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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11의 목소리]
2022년 7월19일 가로·세로·높이 1m 구조물 안에 자신을 가두고 농성 중인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 그는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47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서를 받았다. 공동취재사진


주영진(가명) | 금속 가공 노동자

행님, 이제 진짜 정치인들 못 믿것다. 내 저번에 대통령 2번 찍은 거 알제. 고민 진짜 많이 하고 찍었다. 1번 후보가 얼라 때부터 공장 다녔다는 얘기. 2번 당이 노동자 사람 취급 안 한다는 거 다 안다. 근데 행님, 내 실력 알제. 그때(2022년) 내 없으면 진짜 공장 안 돌아갔다. 시엔시(CNC) 기계(공작기계) 8대 혼자 돌리는 사람 조선 팔도에 별로 없다. 철야하고 주야간 교대하라는 거 군말 없이 다 했다. 그라모 못해도 달에 한 400은 주야 할 거 아이가. 52시간 꽉 채워가 실수령 300도 못 받을 끼면 만다꼬 열심히 일할 낀데. 글고 저번 정부에서 최저임금 억시로 올랐제. 근데 내 월급만 안 올라가더라. 사장이 상여금 깎아가 연봉 맞추더라꼬. 그럼 우예 되는 줄 아나. 신입하고 내랑 연봉 차이가 200도 안 난다. 물론 사장이 제일 나쁜 놈 맞지. 그래도 이건 진짜 아이다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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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2번이 그라데, 직무급제 하자꼬. 내 능력대로, 일하는 만큼 돈 받게 해준다 그카데. 이게 상식 아이가. 정규직이라꼬 더 받고 하청이라꼬 덜 받는 게 비상식이다 아이가. 그래가 2번 찍었는데 후회했다. 대통령 되고 얼마 안 되가 조선소에서 하청 아재들 파업했다 아이가. 행님도 정부에서 하청 아재들 조지는 거 봤제. 뭐 경찰을 투입하네 마네 카더만. 쇠판떼기 용접해가 몸 공갔던 삼촌은 20년 넘게 땜재이했다더만 1년에 3천도 못 받았다더라. 조선소 탑재 일 내도 해봤다. 너무 빡세가 진짜 보름도 몬 하고 추노(무단 퇴사)해뿟다. 그 일이 얼매나 힘든데 최저임금 받는 기 말이가. 지가 정치를 제대로 못해가 나온 피해자들 아이냔 말이라. 가서 빌어도 모지랄 판에, 하청 아재들한테 회사가 손해배상 청구할 때 구경만 하더라. 두당 100억 가까이 때렸더만. 우리 같은 서민이 그 돈을 우째 갚노. 함 뒈져보라는 심보지. 공정, 공정 노래를 불러 쌓더만, 이게 무신 공정이고?

대통령 하는 꼬라지 보이 나라가 나빠지면 나빠졌지 나아지진 않겠더라. 더 나이 더 먹기 전에 큰 회사 가봐야것다 싶었지. 쇠 깎고 치수만 재가꼬는 평생 월 200, 300 못 벗어나겠더라. 인맥 타고 타서 진주에 자동차 부품 회사에 드갔다. 중견 회사라서 비정규직부터 시작하더라꼬. 거는 어땠냐꼬? 말도 마라. 반장이란 놈이 지 카풀 해주면 정규직 되거로 말 잘해준다 카더라. 거 속아가 반년 넘게 다닜는데 정규직 얘기 한마디도 안 나오더라. 반장 태우러 가다가 사고 났는데 10원짜리 하나 안 보태데? 낸주 알고 보이까는 현장직은 정규직 안 뽑은 지 꽤 된다 카더라꼬.

대판 싸우고 딴 공장 갔지. 거서도 몇달 하니까 사장이 니 밀링 말고 선반할 줄 아나 카데(밀링과 선반은 가공 방식이 다르다), 배운 적 없다 카이깐 공장 10년 동안 댕김서 뭐 했냐고 꼽 주더라. 뭐 내가 배우기 싫어가 안 배웠나? 아무도 안 가르쳐줄라 카는데 그게 내 탓이가? 그때 알것더라. 와 경남은 글렀다. 여기 못 뜨면 평생 거렁뱅이로 살것다. 그때부터 전세 계약 끝나면 경기도 갈라꼬 준비했다. 화성만 가도 연봉 앞자리가 다르더만. 계약 만료 한달 남았는데 옛날 회사 사장이 연락하더라. 내 밑에서 엠시티(MCT, 공작기계) 제대로 배울 생각 없냐고.(CNC보다 MCT 기술자가 연봉 평균이 더 높다.) 즈그 아들 공부 안 해서 이거라도 가르칠라 캤는데 절대 안 배울라 칸다꼬. 이대로면 회사 문 닫아야 한다꼬.

속는 셈 치고 재입사했지. 내라고 뭐 아는 사람도 없는 경기도 가고 싶었것나. 벌써 드간 지 1년이 넘었네. 올해부터 시급 말고 연봉으로 계약하자더라. 출장 가서 쪽팔리지 말라꼬 대리 명함도 주데. 요즘 좀 살 만하다. 내는 그나마 좀 풀맀는데 친구들은 여전히 힘들어하더라. 보면서 만사가 운이다 싶은 기라. 운빨 안 타고 실력으로 살라꼬 기술 배왔는데 기회 운이 없으면 말짱 꽝이데. 행님이 그랬제, 정치를 알아야 한다꼬. 그래야 정치인들이 우리 눈치 본다꼬. 그래가 책도 보고 했는데, 다 의미 없는 얘기 같다. 1번 2번삐 없는데 일마들 솔직히 우리 눈치 안 보잖아. 두놈 다 즈그들 연금이랑 상속세만 관심 있잖아. 앞으론 내 사는 일에만 집중할란다. 보이까네 대통령 곧 탄핵당할 거 같더만. 조기 대선해도 투표장 안 나갈 끼다. 어차피 공약 지키지도 안 할 거 아이가. 약속도 안 지키는 인간들 꼬라지 봐서 뭐 하게. 시간 아깝다.

구술 정리 천현우 용접공

※노회찬 재단과 한겨레신문사가 공동기획한 ‘6411의 목소리’에서는 삶과 노동을 주제로 한 당신의 글을 기다립니다. 200자 원고지 12장 분량의 원고를 [email protected]으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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