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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4·5·6선 국회의원 긴급 기자회견에서 6선 대표 조정식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들(4·5·6선)은 이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판결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1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도록 해야겠습니다.”(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의원)

지난 27일 오후 민주당 의원 전원이 모인 텔레그램 방은 이런 메시지가 연달아 올라오며 시끄러워졌다. “(서울 광화문의) 천막 당사 운영을 결기 있게 하자”, “출근길에 피케팅 시위를 하자” 등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마 후보자 임명을 압박할 방안들이 쏟아졌다. 그러자 한 친명계 의원은 “목숨 걸고 싸우는 인간들과 싸우는데 몸조심하면서 싸우면 이길 수 있느냐. 기다릴 게 아니라 선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주장했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텔레그램 방에 불이 번진 건 헌법재판소 내부 동향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는 마른 숲에 이른바 ‘5대 3 교착설’이라는 불씨가 옮겨 붙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현재 8명의 재판관 중 기각이나 각하 의견이 3명이면 헌재는 인용 정족수 미달로 기각 결정을 해야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이 같은 결과를 피하려다 보니 선고가 지연되고 있다는 게 ‘5대 3 교착설’이다. 이날 오전부터 일부 매체가 소문에 불과했던 이같은 추측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경우의 수를 보도하자 의원단의 불안은 증폭됐다.

헌법재판관들이 27일 일반 헌법소원 사건 선고를 위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불길이 번진 텔레그램 방에선 소문을 사실로 받아들이려는 확증 편향이 강화됐다. 한 중진 의원은 한 총리 탄핵심판에서 유일하게 인용 의견을 냈던 정계선 헌법재판관의 “현재 재판관 1인의 미임명으로 인한 헌정질서의 위기도 피청구인(한 총리)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발언을 올렸다. 그러자 원내 핵심 인사는 “기사에 대한 정 재판관의 암시”라고 썼다. 정 재판관의 표현은 ‘5대 3’으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가 기각될 위기를 암시한 것으로, ‘5대 3 교착설’을 다룬 기사에 근거로 작용했다는 취지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30일 통화에서 “헌재 판단이 계속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재판관들이 지금 인용 5명, 기각 3명으로 교착돼 있다는 추론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마 후보자를 임명하게 해서 (갱신 절차로) 선고가 좀 늦어지더라도 인용 결정이 나오도록 하는 게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텔레그램 방에는 “마 후보자를 임명해야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움직인다”(율사 출신 초선)고 썼다.

의원단 내에 이같은 어수선한 분위기에 대해 한 민주당 의원은 “‘5대 3’설도 근거가 없는 ‘설’에 불과한데 우리도 헌재 내부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우선 강한 대응을 해보자는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초선 의원들 일부는 이 방에서도 한 총리 탄핵을 주장했다. 한 초선 의원은 마 후보자 임명 촉구를 위한 야 5당 공동 대국민 기자회견, 한 대행 고발, 문 대행에게 헌재 구성 완성 촉구 메시지 발표 요청 등을 아이디어로 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28일 성명을 발표하고 “(30일까지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한 대행 재탄핵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원내 지도부 인사는 텔레그램 방에서 “한 대행 탄핵 추진은 다음 주 월요일이나 화요일, 늦어도 수요일까지 해야지 더 늦어지면 압박 효과도 반감된다”고 했다. 실제로 박찬대 원내대표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한 대행을 향해 “다음 달 1일(화요일)까지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기왕 의원 등이 발의한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자동으로 연장하는 법안의 처리 필요성도 텔레그램방에서 논의됐다고 한다. 한 율사 출신 의원은 29일 “최악의 가능성을 대비해 헌법재판소법 개정은 신속 추진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이에 법사위 간사 박범계 의원은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임기는 6년으로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연임할 수 있다’는 헌법 112조 1항을 올린 뒤 “이젠 헌법수호 책임이 국회에 와 있다”며 호응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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