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휴학투쟁’ 사실상 무산
의대생들, 의협·전공의들 겨냥
“이미 의사된 선배들 무책임” 비판
의대생들, 의협·전공의들 겨냥
“이미 의사된 선배들 무책임” 비판
30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모습. 연합뉴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가톨릭대 성균관대 울산대 등 이른바 ‘빅6’ 의대생 대다수가 복귀했다. 다른 의대에서도 복귀 행렬이 이어지면서 1년여를 끌어온 의대생 휴학 투쟁이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의대생 복귀가 가시화하자 대오 이탈을 우려하는 강경파 의대생 및 사직 전공의와 복귀 의대생 사이 갈등도 표면화하고 있다. 의대생 복귀가 ‘굴욕’이란 사직 전공의 대표의 비판이 나오자, 의대생들은 “이미 의사가 된 선배들이 무책임하다”는 날선 반응을 보였다.
30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빅6 병원을 둔 주요 의대에서 전원에 가까운 의대생이 등록·복학 신청을 마쳤다. 빅6 병원은 의료계 영향력이 큰 서울대병원(서울대) 서울아산병원(울산대) 삼성서울병원(성균관대) 서울성모병원(가톨릭대) 세브란스병원(연세대) 고려대의료원(고려대)을 말한다.
서울대 울산대 성균관대 가톨릭대는 전원 등록·복학했다. 연세대 의대에서도 제적된 1명을 제외한 모든 인원이 복학 신청을 완료했다. 고려대 의대에서도 군 휴학생 등을 제외한 복학 대상자 전원이 복학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의대의 복귀 결정으로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등 강경파 의대생들이 주장한 ‘미등록 휴학 투쟁’은 사실상 무산됐다.
의대 교육 정상화의 남은 관건은 의대생들이 등록 후 정상적으로 수업에 참여할지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이날 국민일보에 “학교에는 학생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 등록 의대생은 학생 신분을 유지한다. 하지만 (수업 거부에 나서면) 유급 또는 제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31일 전국 의대생 복귀 현황을 취합한다. 이를 토대로 이르면 이번 주에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단일대오가 깨진 것을 비난하는 의대 선배 및 의사 단체에 대한 의대생들의 비판도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 지역 한 의대생은 “강경파 의대 선배들이 (정부와 대학에) 뭘 원하는지 모르겠다. ‘정부 타도’를 내세우면서 적개심만 쏟아냈다”며 “전공의단체가 협상력을 유지하기 위해 의대생들로 배수진을 쳤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의대생 사이에서는 의료계 유일의 법정 단체인 대한의사협회가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의협은 ‘의대생이 내린 결정을 존중한다’는 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의협 부회장을 맡은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 “팔 한 짝 내놓을 각오도 없이 뭘 하겠다는 건가. 저쪽(정부·대학)이 원하는 건 굴종 아닌가. 죽거나 살거나, 선택지는 둘뿐”이라고 의대생을 직격했다.
의대생들은 발끈하는 모습이다. 의대생이 속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당신부터 (의사) 면허 내놓고 싸워라” “본인 의사 면허를 먼저 포기하지 않는 이상 말뿐인 선동” 같은 반응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