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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동물복지종합계획 분석] <1> 전반적 동물복지 개선

편집자주

정부의 제3차 동물복지종합계획(2025~2029년) 4대분야 20개 과제를 각 분야 전문가들과 분석합니다.

2023년 보호자가 버리고 떠난 뒤 초복을 앞두고 다시 돌아와 무참히 토막 살해된 개 가을이의 생전 모습.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농림축산식품부
는 지난달 27일
제3차 동물복지종합계획(2025~2029년)
을 발표했다. "사람과 동물이 다함께 행복한 동물복지 선진국"이라는 비전을 갖고
동물 '보호'에서 적극적 '복지'
로 정책 방향을 전환한다는 목표다. 더불어 학대·유기를 예방하고 책임감 있는 반려동물 돌봄을 강화할 계획이다. 2023년 11만3,000마리에 달한 유실, 유기동물은 2029년까지 6만 마리로 줄이고, 동물보호법 위반 건수(지난해 기준 1,200건)는 같은 기간 50%까지 감축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종합계획을 4대 분야, 20개 세부 과제
로 구성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종합계획의 취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세부적인 내용과 실현 가능성을 놓고 보완의 필요성을 얘기하고 있다. 더불어 제2차 종합계획 때 발표한 '복지' 중심의 법 체계 개편, 인력 확충 등의 과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이에 한국일보는
각 분야 전문가 5인과 20개 세부 과제를 차례로 집중 분석
한다. 4대 분야 중 첫 번째는 동물복지 안전망 강화로 △동물학대 예방 △반려동물 △농장동물과 실험동물 △봉사동물 △길고양이와 실외사육견의 복지 개선을 다루고 있다.

사육금지제,형사처벌 전에도 적용 검토해야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의 가슴줄을 잡고 쥐불놀이하듯 돌려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2명에게 벌금형이 선고됐지만 개는 결국 보호자에게 되돌아갔다. 사진은 당시 시보호소에서 격리조치됐을 때 모습. 포항시 제공


제2차 동물복지종합계획과의 비교 내용.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①동물학대 예방 강화의 골자는
동물학대 행위자에 대해 일정 기간 동물을 사육하지 못하도록 하는 동물 사육금지제를 2027년부터 도입
한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학대당한 동물에 대해 지방자치단체가 긴급 격리조치는 할 수 있지만 이후 보호자가 '소유권'을 주장하면 동물을 되돌려 보내야 한다. 2021년 경북 포항시는 개를 쥐불놀이하듯 원을 그리며 허공에 돌린 보호자에게 재발방지 서약서를 쓰게 한 뒤 개를 돌려보낸 바 있다.

권유림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대표
는 "심각한 동물학대행위에 대한 재범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
그 실행 시기와 요건의 엄격성
은 현재 동물학대 상황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봤다. 권 대표는 "정부는 사육금지제 도입을 무려 2년 뒤로 미뤘고 그마저도 중대한 학대행위, 유죄 확정, 재범 위험성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사육을 금지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여전히 학대자의 소유권을 우선시하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권 대표는 "사육금지제는
형사처벌이 확정되기 전
이라도 반복된 학대 정황이나 위험성이 인정되는 경우, 지자체장이
'임시사육금지명령'을 내리거나 반환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 부여
를 선행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입양 활성화 위해선 지자체 보호소 개선해야

충남 청양군이 운영하는 보호소에서 개들이 뜬장 위 오물 속에 방치되어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동물 유실·유기 방지 및 입양 활성화
에서 눈에 띄는 내용은 '주택 및 준주택에서 기르는 개'로 한정되어 있던
등록 의무 대상을 2개월령 이상의 모든 개로 확대
하고 등록 의무 제외 지역 역시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또
반려동물 입양·구매 전 교육을 의무
화했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전략사업국장
은 "유실, 유기동물의 주 원인이 마당개 등 관리 사각지대에서 개를 기르는 것임을 감안하면 등록 대상을 모든 개로 확대한 것은 합당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어 "반려동물 교육 의무화는 파양이나 유기를 막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온라인으로 교육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실습 등을 추가해 교육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고민
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입양 활성화를 위해 홍보를 통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하는 정책이 제시됐지만 이보다
지방자치단체 보호소
의 기본적인 위생상태 및 감염병 예방 등을 위한 방역체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관리체계 등이 마련
돼야 한다는 게 채 국장의 지적이다.

이해충돌 우려 있는 단체에 실험동물 컨설팅 맡겨선 안 돼

밀집 사육 농장에서 발바닥 피부염을 앓고 있는 닭. 동물해방물결 제공


③농장동물 복지를 위해 돼지와 닭(2025년), 소(2026년), 염소와 오리(2027년) 등 농장동물 표준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실험동물의 경우 전문성 강화와 3R(대체(Replacement), 감소(Reduction), 개선(Refinement))원칙 실현을 위해 2026년에는 실험기관에 맞춤형 컨설팅을, 2027년에는 실험동물관리원 민간자격 제도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박창길 생명체학대방지포럼 이사
는 "농장동물의 경우 법적 효력이 없는 가이드라인이 아닌 중요한 기준은 시행규칙으로, 나머지 내용은 최소한 고시로서 지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별도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면 복지측정 도구를 만들고 축산 시설을 의무적으로 평가해 일반에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을 것을 제안했다.

2022년 기준 국내 실험에 동원된 동물 수는 499만 마리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박 이사는 또
정부가 실험동물 교육·컨설팅 및 지도·점검 관리를
이해 충돌이 있는
산업 지향적 전문가 단체에 위임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크게 우려
했다. 박 대표는 "이해 충돌이 있는 단체의 인력을 이용한다는 계획은 생물학적 약자인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제정된 동물보호법의 취지에도 어긋난다"며 "동물실험 내부 관리체제를 강화할 제도적 내용도 이번 계획에서 찾을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봉사동물 지원에 퇴역경주마도 포함시켜야

충남 공주시 폐마목장에서 방치된 채 발견됐다 현재 새 보호자를 찾은 퇴역 경주마 한양은산삼.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④봉사동물 생애주기별 복지증진을 위해 봉사동물 지원 근거와 가이드라인 마련, 입양지원 센터 설립 등은 이미 경기 고양시나 경남도 조례 등에서 추진됐던 것으로 적절하다는 평가다. 박 대표는 다만
'봉사동물' 관련 은퇴 후 지원 대상이 '은퇴견'에만 적용
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박 대표는 "국가를 위해서 봉사하는 동물은 봉사견만이 아니라
경찰기마대 등에서 활약하는 말, 은퇴 경주마도 포함
된다"고 설명했다. 마사회는 수익금의 70%를 축산발전기금으로 내고 있는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기여를 하는 존재는 경주마라는 것이다. 그는 "이번 종합계획에 퇴역 경주마에 대한 최소한의 지원 정책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길고양이 혐오정서 차단 노력 없어 아쉬워

토치에 그을린 듯 전신 화상을 입은 채 발견된 고양이 호순이가 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 동물자유연대 제공


길고양이 복지 개선을 위한 정책
으로는 중성화수술(TNR)을 개별 민원 건에서 집중 중성화 방식으로 전환하고, 수술 후 관리에서 방사뿐 아니라 회복까지 포함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채 국장은 "기존 TNR 과정에서 발생했던 문제는 매뉴얼이 없어서라기보다
지나치게 낮은 수술 단가로 인한 동물병원의 참여가 저조
한 데 있었다"며 "관리체계 개선과 함께 수술 단가 인상 등 예산도 함께 증액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 퍼져 있는
길고양이에 대한 혐오 정서를 차단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찾아보기 어려워
아쉽다"고 덧붙였다.

실외사육견 관리 강화에서 실태 조사 및 찾아가는 중성화 서비스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다만
반려동물 중성화 장려를 위한 정책도 병행
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채 국장은 "호주에서는 반려동물 등록 갱신 시 중성화한 동물에 대해 등록비를 할인해준다"며 "장기적으로는 실내외 사육의 구분 없이 보호자가 감당할 수 없는, 의도치 않는 번식이 이뤄지지 않도록 반려동물 중성화장려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움말: 권유림 동물의 권리를 위한 변호사들 대표, 박정윤 올리브동물병원장, 박창길 생명체학대방치포럼 이사,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전략사업국장, 천명선 서울대 수의대 교수
(가나다순)

목차별로 읽어보세요

  1. ① 1. 전반적 동물복지 개선
    1. • 강아지를 '쥐불놀이'하듯 돌린 학대자···"사육금지제 2년 뒤? 너무 늦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33010030003472)
  2. ② 2. 조직, 시설 등 인프라 확충
  3. ③ 3. 올바른 반려문화 확산
  4. ④ 4. 영업 의료개선 및 산업 육성
  5. ⑤ 5. 앞으로 5년, 제대로 시행하려면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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