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렇게 헌재 결정이 이유도 알 수 없이 미뤄지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독재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내왔던 천주교 사제들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3천 명이 넘는 사제와 수도자들은 사회 혼란이 임계점을 넘었다며 헌재에 빠르고 올바른 선고를 촉구하고, 말로만 '헌법 존중'을 주장하는 한덕수 총리의 이중성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문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천주교 교구장 6명을 포함해 사제와 수도자 3283명이 발표한 시국 선언문입니다.
사제들은 억장이 무너지고 천불이 난다면서 헌법재판소 8명 재판관들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군경을 동원해 국회와 선관위를 봉쇄장악하고 정치인과 법관들을 체포하려했던 위법·위헌을 단죄하는 것이, 명백한 사실도 부인하고 모든 책임을 아랫사람에게 돌리는 자의 헌법 수호의지를 가늠하는 것이, 그를 어떻게 해야 국익에 부합하는지 식별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한덕수 총리를 겨냥했습니다.
사제와 수도자들은 한 총리의 행태를 공직의 타락이라고 표현했습니다.
87일 만에 업무에 복귀하면서 헌법과 법률을 강조한 한덕수 총리.
[한덕수/국무총리 (지난 24일)]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최선을 다해나가겠습니다."
정작 본인은 헌재의 위헌 결정에도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지난 24일)]
"<마은혁 재판관 임명 여부에 대해선..> 이제 곧.. 이제 곧 또 뵙겠습니다."
사제들은 이런 한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존중하라는 훈계를 국민들에게 하고 있다면서 이중적 행태라고 비판했습니다.
3238명의 사제와 수도자들은 헌법재판소를 향해 이제라도 당장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달라면서 이건 바로 헌법재판소의 주인인 국민의 명령이라고 했습니다.
앞서 유흥식 추기경 또한, 헌재에 지체할 이유가 없다며 신속한 선고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유흥식 추기경/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지난 21일)]
"정의와 양심의 소리를 듣는다면 더 이상 지체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 곳곳에서 목소리를 내왔던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내일 헌재 인근에서 '시국미사'를 열고 헌재의 신속하고 정의로운 결정을 촉구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영상취재 : 서현권 / 영상편집 : 이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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