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르 에어로스페이스가 쏘아 올린 궤도 로켓 '스펙트럼'. /AP연합
독일 스타트업 이자어 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궤도 로켓 ‘스펙트럼’이 30일(현지시각) 노르웨이에서 발사 직후 추락했다.
로이터·AFP·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스펙트럼은 이날 오후 12시 30분쯤 노르웨이 북극 아뇌위아 우주항에서 발사됐으나 약 40초 만에 추락하며 폭발했다. 이 로켓은 유럽 대륙에서 발사된 첫 궤도 로켓으로, 유럽우주국(ESA)은 그동안 주로 프랑스령 기아나와 플로리다에서 발사를 진행해왔다.
스펙트럼은 길이 28m의 2단계 발사체로, 중소형 위성을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약 1000㎏을 탑재할 수 있다. 그러나 첫 시험 발사에서는 위성을 탑재하지 않았다. 다행히 이번 추락으로 인한 부상자는 없었다. 발사는 악천후로 몇 차례 연기된 후 진행됐으며, 이자어는 이번 시험 발사의 목적이 가능한 한 많은 경험과 데이터를 얻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니엘 메츨러 이자어 에어로스페이스 CEO는 “첫 시험 비행은 큰 성공을 거뒀다”며 “30초간 비행하고 ‘비행 종료 시스템’을 활성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발사 전 외신 인터뷰에서 첫 시도에서 궤도 진입에 성공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며 “목표는 발사대에서 폭발하지 않고 약 30초간 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자어 에어로스페이스는 상업용 우주 비행 시장 성장과 유럽의 우주 발사 역량 개발에 중요한 걸음을 내딛었다고 평가했다. 유럽은 상업용 우주 비행에서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나, 이번 실패로 유럽이 미국의 스페이스X 등과 경쟁하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츨러 CEO는 “우리는 협력 국가에 의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유럽 시장에 서비스할 수 있는 발사장을 본토에 두고 싶다”고 말했다.
이자어는 창립 이후 4억유로 이상 자금을 확보했으며, 연간 40기의 스펙트럼 로켓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뮌헨 인근에 건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