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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균 활동가 인터뷰
광장균(활동명)이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앞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 농성장에 서 있다.


윤 지지자 폭력성 커진 건

정치인들 “잘했다” 선동 탓

부끄러움에 시위 참석 시작

현장에서 연대의 의미 배워


광장균(28·활동명)은 지난 21일 밤 서울 종로구 안국역 집회장에서 뺑소니를 당했다. ‘윤석열 파면 촉구’를 외치며 수십일째 철야농성을 하던 중이었다. 성조기와 태극기를 단 차가 그의 왼쪽 다리를 치고 도주했다. 경찰은 가해자 A씨를 뺑소니 혐의로 입건하고 고의성 등을 확인 중이다.

광장균이 겪은 ‘집회장의 수난’은 이게 전부가 아니다. 대통령 관저가 있는 서울 한남동 집회에선 달리는 차에서 날아온 달걀에 맞았고, 고려대 앞에선 윤 대통령 지지자와 충돌해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다. 그는 왜 이렇게 수난을 겪을까. 그런데도 계속 집회장을 지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5일 안국역 인근 탄핵 촉구 농성장에서 그를 만났다.

광장균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행태가 지난 1월15일 윤 대통령 체포영장 2차 집행 즈음부터 눈에 띄게 거칠어지기 시작했다고 기억했다. 야유 수준이었던 그들의 말이 “쳐 죽일 ×, 빨갱이는 죽여도 돼” 같은 날 선 말로 바뀌었다고 했다. 말뿐이 아니었다. 깃발이나 경광봉을 이용한 폭력이 일상화됐고 급기야 뺑소니까지 벌어졌다.

광장균은 윤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의 선동도 그들의 폭력성을 키운 요인이라고 봤다. 그는 “한남동에 있는데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대통령 관저를 방문하고, 윤상현 의원은 연단에 서서 ‘애국시민들, 잘하고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며 “그럴 때마다 현장의 혼란이 커졌다”고 했다.

광장균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에는 평범한 시민이었다. 초등학생이 버스를 타고 학원에 갈 때 안전하게 데려다주는 도우미 일을 했다. 건강 문제로 일을 그만두고 쉬고 있을 때 계엄 사태가 일어났다. 사실 그때까지도 거리의 시위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광장균은 ‘부끄러움’ 때문에 시위에 참여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지난해 12월23일 집으로 가는 버스에서 한 노인이 그에게 자리를 양보하며 “젊은이들이 우리 세대 때문에 고생이 많다”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그날 사실 친구들과 함께 놀다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그 말을 듣고 괜히 부끄러웠다”며 “그다음 날 시위에 참여해봤다”고 말했다.

부끄러움에 참석한 것이 ‘연대’로 이어졌다. 서울 용산구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원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국가폭력 피해자를 만나면서 ‘함께한다’는 의미를 깨달았다. 그는 “충돌이 생기면 무섭지만, 그래도 함께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때부터 도움의 목소리가 들리면 늘 현장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광장균은 시위에 앞장서는 이유로 “더 큰 충돌을 막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는 “누군가 다치는 것을 원하지도, 보고 싶지도 않다”며 “다치면 그게 누구든 아프지 않으냐”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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