 일상에 함몰돼 엔터테인먼트에만 빠져있다고 생각했던 면이 있었다”며 “계엄령 이후 바람처럼, 기적처럼 젊은이들이 나타난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 ‘내가 젊은 세대를 많이 오해했구나’ 자괴감까지 느꼈다”고 했다.

그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지연되고 있는 것을 두고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얘기가 있지만, ‘만시지탄이지만 옳다’는 얘기도 있다. 헌재가 늦게라도 정의를 실현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올해 77주년을 맞는 제주 4·3사건 역시 여전히 지연된 정의의 실현을 위한 여정 중이다. 정치사회적인 변화와 더불어 말하는 것조차 꺼려졌던 일들이 소설과 영화, 드라마 등에서 다뤄지고 있다. 다만 <순이삼촌>이 영화로 완성되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했다. 그는 “제작진이 시나리오까지 써왔지만, 투자자를 찾지 못해 실패했다고 들었다. 두 번의 시도가 있었지만 다 그렇게 끝났다고 안다”며 “정지영 감독이 최근 4·3사건을 소재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들었는데 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 3편짜리 장편소설 <제주도우다>를 발표하며 이제 소설로서 4·3사건을 다루는 시도는 그만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씨는 “소설가로서 아주 고집스러운 편견에 사로잡혀 글을 써왔다. ‘4·3’이라는 편견, 그러나 그런 편견이 있었기에 글을 쓸 수 있었다”며 “소설은 마지막이라고 했지만, 에세이나 강연 등에서 4·3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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