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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최소 1700명 이상 급증
병원·의료품 부족 골든타임 넘겨
경제 손실, GDP규모와 맞먹을 듯
트럼프 외국 원조사업 중단 여파
"초기 재난 대응에 구멍" 지적도
군정, 지진 3시간만에 반군 공습
국제사회 구호 활동 차질 우려도
28일(현지 시간) 미얀마에서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하루가 지난 29일 미얀마 제2 도시인 만달레이에서 무너진 다리의 일부가 물에 잠겨 있다. EPA연합뉴스

[서울경제]

규모 7.7의 강진이 미얀마를 강타해 사망자가 1700명을 넘어선 가운데 대참사에도 불구하고 군부가 반군에 대한 공습에 나서며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랜 내전으로 인프라와 사회 시스템이 무너진 상황이어서 인명 구조와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악의 경우 사망자가 1만 명을 웃돌고 경제적 피해는 미얀마의 국내총생산(GDP)을 초과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이번 지진과 관련한 사망자 수가 최소 17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고 30일(현지 시간) 밝혔다. 지진 발생일인 28일 미얀마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밝힌 144명에서 10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부상자도 3408명에 달했고 실종자는 139명으로 집계됐다.

미얀마 당국과 국제사회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29일 시점으로 이번 지진에 따른 사망자가 1만 명 이상이 될 확률을 67%로 봤다. ‘1만∼10만 명’ 35%, ‘10만 명 이상’ 32%다. USGS는 경제적 손실도 미얀마의 GDP에 맞먹는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3년 미얀마의 GDP는 약 667억 달러 수준이다. 2021년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후 국제 제재 등에 직면하며 심각한 경제난을 겪어온 미얀마가 이번에 대형 재난까지 발생해 위기가 확산하는 양상이다. CNN은 전문가의 설명을 인용해 “이번 지진은 원자폭탄 334개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방출했다”면서 “1912년 규모 7.9의 지진 이후 100년 만에 최대 수준”이라고 짚었다.

국제사회는 인도적 지원 의사를 속속 밝히고 나섰다. 유엔은 복구 작업과 관련해 500만 달러를 배정하고 현지 직원을 통해 인도적 지원 등을 위한 사태 파악에 착수했다. 개별 국가 중에서는 미얀마 군부와 가까운 중국과 러시아가 가장 먼저 구조 인력을 현지에 보냈다.

다만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외국 원조 사업 대부분을 중단시킨 상황에서 구호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얀마를 돕겠다”고 밝혔지만 국제개발처(USAID) 폐지 여파 등으로 초기 대응이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제러미 코닌딕 전 USAID 해외재난지원국 국장은 “대형 재난 후 첫 24~48시간은 구조팀을 급파하는 가장 긴급한 시기이고, 과거라면 미국은 거의 예외 없이 수색팀을 파견하고 비영리단체에 자금을 지원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런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대신 28일 USAID에 남아 있던 직원들은 추가적인 인력 감축을 설명하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일련의 대외 원조 축소가 미얀마의 복구 노력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현재 사고 현장에는 구조 장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많은 사람이 맨손으로 건물 잔해를 필사적으로 파헤치는 상황이다. 의료품 및 병원 시설 등도 여의치 않아 구조해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골든타임’을 흘려보내는 사람들이 속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 군부는 반군을 향한 공습에 나서고 있어 국제사회의 우려를 사고 있다. BBC방송 등은 지진이 일어난 지 세 시간도 지나지 않은 28일 오후 3시 30분께 진앙과 가까운 만달레이에서 북동쪽으로 약 100㎞ 떨어진 나웅초에서 군부의 폭격으로 7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 외에도 사가잉부터 태국 인근 지역까지 광범위하게 공습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군부의 공습으로 국제사회의 구호 활동이 제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미얀마 군부의 이번 대처가 권력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얀마에서는 2008년 14만 명의 사망자를 낸 사이클론 나르기스가 2015년 미얀마 최초의 민주 선거의 단초가 됐다. 미얀마 평화안보연구소의 민 자우 이사는 “미신에 의존하는 미얀마의 많은 사람들은 자연재해를 실패한 지도력에 대한 우주의 응징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군부의 입지를 더욱 약화시킬 수 있는 움직임이 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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