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온라인 의류 쇼핑몰 ‘퓨서’ …제품 무상 제공·생필품 배송 제안도
김수정 대표 “수익성 좋지만 재난 겪은 사람들한테 돈 받을 수 없어”
지난 29일 경북 안동시 임하면 추목리 마을이 산불로 전소돼 폐허가 되어 있다. 뉴시스
149시간 만에 경북 안동, 의성 등을 휩쓴 ‘괴물 산불’이 진화됐습니다. 바람을 타고 빠르게 번진 산불은 많은 이들의 일상을 초토화 시켰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들이 하루빨리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나선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바로 온라인 의류 쇼핑몰 ‘퓨서(fuseo)’입니다.

퓨서는 산불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게 “주소 변경이 필요하지 않을까 연락 드렸다”며 공지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단순히 배송 주소를 바꾸는 게 아니라 “구매하신 제품 결제를 취소해 무상으로 발송 도와드리겠다. 추가로 필요하신 생필품(ex. 생리대, 휴지 등) 있으실 경우 변경된 주소지와 함께 기재해주시면 발송 도와드리겠습니다”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김수정 퓨서 대표는 3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산불피해를 겪었다면 택배를 받는 게 무용지물일 거라는 단순한 생각이었다”며 “많은 분들이 감동 받았다고 해서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온라인 의류 쇼핑몰 ‘퓨서(fuseo)'에서 피해 지역 주민들에 공지한 내용.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김 대표는 화재 소식을 듣고 고객들의 배송지를 하나씩 검색했습니다. 배송지가 화재 피해 지역으로 입력된 고객들은 15~20명. 이들의 결제를 모두 취소하고 무상으로 제품을 발송했습니다. 다행히 생필품을 요청한 고객은 없었습니다. 퓨서는 대신 판매 중인 의류를 추가적으로 보냈죠. 갑작스런 화재로 일상복이 부족할 수도 있고 대피소에 머무르는 고객이라면 옷이 추가로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김 대표가 화재 지역과 연고가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전국 곳곳을 뒤덮는 화마를 못 본 척 하기 어려웠다고 김 대표는 말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수익성이 중요하긴 하지만 재난을 겪는 분들한테 돈을 받아야 하나 생각이 들었어요. 기부도 좋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했습니다.” 김 대표는 개인 자격으로 기부금을 보냈다면서도 금액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퓨서의 정책을 누군가는 악용하지 않겠냐고 우려하기도 합니다. 무상으로 물건을 받으려는 사람이 등장할 수도 있다는 거죠. 하지만 김 대표는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말합니다.

“최근 한 고객님이 자신의 주문금액보다 많은 금액을 송금했으니 그만큼 피해 지역 주민들께 지원하는데 사용해달라고 하더라구요. 오히려 제가 더 자극을 받고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337 산불에 무너진 터전, 철거도 하세월…“경로당서 2개월” 랭크뉴스 2025.04.01
47336 고려대 교수·연구진, 윤 대통령 파면 촉구‥"헌법 위반은 국민 상식" 랭크뉴스 2025.04.01
47335 위기의 애경그룹, 기업 모태 '애경산업' 매각 검토 랭크뉴스 2025.04.01
47334 ‘무역장벽’ 더 독한 美 리스트… 더 아픈 韓 리스크 랭크뉴스 2025.04.01
47333 李 ‘위증교사’ 항소심, 6월 3일 종결… 선고는 7월 전망 랭크뉴스 2025.04.01
47332 드디어 4일 윤석열 선고…법조계 “탄핵 인용 가능성 높아 보여” 랭크뉴스 2025.04.01
47331 111일 걸린 尹의 운명…'8대0 만장일치' 법조계 해석 갈렸다 랭크뉴스 2025.04.01
47330 외교부, 심우정 검찰총장 자녀 특혜 채용 의혹 공익감사 청구…실제 감사 착수는? 랭크뉴스 2025.04.01
47329 국민의힘 "'기각 시 불복' 민주당, 위헌정당임 자백하나‥승복 약속해야" 랭크뉴스 2025.04.01
47328 아빠는 강했다... 방콕 지진 속 52층 다리 뛰어넘은 한국인 랭크뉴스 2025.04.01
47327 이재명 ‘위증교사 사건’ 항소심, 6월3일 변론 종결…이르면 7월 선고 랭크뉴스 2025.04.01
47326 윤 대통령 파면 여부 가를 쟁점은? 랭크뉴스 2025.04.01
47325 '맥주 효모·비오틴' 탈모 방지에 좋다?... 소비자원 "과학적 근거 없다" 랭크뉴스 2025.04.01
47324 윤석열 탄핵 심판 선고일에 헌재와 가까운 고궁·박물관 휴관 랭크뉴스 2025.04.01
47323 친구들 다 '지브리 프사' 하더니…챗GPT, 역대 최대 이용자 찍었다 랭크뉴스 2025.04.01
47322 서울 여의도 40대 증권맨 직장 건물서 추락… 심정지 사망 랭크뉴스 2025.04.01
47321 [영상] “尹 탄핵하자”, “이 빨갱이들아”…4일 선고 앞두고 난장판 된 헌재 주변 랭크뉴스 2025.04.01
47320 [단독] 홈플러스, 신평사에도 '2500억 조기 상환' 숨겼나 랭크뉴스 2025.04.01
47319 서툰 한국어로 "할매" 외친 외국인 선원…산불속 60명 살렸다(종합) 랭크뉴스 2025.04.01
47318 성폭력 혐의 장제원 전 의원 숨진 채 발견···유서엔 가족 관련 내용만 랭크뉴스 2025.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