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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방지 시공 필요” 지적에도
싱크홀 발생 위험 과소평가한 듯
지난 24일 대형 싱크홀(땅 꺼짐)이 발생한 서울 강동구 명일동 현장의 모습. 이 일대 지반은 외부 충격에 약한 '편마암 단층 파쇄대'가 넓게 분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뉴시스

대형 싱크홀(땅 꺼짐)이 발생한 서울 강동구 명일동 일대 지반은 외부 충격에 깨지기 쉬운 ‘편마암 단층 파쇄대’가 넓게 분포돼 있다는 사실이 서울시의 용역 보고서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지질은 토사나 지하수 유출 위험이 있어 지하 굴착 공사를 할 때는 충격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정밀 시공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보고서에 명시됐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확인하고서도 해당 구역이 최종적으로는 ‘안전~보통’ 등급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싱크홀 위험을 과소평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30일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공사 구간 지질 조사 결과 최소 4곳에 ‘편마암 단층 파쇄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명일동 싱크홀 사고 지점 인근은 땅속 깊은 곳까지 암석이 훼손된 ‘심층 풍화대’로 조사됐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편마암과 편암은 수억 년간의 지질 작용을 통해 형성된 변성암의 일종”이라며 “오래된 만큼 단층이 많아 신생 지질보다 훨씬 무르고 연약한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 교수는 또 “단층은 지반이 오랜 기간 풍화나 변질 때문에 깨지고 썩은 것”이라며 “단층이 발생하면 물이 새고 지반이 내려앉을 위험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서울시는 보고서에서 명일동 일대를 포함해 지하 굴착 공사 구간의 위험 등급을 정할 때 ‘안전~보통’ 등급이라고 결론지었다. 지질이나 지하수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사고 위험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대신 사고 지점을 ‘요주의 구간’으로 선정하고 “구조물 시공 시 콘크리트 양생 기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철저한 시공계획 준수를 요한다”고 명시했다. 다만 구체적인 시공계획이나 대책은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전 교수는 “1992년 변성암 지대에서 연속 발생한 남태령, 당산, 여의도, 마장동 싱크홀 사고가 재연될 수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비슷한 사고는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규모 지하 굴착 공사에는 지질 전문가를 파견하고 ‘3D 지하공간지도’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현장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 전 교수는 “현재 3D 지하공간지도는 종이 도면으로 청구한 뒤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공공시스템으로 개발해 시공사나 관계 기관 등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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